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 병용요법으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리나글립틴의 효과 및 안전성 연구 리뷰
<논문리뷰>
당뇨병일란, 인슐린의 분비나 작용의 문제로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이 세포 내로 흡수되지 못하고 혈액에 고혈당을 일으켜 망막·신경·신장·뇌졸중·심혈관·말초혈관에 합병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인슐린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며 간·근육·지방세포에서 혈액의 포도당이 흡수되도록 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뇨병은 그 기전에 따라 분류하는데 베타세포의 파괴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과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인슐린의 작용이 감소되고 이를 극복할 만큼의 충분한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으로 나눌 수 있으며 당뇨병 환자의 약 95%는 제2형 당뇨병에 속한다.
제2형 당뇨병의 치료는 식사요법과 운동요법, 그리고 약물요법으로 구성되며 그 중 약물요법에는 인슐린이나 경구혈당강하제가 있다.
일반적으로 인슐린 저항성 개선제인 메트포르민이 당뇨병 초기에 사용 되며 이후 메트포르민 만으로 충분한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들에게는 설폰요소제나 비설폰요소제의 인슐린 분비촉진제, thiazolinedione, alpha-glucosidase 억제제, DPP-4 억제제 중 한 개가 메트포르민과 같이 병용 처방 되기도 한다.
이 두 가지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사용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 혈당수치를 유지하지 못한 경우 세 개의 혈당 강하제를 같이 사용 하기도 한다.
최근에 제2형 당뇨병의 혈당강하제 중 새롭게 주목 받는 약제는 DPP-4 억제제(Dipeptidyl peptidase-4 inhibitor)이다.
DPP-4억제제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단독요법, 혹은 기존 혈당강하제와의 병용요법으로 양호한 혈당 조절을 유도할 수 있는 당뇨병 치료제로서, 제2형 당뇨병의 발병 기전 중 하나인 GLP-1의 분비 감소를 효과적으로 조절해 GLP-1의 혈중 농도를 상승시켜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고, 글루카곤의 분비를 감소시키며 위 배출 속도를 지연시켜 준다고 알려져 있다.
2010년 영국의 란도우 의대(University Hospital Llandough)에서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 병용요법으로 적절히 조절되지 못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리나글립틴의 효과 및 안전성(Efficacy and safety of linagliptin in persons with Type 2 diabetes inadequately controlled by a combination of metformin and sulphonylurea) 연구가 진행됐다.
이 연구 논문을 통해 차세대 DDP-4억제제로 떠오르고 있는 리나글립틴(제품명 : Trajenta®(트라젠타 정))이 기존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에서 나타나는 효과에 대해 검토해 보고자 한다.
리나글립틴의 약동학에 따르면 기존의 DPP-4 억제제와는 달리 비선형의 양상을 띄면서 DPP-4에 강하게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나글립틴은 대부분이 대변으로 배설되며 신장으로 배설되는 양이 약 7% 미만으로, 이는 다른 DPP-4 억제제의 주 배설경로가 신장인 것과 큰 차이점이다.
따라서 리나글립틴은 신장으로 배출되지 않는 특징 때문에 신 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도 용량 조절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대사에 있어서 cytochrome P450 이나 P-glycoprotein과 무관하기 때문에 약물 상호작용이 거의 없다.
이 연구는 리나글립틴의 효과 및 안전성을 알아보고자 시행된 위약 대조군 3상 연구로써,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1개국의 제2형 당뇨병 환자 1598명을 대상으로 100여 개의 센터에서 24주간 진행됐다.
먼저 실험 참가자들은 약 2주간 사전 위약 복용기간을 가진 후 두 군으로 나뉘어서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 병용을 기본으로 하고 리나글립틴(하루 5mg)군 또는 위약군으로 나뉘어 24주간 복용하도록 처방 받았다.
대상 환자의 평균 나이는 58.1세였고, 참가자의 57%는 정상 신기능을 가지고 있었으며 치료 시작 시점의 당화혈색소는 8.14%였고 환자의 73.3%는 당뇨병 유병기간이 5년 이상 된 경우였다.
