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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공백 깬 건대병원 새 수장 "나는 학자 스타일"

2년 공백 깬 건대병원 새 수장 "나는 학자 스타일"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2.12.0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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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설희 병원장, 6일 취임 기념 간담회서 연구중심병원 포부
"백마디 말보다 한가지 실천 중요…점진적 개선 유도하겠다"

▲ 한설희 신임 건국대병원장이 병원 비전에 대한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의협신문 이은빈
건국대학교병원이 오랜 공백을 깨고 새 수장을 맞았다. 치매치료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한설희 신경과 교수가 그 주인공. 

한 신임 병원장은 6일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대학병원의 첫째 목표가 교육과 연구인데, 그 동안 병원은 주로 진료에만 매진해온 경향이 있다. 이제 연구도 진료만큼 해야할 때"라며 '학자 스타일' 병원장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그 동안 주로 학회에서 활동해오다 병원장을 맡게 돼서 생활에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일정은 어떻게 조율했나.

솔직히 고민이 많았다. 2년 전에도 제안을 받았는데, 당시 의전원 학장을 하면서 연구활동에 집중하고 싶어서 고사한 바 있다. 2010년 백남선 전 병원장의 사퇴 이후 비어 있던 원장직 업무는 그간 양정현 의료원장이 겸직으로 수행해왔는데, 개인적으로 선후배 관계로서 미안함을 느꼈다.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병원장직을 수락했다. 진료는 일주일에 4번씩 하다가 3번으로 줄였다. 1~2번만 보는 게 병원장 업무를 하는 데는 적합하지만, 잠을 줄여서라도 환자는 불편함이 없게 해야겠다는 욕심에서다. 내가 진료를 줄이면 그만큼 환자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니까.

건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진입한 첫 해라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지적이 있다.

아무래도 초기에는 그런 측면이 있었다. 1차 진료를 받고 반드시 소견서를 병원으로 가져와야 하는데, 그런 게 잘 이뤄지지 않다보니 초진료가 감소했다. 그것도 일시적인 현상이고, 요즘에는 원래대로 회복했다. 최근 백화점 명품 매장도 축소될 정도로 경기가 좋지 않다. 사람들이 웬만큼 아프지 않고는 병원을 찾지 않는다. 다행히 우리 병원의 경우 양정현 의료원장이 전국 각지에 있는 병원과 활발히 협약을 맺어 환자를 보내주고 있다. 큰 타격은 없는 편이다.

병원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병원 틈바구니에서 건대병원만의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는데, 아무래도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환자 질병치료도 열심히 하겠지만 보호자들에게도 1차 예방책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를 할 예정이다. 건강할 때 건강을 체크하는 것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 늙지 않고 살 수는 없지만, 건강하게 늙는 방법을 모든 이에게 전파하는 게 나의 꿈이자, 병원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시설이 잘 갖춰진 우리 병원 헬스케어센터를 적극 활용하고, 노인 관련 질환을 특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친절'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내가 느낀 바로는 병원이 2%만 부족해도 평판이 나빠지는 건 순식간이다. 특히 후발주자로서, 기존 병원들이 베푸는 친절에 조금 더해서 2% 여유 있는 친절 모드를 추구할 것이다. 현장에서 최일선에 있는 의료진과 직원, 보조간호사까지 친절교육을 의무화하겠다. 

병원 공간이 많이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제2병원 증축 진행상황은 어디까지 왔나.

공간이 많이 협소한 것은 사실이다. 최근 몇 년간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주도하는 글로벌 임상연구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우리 병원에서 추출하는 데이터가 그만큼 신빙성을 얻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임상연구센터가 그만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연구소 내 서류창고를 임상연구 코디네이트를 위한 사무실로 개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 증축과 관련해서는 의·생·연 발전기획단을 2년 전부터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마스터 플랜은 이미 나와 있다. 경제적인 여건이 나아져야지만 제2병원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병원장으로서의 포부와 발전을 위한 계획을 들려 달라.

요즘은 진료만 잘해서는 병원이 발전할 수가 없다. 그만큼 연구가 중요하다. 국가에서 추진하는 연구중심병원 사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로 오고 있는데, 한쪽에 지나치게 쏠려 있으면 적절한 배치라고 할 수 없다. 병원에서 진료 이외에 앞으로 먹을 거리가 무엇이 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IT강국에 기반한 의료산업이 그 답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항상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말이 있다. "당신의 내일이 오늘과 같다면, 당신에게 내일은 왜 필요한가"는 것. 발전 없이 내일을 맞는 건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노력하고 있고, 병원에서도 그런 점을 직원들에게 강조하려고 한다. 눈에 띄게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보다는, 한 발자국이라도 앞으로 나갈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다. 백마디 말보다 한가지 실천이 중요하니까, 나부터 행동으로 보여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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