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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수돌기염, 저선량 CT로도 정확한 진단 가능

충수돌기염, 저선량 CT로도 정확한 진단 가능

  • 조명덕 기자 mdcho@doctorsnews.co.kr
  • 승인 2012.04.2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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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석·이경호 서울의대 교수팀, 세계 최초 저선량CT 유용성 입증
방사선 노출 1/4로 줄여 새로운 검사기준 제시...'NEJM' 논문게재

김규석(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이경호(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서울의대 교수팀이 충수돌기염 진단에 방사선량을 1/4로 줄인 저선량 CT를 사용, 그 유용성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연구결과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 최신호에 게재됐다.

▲ 김규석 교수
▲ 이경호 교수
맹장염이라 불리는 '충수돌기염'은 맹장 끝에 붙어있는 충수 돌기에 발생하는 염증으로 국내에서만 해마다 9만 5000여 명이 수술받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통증 양상이 모호해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있고 자칫 수술이 지연되면 충수가 터지는 등 합병증 발생률이 커져 초기에 최대한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최근 대부분 병원에서 CT를 활용해 빠르고 정확하게 충수돌기염 진단을 내리고 불필요한 수술이나 충수가 터지는 천공률을 현저히 낮추고 있다.

그러나 CT 사용으로 충수돌기염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진단은 가능해졌으나 CT 촬영 때 방사선 노출에 따른 발암위험도 증가에 관한 부분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내용은 없으나 발암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기 때문에, 저선량 CT를 통해 방사선 노출을 줄이려는 노력은 전세계 의학계의 초미의 관심사다.

이같은 실정에서 연구팀은 젊은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충수돌기염 진단에 방사선량을 1/4로 줄인 저선량 CT를 사용해 그 유용성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2009년 9월부터 2011년 1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 충수돌기염 진단을 위해 CT 검사가 필요했던 15∼44세의 환자 891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대조 비교 임상시험을 시행했다. 444명은 방사선량을 1/4 줄인 저선량 CT로, 447명은 일반선량 CT로 촬영한 결과 방사선 노출이 적은 저선량 CT로도 충수돌기염의 정확한 진단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충수돌기염 의증으로 수술 후 염증이 없다고 판명된 비율이 저선량 CT군과 일반선량 CT군이 각각 3.5%와 3.2%로, 충수돌기 천공률도 각각 26.5%와 23.3%로 차이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CT 촬영 때 방사선량을 낮추면 영상의 화질도 함께 낮아져 진단에 어려움이 따른다. 특히 복부는 많은 장기가 복잡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고화질의 영상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충수돌기염은 청소년을 비롯한 성인 연령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충수돌기염 진단에 저선량 CT의 유용성을 입증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방사선 노출에 따른 잠재적인 암발병 위험률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규석 교수는 "<NEJM>이 이 논문을 채택한 것은 CT 검사 때 방사선노출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전 세계 의학계의 공통 관심사이기 때문"이라며 "충수돌기염에서 저선량 CT의 유용성을 입증함에 따라 충수돌기염 진단에 저선량 CT를 이용하는 것이 표준 방법으로 자리 잡는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교수는 "이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뿐만 아니라 울산의대·경희의대·인하의대·연세의대 등에서 많은 연구자가 공동으로 참여해 이룬 결실"이라며 "세계 의학계가 기다려 온 연구를 한국 의료진이 해 내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 여러 병원이 함께 참여해 임상 시험을 확대하는 등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NEJM>은 인용지수(IF) 53.5로 <사이언스>(31.4)나 <네이처>(36.1) 보다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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