당뇨병의 합병증 빈도는 흔하게 동반돼 있었으며 대혈관 합병증의 경우 위약군대 리나글립틴군이 각각 80.2%, 81.2%였고 미세혈관 합병증의 경우 각각 65.4%, 69.1% 였다.
리나글립틴 복용군, 위약 복용군에 비해 월등한 HbA1c 감소 효과
24주 후 위약군에 비해 리나글립틴군에서 평균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시험 전 환자들의 평균 당화혈색소 수치는 위약군이 8.14% 리나글립틴군이 8.15%였으나, 24주 후에 두 군간의 당화혈색소 차이는 0.62% 이었다(P<0.0001)<그림1>.
연구 시작 시점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7∼8%인 환자 가운데 연구 종료 후 리나글립틴군에서 46.3%가, 위약군에서 14.4%가 당화혈색소 7.0% 미만인 목표수치를 달성했다. 처음 당화혈색소가 8∼9% 사이의 환자군인 경우, 리나글립틴 복용군에서 22.2%, 위약 복용군에서 4.2% 가 목표 수치를 달성했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9% 이상인 환자들은 리나글립틴 복용군의 5.9%, 위약 복용군의 2.1% 가 목표 HbA1c 를 달성했다. 또한 리나글립틴 복용 환자 중 당화혈색소 수치가 9.0% 이상인 환자군에서 당화혈색소 수치가 위약군에 비해 가장 감소폭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그림2>.
공복혈당수치(FPG) 도 현저히 감소…β-세포 기능 현저히 향상
공복 혈당 수치(FPG) 역시 리나글립틴 복용군에서 현저히 감소했다. 연구시작 시점의 FPG가 위약군과 리나글립틴군에서 각각 162 and 158.4 mg/dl였으나, 24주 후 리나글립틴 복용군이 위약군에 비해 12.7mg/dl가량 낮은 공복 혈당 수치를 기록했다(P<0.0001).
한편, HOMA 분석이 가능한 데이터를 가진 환자 715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는데, 인슐린 분비능의 지표인 HOMA-β수치는 24주 후 리나글립틴으로 치료 한 환자군에서 β-세포 기능이 월등히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약군과 리나글립틴군의 HOMA-β수치는 치료시작 시점에서 각각 36.8(mU/l)/(mmol/l)과 45(mU/l)/(mmol/l)로 측정됐는데, 24주 이후 위약군의 경우 9.1(mU/l)/(mmol/l)가량 감소 했으나 리나글립틴군은 7.8(mU/l)/(mmol/l)가량 증가해 그 차이가 16.9(mU/l)/(mmol/l)로 리나글립틴군에서 유의하게 향상됨이 확인됐다(P=0.0008).
위약군에 비해 안전한 내약성 Profile, 중증저혈당 및 체중변화 위험 낮아
리나글립틴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66.3%와 59.7%의 부작용이 보고 됐다. 이 중 저혈당이 가장 흔한 부작용이었으며, 각각 22.7% 와 14.8%로 보고돼 리나글립틴군에서 교차비(odd ratio) 1.64를 보였
(P=0.0083). 증상이 있는 저혈당은 리나글립틴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16.7%, 10.3%였으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심각한 중증 저혈당은 각각 2.7%, 4.8%로 리나글립틴군에서 오히려 낮게 나왔다.
따라서 리나글립틴군은 위약군에 비해 다른 부작용이나 안전성 이슈가 드러나지 않아 전반적으로 안전한 프로파일을 보여줬으며, 체중변화의 위험성도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는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 병용요법만으로 혈당 조절이 어려운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있어 리나글립틴을 추가로 투여하면 목표 당화혈색소 수치를 달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복 혈당 수치 또한 현저히 감소 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리나글립틴이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능도 향상 시켜준다는 점이 입증됐다.
연구를 통해 그 효과와 내약성이 입증된 리나글립틴은 Trajenta®(트라젠타 정)라는 이름으로 올해 9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단독요법, 메트포르민 또는 설폰요소제와의 병용요법,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와의 삼제 병용요법으로 승인 받은 바 있다.
혈당 감소 효과와 우수한 내약성이 입증된 트라젠타가 기존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