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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6 17:49 (금)
우리는 왜 변해야 하는가?

우리는 왜 변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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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9.0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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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현옥(경남 진주 권현옥산부인과의원장)

십년 전보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척박한 의료환경탓인지 갈수록 좋은 진료를 하기 힘들고 희망찬 미래는 더 멀어져가는 기분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젊은 의사가 늘어나고 목소리가 커지면서 활기찬 개혁와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번 가을에는 경남의사회의 홈페이지에 변화가 찾아왔다. 10년만에 홈페이지 개편을 하면서 의료봉사방이 신설된 것이다. 미용사가 머리를 손질해주면서 소외된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것처럼, 의사들도 진료를 통해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자는 의미에서였다.

아픈 이웃에게는 정성껏 치료를 하고 소외된 이에게는 사랑으로 손을 잡아주고 불안해하는 분들에게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넴으로써 의료봉사단의 의무를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

의료봉사는 의사의 사회적인 위상을 높이면서 의사로서 성취감을 얻는 동시에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사회 봉사 활동이기에 의미가 크다.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한국에서는 보건소의 역할 확대로 의료 소외 지역이 드물기 때문에 동남아시아 등 해외 의료봉사활동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해외 의료오지에서는 생명과 건강을 위한 기본적인 진료가 더 시급하므로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고용량 또는 고가 의약품 보다는 가격이 싸더라도 순한 약(항생제·소염진통제·결핵치료제)이 더 유용할 수 있다.

또 약물과다나 복용 후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1960년대 의료환경을 되돌아보면 그곳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최신 의료환경에 익숙해져있는 우리들의 생각과는 달리 그곳 아이들은 기생충약이나 학용품·분유·영양제 등과 같은 것을 더 필요로 한다.

영양부족·결핵·천식·감기·장염·피부병·관절염 등 생활병이 많아 상처연고·파스·빈혈약·돋보기 등도 유용하며, 보건교육이나 간단한 의료지식을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오히려 정말 아픈 환자라면 간단한 항생제나 소염진통제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다.

물론 사랑을 주는 이와 받는 이가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자기 만족이나 목적을 갖고 행동을 해선 안된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어떤 이는 일회성의 단기간 의료봉사가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개인이 아무리 현지에서 잘 하더라도 그 지역의 사회문화를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당장에 나타날 수 있는 완벽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부족하지만 안 한 것보다는 낫고, 의술도 중요하지만 사랑의 마음을 전해주다보면 결국 희망이 되는 것 아닐까? 희망은 한 사람이 가다가 결국은 길이 되는 것이라는 말처럼 말이다. 

지뢰밭 같은 의료 현실에서 위축되어가는 우리가 왜 긍정적인 변화를 통해 사회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가? 그것은 바로 우리들의 자긍심이 한국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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