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9 06:00 (월)
"혈관질환 잘 치료하려면 과간 장벽 허물어야"

"혈관질환 잘 치료하려면 과간 장벽 허물어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12.12 16:17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톨릭의대 혈관중재혈관외과 '제5차 가톨릭 VESSEL 업데이트'
중재시술·수술 함께 하는 '다학제 시스템' 제안…하이브리드 수술 최적

▲ '가톨릭 VESSEL 업데이트'를 준비한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혈관중재혈관외과 윤상섭 교수(왼쪽)와 김장용 교수가 하이브리드수술의 필요성과 혈관건강 검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당뇨나 고혈압을 비롯한 만성질환이 늘어나면서 혈관질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혈관은 심장·뇌·사지 등 온 몸에 퍼져 있는데 막히거나 터져 문제를 일으킨다. 부위가 머리든 하지든 결국 '혈관'이라는 주제로 귀결된다.

문제는 혈관이라는 하나의 관심사를 놓고 진료과가 혈관외과·영상의학과·흉부외과·심장내과 등 여러 분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 과의 특성에 따라 접근방법이 조금씩 다르거나 중첩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가톨릭의대는 5년 전부터 '혈관'을 다루는 다양한 진료과 의사들이 모여 '가톨릭 VESSEL 업데이트'를 열고 있다. 올해 5회째 행사는 지난 7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강당에서 열렸다.

"혈관이라는 공동 관심사를 놓고 진료과에 구애받지 않고 한데 모여 전문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해 보자는 취지였습니다."

윤상섭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혈관·중재혈관외과)는 "제각각 접근하면 지식이 중복되거나 때로는 과간 장벽에 막혀 소외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가톨릭 VESSEL 업데이트'는 여러 과 의료진들이 한데 모여 공통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전문지식을 공유하는 만남의 장"이라고 설명했다.

"요즘에는 풍선카테터를 혈관에 넣어 넓힌 후 스텐트를 삽입하는 중재술과 혈관을 직접 절개해 치료하는 관혈적 수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하이브리드(Hybrid) 치료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막힌 혈관은 수술로 치료하고, 동시에 좁아진 혈관은 중재시술로 접근해 환자가 두 번 수술대에 누워야 하는 불편과 위험을 줄여보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환자에게 좋은 하이브리드 수술은 병원경영자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일반적인 수술실의 두 배 크기를 확보해야 하고, 수술실 전체를 방사선이 새 나가지 않도록 수십억원의 막대한 비용을 들여 차폐시설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

"따로 따로 수술하면 각각 비용을 받을 수 있지만 동시에 수술하게 되면 주상병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 수술은 50%만 비용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경영에서는 마이너스지만…."

윤 교수는 "이러한 부담 때문에 강남세브란스병원·세종병원·세브란스병원 등 몇몇 병원에서만 하이브리스 수술실을 갖추고 있다"며 "환자 중심의 의료가 세계적인 추세인만큼 앞으로 하이브리스 수술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상설 외과학교실 주임교수와 송경섭(영상의학과)·송현(흉부외과) 교수 등과 함께 '가톨릭 VESSEL 업데이트'를 준비한 김장용 교수(혈관·중재혈관외과)는 "2008년 33만 3409명이던 관상동맥질환자는 2012년 41만 4005명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7만 5482명이던 관상동맥 외 질환자는 11만 7467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며 "경동맥질환은 진단방법과 치료법이 발전하면서 매년 30%가량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혈관내 치료건수는 관상동맥질환의 경우 2012년 6만 458명, 관상동맥외 질환은 2만 5471명에 불과할 정도로 발병환자에 비해 치료를 받는 환자가 적은 실정이다.

김 교수는 "혈관 이상으로 다리가 아픈 파행성 동통환자의 약 50%가 10년 내에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사망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며 "다리폐색증 환자의 30%는 뇌와 심장 혈관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만큼 50대 이상의 연령층은 말초혈관 질환을 조기에 정확하게 발견하기 위해서는 상지와 하지의 혈압을 비교하는 발목상완지수(Ankle brahcial index, ABI) 검사나 경동맥 초음파를 통해 혈관의 건강상태를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발목상완지수 검사를 통해 하지의 수축기혈압이 상지에 비해 1.0∼1.2 이하인 경우 혈관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라는 것.

최근 학계에는 ABI 검사와 함께 초음파와 체적혈류유량계 검사를 통해 혈류 파동을 정량적으로 관찰하고, 말초혈관의 끝부분인 발가락의 혈류변화를 직접 측정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혈관질환은 고령사회가 될수록, 만성질환자가 늘어날수록 더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혈관검진을 통해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