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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강국 도약 '협력'과 '개방'에 달렸다

제약강국 도약 '협력'과 '개방'에 달렸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09.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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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일 약물정보학회 서울대회 제약·기관·학회 전문가 600명 참여
신상구 위원장 "산·학·연 손잡고 정부 지원하면 임상시험·제약 강국 도약"

▲ 9~10일 쉐라톤워커힐에서 열린 약물정보학회(DIA) 서울대회에서 그렉 코스키 하버드 의대 교수가 글로벌 임상시험에 관해 질문하고 있다.
성공적인 신약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나홀로'가 아닌 '공동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9∼10일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약물정보학회 서울대회'(Drug Information Association KOREA, DIA KOREA)에 참석한 전세계 학계·연구·산업 분야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임상시험과 신약개발의 전제조건으로 '공동협력(Collaboration)'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가임상시험사업단·약물정보학회·국제제약의사연맹·한국제약의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DIA KOREA에는 한국·미국·중국·싱가포르 등 8개 국가에서 600여명의 학·연·산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신약개발 혁신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14개 세션에 50여개 강연이 진행돼 신약 후보물질 발굴단계부터 임상시험과 제품 개발은 물론 시판 후 후기임상시험에 이르기까지 신약개발 전과정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중국)·한미약품(한국)·다케다제약(일본) 관계자들은 '개방형 혁신' 통한 신약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서울대회에서는 연간 10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제약산업의 약 10%를 차지하는 '임상시험' 분야에 관심이 집중됐다.

한국은 2000년 단 3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던 변방 국가에서 2012년 670건(다국가 임상시험 303건 포함)의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세계 12위권으로 비약적인 발돋움을 했다. 한국이 임상시험 신흥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의 지속적인 R&D 지원정책과 더불어 2007년 출범한 국가임상시험사업단(KoNECT)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KoNECT은 출범 이후 6년 동안 15개 지역임상시험센터가 선진국 수준의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시설·장비·인력을 투자하고, 교육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지난해 15곳 지역센터에서 수주한 임상시험 규모는 2800억원에 달한다.

신상구 조직위원장(국가임상시험사업단)은 "한국은 2000년과 2010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대회를 열었다"며 "임상시험 분야에서 한국이 급성장 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이일섭 GSK 부사장이 아시아인 최초로 국제제약의사연맹 회장에 당선되면서 국제적 위상이 올라간데 따른 후광 효과"라고 설명했다.

국제제약의사연맹(IFAPP)은 전세계 제약업계에 종사하는 의사들의 모임으로 현재 30개 국가에서 65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지부 격인 한국제약의학회(회장 김명훈·한국BMS제약 상무)에는 150여명의 의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회 부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일섭 IFAPP 회장은 "DIA는 신약개발과 관련해 최신 동향을 교류하는 세계 최대의 학술모임으로 3만 5000여명의 정부·학계·산업계 관계자들이 참가하고 있다"며 "매년 6월 미국에서 열리는 연례회의를 비롯해 유럽·일본·중국·인도 등이 DIA 지역대회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임상시험과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 한·연·산 간의 협력과 정부 지원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각 기관간 정보 공유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데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아시아 각국에서 참여한 전문가들은 공동협력과 네트워크를 강화해 각 국가별 대회를 'DIA ASIA'로 확대·발전시켜야 한다는데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일섭  IFAPP 회장은 "보다 많은 의사 회원들이 제약산업과 임상시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길 바란다"며 "한국이 보다 전문적인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고, 육성해 나간다면 세계 제약시장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약산업과 임상시험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 정책을 펴야 한다는 조언도 쏟아졌다.

