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한해 의료계의 형국을 한마디로 집약하면, 말 그대로 `다사다난'이다.
강하고 민주적인 의협 건설을 위한 많은 회원의 열망에 따라 직선에 의한 새로운 집행체제를 갖추었지만, 그 과정은 매우 험하고 힘들었다.
새 의협 건설을 위한 시스템 개혁 작업은 새해와 함께 시작됐다. 서울의대 조한익 교수를 위원장으로 각 직역 대표가 참여한 의협개혁추진위원회가 1월 12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구각'을 벗기 위한 정관개정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와 맞물려 의협 정관개정특별위원회도 정기총회에 정관개정안을 상정하기 위해 구체적인 문안작업에 나섰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정관개정안은 처음 논의단계부터 순탄치 않았는데 특히, 대의원수 배정 , 시도의사회장의 이사 선임 문제 등 이해관계가 얽힌 일부 조항에 대해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격론이 오갔다. 결국 정총에서 개정안을 처리하는데는 실패로 끝났으며, 이후 두차례나 임총을 열어 이 문제를 다시 논의했지만 “정관개정은 많은 사람이 뜻을 모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각 직역간·세대간의 갈등은 극에 달했으며 김재정 전 의협 회장은 위기에 처한 의료계의 새로운 돌파구를 위해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는 결단을 내렸다.
다행히 7월 28일 열린 임총에서는 회장 직선에 관한 부분만 정관개정안에 담아 통과시켜 의료계의 내홍을 수습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의료계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열과는 상관없이 정부의 각종 압박 정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의협은 한광수 회장 직무대행 체제와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해 탄력적으로 맞섰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회장 직접선거를 향한 일련의 작업들은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우려 반, 기대 반'속에 의협 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우편에 의한 직접선거는 61%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강력한 새 집행부의 발판을 만들었다.
특히 의협 새 사령관에 올라선 신상진 회장은 총 유효표 2만5,696표 중 75%인 1만9,267명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내 의사의 자긍심을 되찾기 위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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