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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텔' 시대 국제진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메디텔' 시대 국제진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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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6.1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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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원장(현대중앙의원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 이사)

▲ 이현석 원장(현대중앙의원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 이사)

정부는 의료관광객을 위해 진료 목적의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호텔업인 메디텔에 대한 입법예고를 했다. 이는 외국관광객 1200만명 입국 시대를 맞이해, 고부가ㆍ고품격의 융복합형 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취지라고 한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양질의 의료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좋은 진료를 받기 원하는 외국인들을 유치하는 것은 국가 경제와 의료계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현재 과잉 공급된 의사와 의료기관의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환영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 관광이라는 단어부터 거슬리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한류가 세계를 휩쓸면서 한국에 가서 관광도 하고 성형수술이나 건강진단도 하는 상품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를 의료관광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 같다.

물론 이는 좋은 발상이었고 몇몇 병원은 성공 사례가 되기도 했지만, 이런 과정에서 암이나 심장병과 같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질환을 가진 외국인의 진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한 느낌이 있다. 단지 한류에 의존해 미용과 성형 위주로 간다면 의료관광 시장의 규모도 한계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해당국가에서 치료하기 힘든 질환을 위주로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중환자들과 가족들은 관광을 할 심적 여유를 갖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 '의료관광'보다는 '국제진료'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인도의 부자들이 싱가포르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것처럼 중국이나 동남아 그리고 러시아의 상류층들이 양질의 진료를 위해서 그리고 미국이나 일본의 중산층들이 그들 나라보다 결코 못하지 않은 진료를 저렴한 가격에 받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의료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특정 지역의 영리법인 허용문제, 그리고 메디텔에 대한 내국인 숙박 허용 여부, 부득이 하게 치료가 장기화 되거나 환자가 사망했을 경우 비자관리, 외국인의 경우 질환에 대한 충분한 상담과 이를 위한 통역 및 별도의 진료시설이 필요하므로 국내 환자보다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적절한 의료수가의 결정 그리고 혹시 발생할 수도 있는 의료분쟁시 이를 국내 법정에서 관할할 것인가 아니면 외국인이 국적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할 것인 가 등등 문제가 복합적으로 결합돼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검토할 수 있는 범정부 내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필요가 제기되는 것이다.

또한 메디텔이 지나친 경쟁으로 객실이 빌 경우 감기나 배탈 같은 간단한 처방을 빌미로 건강한 외국인들의 숙소로 편법 이용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지방에서 진료를 받으려 올라온 가족들이 이용을 못하는데 대한 내국인의 역차별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국내 환자와 가족에 대한 시설의 개방은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의료의 고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만일 이런 장기 플랜이 없이 우선 메디텔만 먼저 설립된다면 제한된 환자를 놓고 병원끼리 과도한 경쟁이 벌어지거나 시민단체들이 지적했듯이 대부분 입원이 필요 없는 외래환자를 위한 숙박 시설이 될 가능성과 상업적 성격이 강한 미용성형이나 고가의 건강검진으로 병원의 기능이 대치돼 의료상업화가 가속화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병원의 적자를 메디텔을 통해서 보전하려는 곳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일단 한 번 제도가 정착되면 그 부작용을 고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메디텔에 대한 단발적인 허용이 아닌 장기적이고 복합적인 플랜을 세워서 단계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 결과 외국의 지도층들이 자국에서 고치지 못하는 질환을 우리나라에서 치료를 한다면 이는 단지 외화획득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국격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 당국이 보다 신중하고 장기적인 큰 플랜을 세워서 단계적으로 접근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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