신 위원장은 "임상시험에 관한한 우리나라보다 후발 주자인 일본은 2009년부터 중요성을 깨닫고 우리나라보다 10배 이상의 국가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중국도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물량을 쏟아붓고 있다"며 "정부의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한국은 지난 7월 '새정부 미래창조 실현을 위한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17년까지 세계 10대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접 육성·지원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제약산업의 글로벌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통해 ▲신약개발 R&D 투자 강화(정부 R&D 지원 2배 확대) ▲투·융자 자본조달 활성화(5년간 5조원 재원 투입) ▲핵심 전문인력 유치·양성(일자리 5만 8000개 및 전문인력 1만명 양성) ▲전략적 해외 진출 확대(해외수출 11조원 달성) ▲선진 수준의 인프라 구축(임상시험 국가순위 5위권 진입) 등 5대 목표를 제시했다.

보건복지부는 한국의 제약산업과 임상시험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에 공감하고 임상시험산업재단 설립과 임상시험 수탁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 신상구 DIA KOREA 조직위원장(국가임상시험사업단장)은 "임상시험 분야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고 투자한 결과, 임상시험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며 "지속적인 지원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R&D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약회사·CRO(임상시험 수탁기관)·학회가 서로 협력해 정보를 공유하고, 연계해야만 더 많은 다국가 임상시험을 유치할 수 있고, 규모를 키울 수 있다"며 "나홀로 보다는 여럿이 함께해야 만 뒤쳐지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신 위원장은 "잘 갖춰진 임상시험 파이프 라인을 기반으로 의학자들이 아이디어를 내면, 제약업계가 상품화를 추진하고, 정부가  허가를 비롯한 법적인 뒷받침을 하는 삼박자를 갖추면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며 "국가임상시험사업단이 종료되는 2014년 3월 이후에도 어떤 조직이 됐든 KoNECT과 같이 임상시험의 구심점 역할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틀 동안 계속된 서울대회에는 지난해 글로벌선도센터로 지정을 받은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임상시험센터를 비롯해 동아대병원·부산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아주대병원·전북대병원 임상시험센터와 크리스탈지노믹스·퀸타일즈트랜스내셔널코리아·C&R리서치 등 국내외 25개 임상시험 수탁기관들이 부스가 열어 치열한 홍보전을 펼쳤다.

▲ 그렉 코스키 하버드 의대 교수
신약개발의 다양한 관계 분야에서 리더들이 초청되어 수준 높은 강연을 해주었으며, 잘 준비되고 더할 나위 없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컨퍼런스였다.

정부·제약업계·학계 관계자들이 어떻게 하면 협력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는 것이 아주 고무적이었다.

그간 활발한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유럽·라틴 아메리카·북아메리카 지역에서 국가임상시험사업단이 많이 알려져 있고, 이러한 독특한 모델에 대해 관심이 높고 부러워하고 있다.

한국의 국가임상시험사업단은 임상시험 발전을 위한 정부의 매우 성공적인 투자 사례로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적용 가능한 모델로 임상시험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제약 R&D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 하고 있다. 특히, 국가임상시험사업단을 통해 선정된 임상시험센터들이 한국을 세계 리더로 발돋움 하는데 기여하리라 믿는다.

어느 나라든 표준화와 질보증, 규제개혁과 안전성을 위해서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수인데, 한국은 이미 정부·산업계·학계의 협력에 기반한 시스템이 성공의 열쇠임을 증명해 왔다. 세계 제약산업에 이바지하리라고 전망한다.


 
유지 사토 게이오 의대 교수

"관·산·학 협력 모델 일본도 관심"

▲ 유지 사토 게이오 의대 교수
지금까지 관련분야에서 참가하였던 학회 중에 최고로 잘 조직되고 유익한 컨퍼런스였다. 특히, 프로그램이 관련 토픽을 다양하게 다루고, 일반 참가자들이 매우 열정적이었던 점이 인상 깊었다.

국가임상시험사업단의 조직처럼 이번 행사도 관·산·학이 협력을 통해 관련 분야 관계자들이 두루 참석해 균형 있는 진행이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지역에서도 한국의 이러한 독특한 모델에 대해 관심이 높다. 이번 컨퍼런스도 국가임상시험사업단이 국제교류의 중요한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석학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는 역량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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