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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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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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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이혁(대한의사협회 고문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총재)

일신(日新)이나 일일신(日日新)이라는 단어가 잘 사용된다. "날로 새롭게 하고, 나날이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단어들은 원래 중국의 상(商, BC 1600-1046) 왕조를 건국한 탕왕(湯王)의 반명(盤銘)에 나와 있는 말이다.

탕왕의 반명에 "구 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이라는 문구가 있다. 정말로 날로 새로워지고 나날이 새로워지고 또 날로 새로워진다는 뜻이다.

반명이란 세수대에 새겨진 좌우명을 말하는데 탕광은 세수할 때마다 이 좌우명을 되새겼다는 해석이다. 문헌에 따르면 '상(商)나라는 은(殷)나라로 불리우기도 하지만 '은'은 '상' 왕조의 마지막 수도의 명칭일 뿐이며, '은'은 '상' 왕조가 멸망한 뒤 '주'(周)나라에서 '상'의 주민들을 낮게 호칭하던 것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한다.

그러나 은나라가 실존했으며 은나라 시조가 '상'이라는 지방에 있다가 여러 번 천도했다는 학설도 있다. 21세기 초에 많은 갑골문자(甲骨文字, 거북의 등딱지나 짐승의 뼈에 새긴 중국고대의 상형문자)가 출토되어 '은'에 관하여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갑골문자는 은허문자(殷墟文字)라고도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은'과 '상'은 같은 나라인 것 같다. 두 나라를 세운 사람이 다 같이 탕왕(湯王)이라는 것도 이 사실을 말해준다고 하겠다.

'하'(夏) 나라를 무찌르고 '상' 왕조를 세운 탕(湯)은 성탕(成湯)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으며 13년 동안 재위했다고 알려져 있다.

역사서에서는 한 때 '하'(夏)·'상'(商)'주'(周) 3대의 왕조가 잇달아 중국 본토를 지배했다고 하지만, 중국 최초의 왕조라고 하는 '하' 왕조는 그 존재 자체가 아직 고고학적으로 입증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상' 왕조는 20세기에 들어와서 그 수도에 해당되는 '은허'(殷墟)의 발굴이 진행됨에 따라 적어도 그 후기에는 당시의 문화 세계였던 화북(華北)에 군림하였던 실재의 왕조였음이 판명되었다. 따라서 '상'은 고고학적 연대를 확인할 수 있는 중국의 가장 오랜 국가이다.

전기 '상'나라는 기원전 1600년부터 1300년까지이고, 도읍을 '은'으로 바꾼 후기 '상' 나라는 기원전 1300년부터 1046년까지이다.

'하' 왕조의 걸왕(桀王)은 학정을 일삼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후가 덕이 많은 성탕에게 복종하게 되었다고 한다. 탕왕은 현명한 부하들의 도움으로 '상' 나라를 잘 이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제도와 전례를 정비하여 왕정을 훌륭하게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하 한사람이 탕왕에게 "예로부터 처음만 있고 끝이 없는 것이 임금이 알아야하는 큰 경계입니다. 그러므로 침소에 훈계의 말을 써서 처음과 같지 않게 될 것을 경계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전하께서 만약 처음에 정치를 할 때의 마음을 가지고 계시다면 신들이 하는 말을 가납해 주십시오.

청컨대 '처음의 마음을 갖지 않으면 끝이 없다'(靡不有初鮮克有終)는 여덟 글자를 판자에 써서 앞에 두시고 출입할 때마다 보시고 잠시라도 잊지 않으신다면 반명과 같이 아름다운 일이 될 것입니다"라고 아뢰었다. 탕왕은 "너의 말이 참으로 좋다. 다만 이미 침실에 그렇게 해놓았다"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탕왕은 '일일신'이라는 문구의 반명을 남기고 있는데 이 반명은 여러 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뜻도 있고 "날마다 잘못을 고치고 덕을 닦는 것을 게으르지 않는다"는 뜻도 있다. 또한 "학문과 기량이 나날이 발전 향상한다"는 뜻도 있다. 어쨌든 우리들이 귀담아 들어야 하고, 실천해야할 문구이다.

매일 매일을 새롭게 한다는 것은 지극히 값진 일이다. 우리들에게는 매일 매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하루하루가 연결되어 인생이 되지 않는가. 필자는 하루보다도 더 중요하고 값진 것이 '지금'이라는 주장을 가끔 내세워 왔다. 그렇다.

"시간 중에서 제일 값진 것은 지금이고, 일 중에서 제일 중요한 일은 지금하고 있는 일이고, 사람 중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라는 톨스토이의 주장을 여러 차례 주장한 바 있는데 지금 또 한번 그의 주장을 소개하는 것이다. 필자에게는 그의 주장이 대단히 값지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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