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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영양' 여든 간다…의사 역할 중요"

"세 살 '영양' 여든 간다…의사 역할 중요"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9.12.0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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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산야 콜라첵 국제소아영양교육프로그램(P-TNT) 개발자

 

건강에 있어서 '영양'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말이 필요없을 정도다. 특히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기에 있는 소아의 영양 문제는 성인의 건강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영양에 대한 접근이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 지에 대해 묻는다면 분명히 더 할말이 있다. 국제영양전문교육 프로그램(P-TNT)의 개발자 중 한 명인 산야 콜라첵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어린이병원 고문의사는 영양 전문가로서 의사의 역할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인터뷰는 애보트가 주선했다.


-한국에 방문한 목적은 무엇인가?

소아과 의사를 대상으로 'P-TNT'란 국제영양전문교육 프로그램을 알리고, 한국의 전문가들과 워크숍을 갖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P-TNT 프로그램은 세계적인 영양 전문가들이 모여 건강한 아동과 영양 불균형 아동, 임상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아동의 영양 문제를 예방·진단·치료·관리하려면 광범위하고 실용적인 지식을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개발하게 된 것이다. 강의와 사례발표 등 워크숍으로 구성되는데, 영양 전문가를 교육할 수 있는 사람(teacher)을 양성(teach)함으로써 영양 지식의 격차를 줄이는데 목표를 두고 있어 일반 교육 프로그램과 차별화된다.

-소아영양은 왜 중요한 문제인가?

과거에 비해 식생활이 많이 개선됐지만, 불규칙한 식습관 등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 문제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의 영양결핍은 성인이 된 후 인슐린 내성·비만·고혈압·심혈관 질환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성인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아 영양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생후 2~3년까지의 아동과 임산부의 영양 섭취는 더욱 비중있게 다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소아 영양 문제는 종종 간과되고 있는데, 아동에게 어떻게 음식을 먹일 것인지에 대한 최신 지식이 부족하고 그마저 있는 지식들도 제대로 공유되고 있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대부분의 의과대학 교육과정은 영양에 대한 학습시간을 거의 할애하지 않고 있다.

-의사들이 일상적인 진료를 하면서 영양까지 신경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다수의 의사들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건강 관리에 있어서 의사의 역할이 더이상 질병관리에만 국한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영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특정 영양소나 음식을 섭취하는 것뿐 아니라 소아의 성장발달·영양 섭취 상태·과거 병력 등을 좀더 종합적이고 다각적으로 분석해 정확하게 진단하고 적절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소아과 전문의는 영양과 소아 건강 발달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소아에게 최적의 영양 관리를 제공할 수 있다.

크로아티아(영국식 NHS)의 경우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영양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결과, 정부가 병원 내 영양관리팀을 지원하게 됐고, 일반의들로 하여금 일정시간을 건강한 아기의 영양·성장관리 및 예방접종에 할애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진료실에 영양문제가 의심되는 환자가 방문했다고 가정해보자.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영양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전반적인 영양 결핍이나 영양 과다, 특정 영양소의 결핍, 임상적 질환으로 인한 영양 문제 등이다.

대부분의 영양불균형 문제는 소아과 의사라면 충분히 평가할 수 있지만, 원인을 규명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어떤 아이는 심리적인 불안 때문에 잘 먹지 못할 수도 있고, 어떤 아이는 엄마나 양육자와의 정서적 유대감이 부정적으로 형성돼 오히려 입원 후에 더 잘 먹게 될 수도 있다.

영양 문제의 원인에 따라 전략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성격이 특이하거나 고집이 센 아이는 한 종류의 음식만 먹기를 고집하는데, 이 경우는 정신과적 상담이나 언어치료 등이 도움이 된다. 미숙아라면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고단위 영양 분유를 줄 수도 있다. 연하장애가 있는 발달장애 아동에게 접근할 때는 물리치료의 도움이 필요하고, 외과적 수술로 인해 소화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면 경관영양·정맥영양 등 다양한 영양공급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는 것이 좋다. 의사·간호사·영양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영양팀을 구성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물론 의사가 다양한 영양 불균형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

-앞으로 국내 P-TNT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P-TNT 프로그램은 매년 전세계 100여명의 의사가 참석하는 글로벌 라운지를 연다. 이곳에 참가한 의사들은 자국으로 돌아가 관심있는 사람들을 모아 다시 소규모의 라운지를 열 수 있고,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한 전문가들을 초청할 수도 있다. 이번 워크숍에는 1회 프로그램을 이수한 소아과 전문의 20여명이 참석하는데, 앞으로 이들은 다시 소아 영양 관리에 대한 강의자로 나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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