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세무검증제도 위험한 발상"
여야 의원 "세무검증제도 위험한 발상"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1.03.0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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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재위 소득세법 개정안 부정적 분위기
전문위원도 "실효성 의심, 조사 객관성 손상"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종 종사자들이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세무사로부터 의무적으로 검증받도록 하는 '세무검증제도'가 국회의 질타를 받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정부입법으로 제출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변호사·회계사·의사 등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업종 중 수입금액이 5억원 이상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세무사 등에게 장부기장 내용의 정확성 여부를 검증받고, 검증확인서를 제출토록 의무화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위원장 김성조)에 상정돼 현재 조세소위원회(위원장 강길부)에 회부된 상태다.

지난 2일 열린 조세소위에서는 세무검증제도의 실효성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야 의원들로부터 터져나왔다. 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세무사는 자신을 고용한 의뢰자의 편의에 맞게 세무검증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정성을 보장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용섭 의원은 고소득 자영업자를 잠재적 탈세자로 전제하고 있는 법안의 기본적인 취지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모든 고소득 자영업자를 탈세자로 전제하기보다는 투명하게 소득세 신고를 했을 때 인센티브를 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도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 투명화라는 기본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 "그러나 공권력 행사를 민간인인 세무사가 직접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광림 의원은 "현실적인 정책실행을 위해서는 세무검증제도의 대상이 되는 소득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김광묵 국회 기획재정위 전문위원은 정부의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 전문위원은 우선 세무검증대상 사업자의 범위를 법률에서 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으로 포괄위임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대상 업종과 수입금액의 범위는 세무검증의 실시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사항"이라며 "특히 검증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10%의 가산세가 부과된다는 점에서 최소한 법률에 '업종의 종류와 수입금액'을 정해 헌법상 법치주의 원리와 포괄위임금지 원칙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세무대리인의 부실검증을 이유로 세무사에 대한 징계조치가 가능한지 의문스럽다"며 "세무사법의 '성실의무위반' 등을 이유로 징계를 할 수는 있으나, 이렇게 막연한 규정을 근거로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너무나 안일한 대처"라고 비판했다.

김광묵 전문위원은 "부실검증에 대한 현실적인 제재수단이 미흡해 제도의 실효성이 의심스럽고, 검증대상 사업자가 검증비용을 부담한다는 점에서 납세협력비용이 증가하며, 세무조사의 객관성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세무검증제도는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어 사실상 폐기되는 분위기"라며 "기획재정부가 아무리 강력한 의지를 갖고 밀어부친다고 해도 국회 통과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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