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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칼 댄 것은 의사로서 잘못, 하지만..."

"목에 칼 댄 것은 의사로서 잘못, 하지만..."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3.12.2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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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회장 시사프로에서 '자해시도' 이유 밝혀
"의료의 절박한 상황 표현할 다른 방법 찾지 못해"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은 19일 저녁 채널A '박종진의 뉴스쇼 쾌도난마'에 출연해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 이유를 밝혔다.

노 회장은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근본적인 문제는 원가 이하의 건강보험 수가"라며 국민의 의료비 부담이 큰 이유는 낮은 수가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의료비 부담으로 인해 가정이 무너지는 비율인 '재난적 의료비 발생률'이 OECD 34개국 중 1위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낮은 수가로 인해 겉으로는 의료비가 저렴한 것 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각종 비급여 때문에 부담이 매우 커진다는 것이다.

노 회장은 "정부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가 좋다고 자랑하지만, 절대 자랑할만한 제도가 아니다.국민도 피해자이고, (비급여를 환자에게 부담시키는) 의사도 자신의 양심과 싸워야 하는 피해자"라며 "이제는 적게 걷어서 적게 보장하는 건보제도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가를 현실화 하더라도 국민의 부담은 늘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진=방송화면 촬영

노 회장에 따르면 총의료비 120만원을 가정할 때 현행 건강보험수가의 원가보전율 75%를 적용할 경우, 환자가 부담하는 총 의료비는 63만원이다. 이는 환자 본인부담금 18만원 외에도 의료기관이 원가를 100% 보전하기 위해 25만원, 이익을 발생시켜 의료기관을 유지하기 위해 20만원, 총 45만원을 각종 비급여 등으로 환자에게 부담지우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가의 원가보전율이 100%가 되면 환자 부담은 40만원으로 낮아지고, 나아가 120% 보전이 되면 환자 부담은 24만원으로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영리병원에 대해서도 "정부는 병원 경영이 어려워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있으니 영리법인 자회사를 만들어서 모병원의 경영상태를 좋게 해야한다는 취지"라며 "그러나 자회사의 이익을 모병원으로 환원시키면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할 가치가 없어지게 되므로, 결국 내부자거래를 통해 병원의 이익이 거꾸로 자회사, 즉 투자자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 선생님이 급여가 부족해 학습지·교복을 팔아야 한다면 학생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듯, 의사도 (정상직인 진료로 수익을 보전하지 못하면) 진료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항목으로 수익 창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구조를 바꾸지 않고 영리병원을 강행하는 것은 투자활성화가 아니라 편법활성화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회장은 "의사는 양심과 싸우며 돈벌이에 내몰리고 싶지 않다. 의사는 진료에 매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15일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연설 도중 스스로 목에 상처를 낸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노 회장은 "의사로서 해선 안되는 행위였다. 공개석상에서 부적절했다"며 "하지만 의료의 절박한 상황을 표현하기 위한 다른 적절한 방법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노 회장은 "정치권에 알릴 목적도 있었지만 의사들에게도 전달할 메시지가 있었다"며 "현재 우리나라 의료제도가 매우 큰 위기에 처해 있는데, 그동안 의사들이 구조적·근본적인 해결보다는 편법으로 덮어왔다. 의료일선에서 의사들이 양심과 싸우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덮고 갈 것인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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