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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지 복제약 가격이 던져주는 의미는?

엑스포지 복제약 가격이 던져주는 의미는?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3.11.2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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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대비 92%...'리베이트와 약가는 무관' 반증
식약처 "복제약 정보 공개 못해"...'최선의 약' 말장난

의약품 리베이트 수수사건에서 의사들이 잇달아 유죄선고를 받고 있다. 재판부의 판결에는 △리베이트 비용으로 약값이 상승해 국민의 부담으로 되돌아 오고 △리베이트로 인해 의사들이 최선의 의약품을 선택할 수 없게 돼 국민 보건상의 위해를 끼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리베이트와 약값 상승, 의약품 선택의 제약이라는 두 가지 주장 모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의사총연합과 대한의원협회가 공동으로 구성한 '리베이트 쌍벌제 헌법소원TF'는 우선 리베이트가 약값 상승의 주범이라는 인식에 대해, 최근 복제약으로 풀린 노바티스사의 항고혈압제'엑스포지정'의 복제약가를 예로 들어 반박했다.

엑스포지정 5/80mg 대비 복제약가를 비교한 결과 170여개에 달하는 복제약들의 평균 가격은 899.4원으로 오리지널의 92.0%에 달한다는 것.

새로 바뀐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고시'에 따르면 오리지널약의 특허만료 시점부터 1년간은 오리지널약가의 70%로 책정해야 함에도, 식약처는 복합제의 복제약은 새로운 약가제도의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처럼 높은 가격을 책정해 준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 의약품의 높은 가격은 리베이트 때문이 아닌 '제약산업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리베이트로 인해 최선의 의약품을 선택할 수 없게 된다는 논리 역시 타당하지 않아는 지적이다.

전의총과 의원협회는 엑스포지 복제약의 품질정보를 공개해달라는 민원을 식약처에 제기했다. 약을 처방하는 의사로서는 수 많은 복제약 중 어느 약의 품질이 우수한지 전혀 알 수 없어 상세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식약처는 해당 정보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과 약사법에 따라 비공개 대상'이라며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복제약의 품질·안전성·유효성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리베이트로 인해 의사들이 최선의 의약품을 선택하지 않아 국민건강에 위해를 끼친다'는 재판부의 판단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의총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복제약가 정책과는 달리, 엑스포지 복제약가를 오리지널 약 대비 92%로 책정했다는 것은 약가 결정에 의사의 리베이트가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복제약 각각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높게 책정된 복제약가가 바로 리베이트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구조적 원인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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