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수 WHO 사무처장 당선 비공개 스토리
신영수 WHO 사무처장 당선 비공개 스토리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8.11.2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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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1일 필리핀 마닐라.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 선거를 하루 앞둔 이날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한국의 '전통떡'을 싸들고 투표권을 보유한 각국 대표들을 쉴새없이 만나고 있었다. 외국 대표들이 한국 떡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 미리 국내에서 떡을 만들어 냉동실에 얼렸다가 현지에 도착해 다시 녹여 선물하는 고생을 감수한 것이다.

전 장관의 이날 밤 일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건 말레이시아 장관과의 비공식 교섭이었다. 외교통상부의 선거담당 실무진이 건네준 정보에 따르면 선거가 2차 투표까지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말레이시아 측과 후보 단일화 협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선거에는 우리나라 신영수 교수, 말레이시아의 티아신 박사, 통가의 빌리아미탕기 부수상 겸 보건장관 등 3명이 출마했는데, 이 중 통가 후보의 당선이 유력했기 때문에 전 장관은 말레이시아 측과 2차 선거로 넘어갈 경우 상대방 후보를 밀어주기로 합의했다. 결국 이날 밤의 약속이 다음날 신영수 교수의 당선을 이끌어냈다.

다음날 선거에서 30개 회원국이 1차 투표한 결과 역시 통가 후보가 가장 많이 득표했고, 신영수 교수는 1표 뒤졌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후보가 빠진 가운데 진행된 2차 투표에서는 신 교수가 2표 더 많이 획득해 '달콤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는 17일 전재희 장관이 신영수 WHO 사무처장 당선 축하연을 연 자리에서 공개한 선거 후일담을 재구성한 것이다. 불과 4개월여만에 30개 회원국 중 25개국을 방문하며 열심히 발로 뛴 신영수 교수의 투지도 놀랍지만 신 교수가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장관·차관·국장이 번갈아가며 동행해준 복지부, 정보전 수행은 물론 신 교수 해외방문 일정을 모두 조정하고 함께 해준 외교부와 각국 대사관의 놀라운 열정이 한 데 어우러져 우리는 한상태 박사에 이어 또 한 분의 자랑스런 WHO 사무처장을 배출해냈다.

특히 신영수 교수 후원회 회장인 김한중 연세대 총장과 손명세 WHO 집행이사를 비롯해 보건의료단체들의 정성어린 후원도 큰 결실의 원동력이 됐다.

신영수 교수가 앞으로 5년, 아니 10년간 이 지역 인류의 건강을 위해 굵직굵직한 업적을 남겨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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