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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 축소화' 과정 세계 첫 규명

'게놈 축소화' 과정 세계 첫 규명

  • 조명덕 기자 mdcho@doctorsnews.co.kr
  • 승인 2010.05.2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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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화될 경우 백신 및 신약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
김희남 고려의대 교수팀...'플로스 병원체' 27일자 게재

일반 세균이 몸에서 각종 병균으로 진화하는 '게놈 축소화' 과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인류를 위협하는 슈퍼박테리아 등 변종세균에 대한 이해도 깊어져 차후 백신 및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열게 됐다.

▲ 김희남 고려의대 교수
김희남 고려의대 교수팀(미생물학)이 세균이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몸속으로 들어와 각종 병균으로 바뀌는 진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교육과학기술부 21C 프론티어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미생물학계 최고 권위지인 <플로스 병원체(PLoS Pathogens)> 27일자에 게재됐다.

다양한 환경에 살던 일반 세균이 인간을 비롯한 포유동물의 체내로 들어와 병원균이나 공생균으로 진화할 경우 필연적으로 게놈(genome) 축소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동안 연구자들은 일반 세균이 사람 체내와 같은 숙주 내에서 진화할 때 게놈 상에 작은 DNA 조각인 아이에스 엘리먼트(IS element)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하였을 뿐 이 현상과 게놈 축소화 과정의 연관성이나 실제로 게놈 축소화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김 교수팀은 두 종의 버크홀데리아 세균의 유전체를 각각 10개씩 상호 비교 분석해, 전체 게놈상에서 아이에스 엘리먼트들이 대량 증식되는 기계적인 일련의 과정을 알아내고, 이 과정에서 각종 병균 등 세균의 변형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중간단계를 거친 후 게놈의 축소가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자세히 밝혔다. 또 단계별로 게놈 축소 과정들이 정교하게 이루어져, 원래의 유전자들의 특성이 최대한 유지하게 된다는 점도 발견했다.

김 교수는 "세균들은 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병균들과 공생 세균들의 발생·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관련 백신과 신약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에 대해 오태광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장은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공생미생물의 유전체는 인간 유전체의 연장으로 이해될 정도로 백신 및 신약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연구대상"이라며 "이 미생물들이 몸에서 병을 일으키는 세균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밝힌 이번의 원천기반 연구가 실용화로 연결될 경우 의약분야 뿐만 아니라 기능성 식품 분야 등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연구에 쓰인 두 종의 버크홀데리아 세균 게놈들의 염기서열은 오랫동안 김 교수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세계적인 게놈분석 연구소인 미국 크레이그벤터연구소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됐다. 1992년 개소한 크레이그벤터연구소는 1995년 최초로 생명체의 전체 게놈을 분석하고, 2001년 최초의 인간 게놈의 탄생을 주도하는 등 현재까지 세계 유전체학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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