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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긍정의 뇌

[화제의 책] 긍정의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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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2.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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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볼트 테일러 지음/장호연 옮김/윌북 펴냄/1만 2000원

 

인간을 구성하는 조직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뇌라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하겠지만 정작 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이 궁색해진다.

평생 뇌 연구에만 몰두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뇌졸중에 걸려 8년간의 치료끝에 회복에 성공한 과학자가 있다면 과연 우리의 뇌가 무엇인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질 볼트 테일러가 쓴 <긍정의 뇌>가 나왔다. 이 책에는 '뇌과학자의 뇌졸중 체험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저자는 인디애나의대를 졸업하고 뇌과학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하버드대에서 박사후연구원 자격으로 뇌에 관한 해부학 연구와 강의를 충실히 하고 있었다. 37세의 촉망받는 젊은 과학자였던 그는 1996년 12월 10일 왼쪽 눈 부근의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잠에서 깬다. 뇌졸중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맙소사 뇌졸중이야! 뇌과학자에게 뇌졸중이라니. 우와 이거 멋진데~"

그는 말하기·듣기·쓰기·걷기 등 뇌 기능이 하나둘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몸소 체험하며 관찰한 첫 뇌과학자가 되었다.

뇌졸중 초기 4시간 동안 일어난 변화들과 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받으며 느낀 점들, 개두 수술을 받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회복에 가장 도움되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한 자신의 실제 경험을 과학자답게 명료하고도 생생하게 풀어놓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체험기에 머물지 않는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는 투병기나 뇌졸중 예방법과 식이요법을 설명하는 책도 아니다. 저자는 뇌졸중 경험으로 얻은 뇌에 관한 신비롭고 놀라운 통찰을 두뇌 신경해부학을 근거로 특유의 유머와 위트를 섞어가며 여과 없이 들려준다.

그에게 뇌졸중이란 그토록 알고자 했던 뇌에 관해, 그리고 인간 존재의 경이로움에 관해 깨닫게 한 고마운 사건이요, 축복이었다.

3부로 구성돼 있는 이 책에서 먼저 1부는 뇌졸중 환자 혹은 가족과 의료종사자들이 바로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조언들로 채워져 있다.

신체적 치료방법이나 식이요법은 배제하고 철저히 환자의 관점에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쾌유할 수 있다는 주변의 믿음과 애정 어린 손길, 따스한 격려였음을 확고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2부에서는 뇌졸중으로 알게 된 뇌의 비밀을 밝히고 있다. 좌우 뇌 기능의 비대칭성, 스스로 치유하려는 힘을 지닌 뇌의 회복력과 가소성 등 현대 뇌과학이 증명한 사실을 토대로 뇌졸중 당시 자신이 경험한 마음의 깊은 평화가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설명한다.

외부세계와 경쟁하고 비교하는 좌뇌의 강한 충동을 잠재우고, 현재 순간에 집중해 존재 자체를 순수하게 받아 들이는 우뇌에 접속해 보다 높은 수준의 기쁨을 누리자는 주장을 펼친다.

3부는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뇌과학 지식을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이 책은 직접 뇌질환을 겪은 뇌과학자가 인간 존재의 신비와 함께 뇌를 다스리는 법을 소개한 책으로 출간되자마자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뉴욕타임스·아마존 등 각종 서점 집계에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고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됐다.

2008년 TED 컨퍼런스에서 자신의 경험을 주제로 펼친 질 테일러의 강연은 조회수 500만을 기록했으며, 그의 이야기는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론 하워드의 연출로 영화화가 추진되고 있다(☎031-955-3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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