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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에서 현대의학 가르치는 교수님들께…"

"한의대에서 현대의학 가르치는 교수님들께…"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3.03.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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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총, 의대 학장들에 '한의대 출강 금지' 요청..."의사 흉내내기에 악용"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은 일선 의과대학 교수들이 한의대에 나가 현대의학을 강의하는 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전의총은 25일 전국 의과대학 학장 앞으로 보낸 서신문에서 "상당수의 한의사들이 자신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의 근거로 한의대에서 배우는 기초과학 임상과목을 들고 있다"며 "실제로 현재 한의대 커리큘럼 중 한방 과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기초 현대의학으로 채워져 있다"고 밝혔다<서신문 전문 기사 하단>.

한의대에서 가르치는 현대의학의 수준은 의과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학습목표의 20~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서 한의사들이 자신들의 학문의 정체성을 부정한 의사 흉내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의대 교수들의 한의대 출강이 한의사들에게는 비과학적인 치료의 근거로 활용되고, 특히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의총은 "한의사들의 의사 흉내내기로 인해 교수님들이 직접 가르치고 있는 제자들의 미래가 더욱 암울해진다"며 "한의대 출강하는 교수님들이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한의학의 비과학적 의료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 "의대 학장님들은 의대 교수들의 한의대 출강을 금지시켜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독립 한의약법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독립 한의약법안 발의와 관련하여
전국의사총연합이 의과대학 학장님께 드리는 글

존경하옵는 학장님께, 의료계의 최고 지성으로서 진리탐구와 후학양성에 여념이 없을 학장님께 전국의사총연합 공동대표 인사드립니다.유난히도 길었던 지난 겨울의 기억도, 때가 되면 꽃이 피고지는 자연의 섭리처럼 곧 스러지겠지만,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듯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처럼 의료계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는 각종 규제와 악법들 속에 겨울을 벗어나 봄을 맞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학장님께 편지를 올리는 이유는 2013년 3월 20일 김정록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독립 한의약법에 대한 전국의사총연합의 입장을 밝히고, 의대 교수님들의 한의대 출강을 금지시켜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리기 위함입니다.

현행 한국의 의료제도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현대의학과 중국에서 기원하여 음양오행의 철학적 사유를 기반으로 하는 전통의학인 한의학으로 구성된 이원적 체계입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전통의학을 폐기하는 상황인데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중 의료인의 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제정된 국민의료법으로 인해 여전히 한의사가 의료인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응용과학인 현대의학은 병인론, 병리적 현상, 진단법 및 치료 과정에서의 모든 관찰이 기초 과학적 사실과 법칙에 의해 설명되는 환원주의적 관점이 특징이며, 이러한 과학적 근거에서 현대과학과 의학과의 상호작용의 산물인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반해 한의학의 뿌리인 음양오행설은 하등의 기초과학적 개연성이 없으며, 오랜 기간에 걸친 경험적 산물이라는 이유와 지켜야 할 소중한 전통문화라는 감성적 접근만으로 과학적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의료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CT, MRI, 초음파 등의 현대의료기기의 사용은 의료행위의 근간이 현대의학적 원리를 따르는지 여부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며, 이미 헌법재판소는 수차례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을 무면허의료행위로 판결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 사용 의지를 굽히지 않는 것은 그들 스스로 한의학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일이며 한의학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정부의 '제1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에 따라 지난 5년간 무려 4천억원을 지원했으며, 향후 5년간 '제2차 종합계획'에 따라 1조원 이상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2007년에 발간된 '세계 보완 대체의학 시장 현황 및 향후 전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체의학 시장 규모는 무려 5조 4천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과학적인 검증을 거친 것이 거의 없는 전통의학과 대체의학에 어마어마한 의료비가 지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비과학적 의료행위를 철폐하고 의료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담당해야할 정부는 본분을 잊은 채 일방적인 한의학 우호정책을 펼쳐온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비호 아래 한약에 의한 간독성 문제, 중금속 한약재, 초음파 등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의한 의료비 낭비, 말기 암환자들에 대한 사이비 치료, 한약재에 스테로이드나 간질약을 섞는 행위, 일부에서 예방접종의 불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한방의료로 인한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아울러 양방, 양의, 양약 등의 언어로 의사와 현대의학을 폄하하고 의료정보와 질서를 파괴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김정록 의원의 독립 한의약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상당수의 한의사들은 현대의료기기의 사용의 근거로 한의대에서 의대에서 배우는 기초과학과 임상과목을 배웠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거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현재 한특위)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한의대에서 교육 중인 커리큘럼에서 고유 한방과목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기초적인 현대의학으로 채워지고 있고, 더구나 이같은 현대의학조차 현재 의과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학습목표의 20~30% 수준에 불과한 아주 기초적인 단계'로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자신들의 학문의 정체성을 부정한 의사 흉내내기에 다름없고, 소중한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의 특성상 대부분의 의사들이 6년간의 의대 교육과정 후 수년간의 고된 수련을 통해 의학적 지식과 기술이 습득되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이들의 주장이 터무니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심각한 문제는 의과대학 교수님들의 소신에 따른 한의대 출강이 한의사들의 학문적 인과관계가 없는 치료의 근거로 활용될 뿐더러 현대의료기기 사용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한 사이비 의료행위의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결국 한의사들의 의사 흉내내기로 인해 교수님들이 직접 가르치고 있는 제자들의 미래가 더욱 암울해진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현대과학과 지식의 산물은 누구에게나 돌아가야 한다.'는 명제는 그 혜택을 받아야 할 국민들에게 해당되는 것이지, 의료인의 면허와 자격이 결정되는 의과대학의 교육 특성상 이 명제가 학문의 근원이 완전히 다른 한의대에서 의학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명분이 될 수 없습니다.의사는 환자를 직접적으로 돌보고 치료할 책임 외에 간접적으로 잠재적 환자가 효과적이고 안전하며 경제적인 의료를 선택하도록 지도하고 계몽할 책임이 있습니다.

의료계 최고의 지성이며 후학을 양성하는 교수님들 중 한의대에 출강하는 교수님들이 의도와는 달리 한의학의 비과학적 의료가 도태되지 않고 유지되는 역할을 하시게 된 현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전국의사총연합은 학장님께 의대 교수님들의 한의대 출강을 금지시켜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전국의사총연합은 김정록 의원의 독립 한의약법을 막기 위하여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긴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항상 옥체만강 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안녕히 계십시오.

2013년 3월 25일

올바른 의료제도의 항구적 정착을 염원하는

전국의사총연합공동대표 김성원, 강대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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