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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MC 산부인과 '금녀의 벽' 허문 여성 전문의 화제

NMC 산부인과 '금녀의 벽' 허문 여성 전문의 화제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2.04.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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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민 전문의 "소외계층 지원·산부인과 위상 강화" 포부

10년 넘게 이어져 왔던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의 '무녀(無女)'전통(?)이 허물여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3월 국립의료원 산부인과 전문의로 임용된 엄정민 전문의.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에 여성 스텝이 들어오기는, (병원 관계자들의 기억에 의존해 추론해보자면) 적어도 '의약분업' 이후 처음이다.

대형·민간 병원 선호현상이 뚜렷한 구직시장에서 대표적인 공공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 그것도 힘들기로 유명한 산부인과에 지원했던 그녀의 속내는 무엇이었을까?  NMC 산과 전문의로 지낸 지난 45일, 그녀는 자신이 원했던 무엇인가를 발견했을까?

13일 진료 중 잠깐 짬을 낸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엄정민 전문의. ⓒ의협신문 고신정

엄 전문의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그녀의 선택이 얼마나 '생뚱' 맞은 것이었는지 대략 짐작해볼 수 있다.

의대생 시절 의약분업 파동을 몸소 겪었던 그녀는 차분히 학업을 이어가 2006년 건양의대를 졸업한 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전공의, 강북삼성병원에서 전임의 과정을 거쳤다.

아산과 삼성이라는 대표적인 대형병원에서 수련과정을 지냈던 그녀지만, 전임의 과정을 마치고 그녀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터전'을 생뚱맞게도 국립중앙의료원이었다.

"학창시절부터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항상 가져왔어요. 학업과 실습 등에 쫓기다보니 흔한 의료봉사 한번 다녀오지 못했지만, 전임의 과정까지 마친 이후에는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죠. 소외계층과 함께 하겠다는 다짐을 확인하고나니, 국립중앙의료원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어요."

그녀의 선택만큼이나, 병원측에서도 그녀를 임용하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었다. 여성 전문의 기근현상은 둘째치고, 인터뷰에서도 꽤나 강단있고 자신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병원측의 전언이다.

일련의 과정들을 거쳐 지난 3월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에 첫 발은 내딛은 그녀. 이제 갓 45일을 넘긴 새내기지만, 그간 느낀 점이 많다.

"한달 보름 정도 일을 했는데 수술은 7~8건 정도 참여했어요. 전공의·전임의 과정을 밝던 병원들에서는 수술이 하루에 7~8건, 많게는 20건에 달했는데 상대적으로 환자가 많은 편은 아니죠. 하지만 국립의료원에서만 할 수 있는 일들이 확실히 있어요. 새터민이나 외국인, 보호환자들을 만나다보면 큰 보람을 느껴요."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에는 전공의가 없다. 때문에 전문의들이 돌아가며 한 주에 평균 이틀을 꼬박 당직을 선다. 힘들지는 않을까?

"전공의가 없는 산부인과가 비단 여기 뿐인가요. 전공의 부족으로 전문의들이 교대로 당직을 서는 것은 어느 병원이나 마찬가지예요. 대한민국 산부인과 전체가 겪고 있는 문제죠. 제 몸이 힘들다, 그렇지 않다를 떠나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똑소리나는 그녀, 앞으로의 포부를 물어왔다.

"우리병원 산부인과가 그간 침체기를 겪었던 것은 사실이예요. 메이져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병원 내에서의 위상도 이름에 걸맞지 않았죠. 이제 시작이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우리 산부인과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어요."

소외계층 지원문제도 잊지 않았다.

"5월 건강검진센터가 문을 열면 본격적으로 소외계층을 위한 건진사업을 펼치고 싶어요. 부인과 질환의 경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특히 어려운 환경에 있는 분들은 미리 자신의 건강을 살펴볼 여유가 많지 않죠. 다문화센터나 미혼모시설 등과 연계해 정기검진을 유도, 작은 힘이나마 이들의 건강향상을 위한 일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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