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 The World' 'Heal The People'
'Heal The World' 'Heal The People'
  • 이영재 기자 garden@doctorsnews.co.kr
  • 승인 2012.02.24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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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의사 첫 사회복지학 박사학위 받는 송향주 원장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단 세마디로 세상을 치유할 수 있을까. 의사로서 질병을 치료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삶을 구원하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매일 마주하는 환자에게서, 지역사회 이웃에게서 삶의 동력을 얻고 그 힘으로 미지의 땅에 발을 내딛고 거기서 얻은 지혜와 지식을 다시 그들에게 돌리면서 감사를 잊지 않는 삶은 또 어떨까.

27일 열리는 연세대 학위수여식에서 개원의사로는 처음으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는 송향주 원장(서울 성북·세연가정의학과의원)이 살아가며 세상을 치유하기 위한 몸짓은 이렇게 시작된다.

녹록지 않은 개원 생활 가운데 또다른 길을 나선 그는 세상과 소통하고 교감하며 공동체적 가치와 삶의 소중함을 찾아간다. 그가 앞으로 걸어가는 길은 어떤 모습일까. 의학과 사회복지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행복한 삶을 위해 많은 이들에게 내밀고 있는 구원의 손길을 따라가 본다.

▲ ⓒ의협신문 김선경
'개원가 첫 사회복지학 박사'. 열정만으로 버텨내기에는 때론 지난하고 혹은 고통스러웠을 시간속에서 거둔 결실이라 더 눈길이 간다.

"가장 중요한 동력은 환자들이었습니다. 28년간의 의사생활 가운데 부족함을 느끼게 해준 그들에게 파편화된 진료 환경에서 벗어나 포괄적이고 전인적인 서비스로 접근해 보고 싶었습니다.

육체적인 고통을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정서적인 안정까지 보살필 수 있다면 가정과 사회가 안전망으로서 작동하는데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학문과 함께 했던 시간은 그러한 문제들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었습니다."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중년여성의 정신건강 및 신체건강 향상을 위한 TSL프로그램 효과:뇌생명사회과학적 검증'이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TSL프로그램은 'Thank you, Sorry, Love'를 말합니다. 처음에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시행됐습니다. 미국에서 많이 시도됐는데 한국적 상황을 접목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집단 내에서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의 사용을 통해 일어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번 연구의 특징은 사회과학적인 접근과 함께 뇌생명과학적으로도 데이터를 정립했다는 것입니다. 심박변이도·혈액검사 등을 조사에 포함시켰고,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스트레스를 받았을때 변화가 나타나는 바이오마커입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코디졸·아이소프로스테인 등 화학적인 바이오마커들을 측정해서 사회과학적인 조사결과와 비교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의학과 사회과학을 접목시켜 객관적인 신체적인 증상과 정서적인 증상을 점검하면서 중년여성들이 어떻게 좋아졌고, 향후 일반 그룹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습니다."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학교폭력·왕따 등의 문제에도 그의 관심은 이어진다.

"모든 것이 해결되는 혜안을 바로 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할 것은 학교에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합니다. 학업스트레스에 낙오된 아이들은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고 게임 등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폭력적인 성향으로 물들게 됩니다.

현재 서대문지역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들 모두를 대상으로 합니다. 어떤 문제이든지 단면적이지 않고 포괄적입니다.

사실은 부모교육이 먼저 필요한 까닭입니다. 부모문제가 해결되면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습니다. 가족내 관계회복은 많은 문제들을 해결합니다."

학문간 다학제적 접근의 중요성을 현장에서 풀어내고 있는 송 원장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앞으로 이번에 시도된 사회과학적-뇌생명과학적 접근을 암환자에게 적용할 계획입니다. 고령화사회에 들어서게 되고 암발생이 갈수록 늘면서 암환자의 삶의 질이 중요합니다. 직접 개입해서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게 되길 기대합니다.

현재 TSL프로그램은 학문적인 틀이 갖춰졌고 이론적인 배경도 체계화시켰습니다. 웰빙에 초점을 둔 힐링센터도 생각중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조금 다른 분야지만 먹거리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환자에게 좋은 먹거리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힐링의 개념을 담은 요리,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큰 일을 치르다 보면 소홀한 것들도 있지 않았을까. 미안하고 고마운 사람들은 누구일까.

"공부를 시작하고 몇년 동안은 일주일에 한번은 진료를 빠졌습니다. 환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제자신이 공부를 하면서 환자에게 더 큰 것들을 전해줄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서적으로 안정됐고 인생에 대한 가치를 재정립하는 시간이 됐습니다.

공부하는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몸은 힘들었지만 인생을 새롭게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고 배운 지식과 지혜를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저의 무모함을 절대적으로 지지해준 가족에게 감사합니다.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공부하면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지역사회 환자·공동체·이웃 분들 모두 너무 소중합니다. 그들의 에너지가 제 힘의 원천입니다."

학위수여식을 앞두고 가족들은 무슨 말을 했을까. 먹먹해진 가슴으로 촉촉한 눈길을 나눴을 그 공간으로 들어가본다.

"딸 아이에게는 졸지에 '무서운, 지독한 엄마'가 됐습니다. 나이들어 벌인 수고에 대한 그 아이다운 찬사입니다. 아들은 그저 아무 말이 없었는데 따뜻한 눈길을 통해 그 아이의 마음이 전해져 오는 듯 했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최고의 지원군이던 남편(김동구 연세의대 약리학 교수)은 요즘 바깥에서 저를 자랑하고 다니기에 바쁘답니다."

그는 소박하다. 항상 가족과 환자와 지역사회 이웃들 걱정을 앞세운다. 그에게 환자는 클라이언트다. 그들에게서 잘못을 깨닫고 부족함을 배우며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이웃들을 오롯이 보듬어 안는다. 그들의 삶이 행복할 수 있도록 이곳저곳 이것저것을 헤아린다.

의학과 사회복지를 접부치며 그가 꿈꾸는 세상으로 오늘도 발걸음을 내딛는다. 마이클 잭슨은 'Heal The World'를 통해 "사랑이 깃들 작은 공간을 만들어 세상을 치유하며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고 노래한다. 세상을 치유하기 위해 내딘 그의 발걸음에 무게가 더해진다. 그의 꿈은 소박하지 않다.

'Heal The World'.'Heal The People'.

▲ ⓒ의협신문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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