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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시험 위탁기관 변경은 복지부 전횡"

"전문의시험 위탁기관 변경은 복지부 전횡"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3.12.2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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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모 개원의협 이사 "문제 유출된게 의협 탓?"
"의료계 분열시키려는 획책...말려들지 말아야""

 ⓒ의협신문 김선경

전문의 자격시험 관리주체를 대한의사협회에서 대한의학회로 이관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의료계 내부에 분열을 일으켜 정부 마음대로 정책을 몰아가려는 음모라는 지적이다.

유승모 대한개원의협의회 정책이사는 19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주최로 의협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의협에서 의학회로 이관하려는 표면적 이유가 시험문제 유출사건 때문인데, 문제 유출은 해당 교수의 자질문제인데 왜 의협의 관리소홀 책임을 묻나?"라고 묻고 "이유는 다른 곳에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는 "제37대 의협 집행부 들어서 의료계와 정부는 소통 부재를 겪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의료계를 분열시켜 자기들 마음대로 정책을 몰고가려는 수순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료계 단합이 어려워지면 이익을 보는 곳은 결국 정부라는 것이다.

유 이사는 또 "복지부는 의학회가 의협의 산하기관으로 명시된 정관을 올 7월에 승인해놓고, 불과 석달뒤에 전문의 시험 관리주체를 의협 산하기관으로 변경하는 조치를 내놓은 것은 보건복지부의 전횡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평수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도 "정부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된다. 의협은 법정 조직이고 의협의 정관은 정부가 승인한 것인데, 의협정관 안에는 의학회가 협회의 산하 기구로 들어와 있다"며 "법정기관인 의협에 위임한 사항을 의협 내부기관으로 이관하라는 것은 남의 가정사에 참여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모 대한개원의협의회 정책이사 ⓒ의협신문 김선경

이 연구위원은 "관리기관을 옮긴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얻어지는 것도 전혀 없다"며 "감독청으로서 필요이상의 간섭이다. 정부 스스로 품위를 굉장히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재욱 의료정책연구소장 역시 "사전에 아무런 협의없이 이런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의협과 의학회간 의료계 내분과 분열을 조장하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학회측은 시험관리 위탁기관을 의학회로 이관하는 것이 일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승호 대한의학회 고시이사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의사 단일 직종 시험을 관장하는 기관에서 현재 23개 직종, 32개 면허와 자격시험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성장한 사례를 들며, "전문의시험은 현재 전환점에 와 있다. 누가 관리를 하느냐를 떠나서 어떻게, 무엇을 해야할지를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또 "전문의 시험은 초창기 10개 과목에서 현재 26개 과목으로 확대됐으나 의협의 관리 실무 역량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관리주체가 누가 되느냐 보다는 수험생과 사회의 기대치가 어떻게 변했고, 얼만큼 준비됐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문가단체로서 제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의 시험을 넘어서 전공의 수련, 세부분과 전문의, 평생학습으로 이어지는 졸업후교육과 평가 전반을 들여다 봐야한다"며 "공동의 목표 위해 의협과 의학회가 상호 협력하고 역할을 분담해 온 역사를 이해하고, 체계적·통합적 접근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불순한 의도에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토론회에 방청객으로 참여한 이윤성 서울의대 교수(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장)는 "특별한 근거와 이유도 없이 왜 이관을 했겠나? 분열을 획책하려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강하다"며 "심지어 의학회가 복지부와 짜고 의협을 물먹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정부의 의도대로 의협과 의학회가 분열되는 것"이라며 "어차피 그동안 의학회에서 하던 일인데, 이번 일로 인해 의협과 의학회가 갈등관계에 빠지면 정말 정부 의도대로 되는 것이다. 충분히 논의하되 획책에 말려들지는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은 이 사안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발언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토론자로 나선 장성인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위탁기관이 어디로 이관되든 전공의 입장에선 큰 관심이 없다"며 "다만 시험문제 유출은 시험 관리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의학회의 책임일텐데, 오히려 잘못한 기관을 위탁기관으로 변경한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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