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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L 올리기…구관이 명관?

HDL 올리기…구관이 명관?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8.01.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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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약물 잇단 악재…톨세트라핍 '탈락' 바이토린 '흔들'
"LDL 만으로는 부족하다" 추세 속 니코틴산 제제 '재조명'

좋은 콜레스테롤(HDL-C, 고밀도 콜레스테롤)을 올려주는 약으로 큰 관심를 모아온 약들이 개발 막바지 단계에서 탈락하거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인 HDL-C 약물인 니코틴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독립적 위험인자'로서 HDL-C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어느정도 보편화 됐고, 니코틴산의 이상반응을 크게 해결한 약물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효과적인 고지혈증 관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HDL-C을 높여주는 약물로 전문가들의 '강력 추천'을 받고 있는 약은 없다. 파이브레이트 제제와 니코틴산 제제가 명맥을 유지했지만 파이브레이트 제제는 중성지방 쪽에 무게가 더 실려 있으며 니코틴산은 이상반응이 장애물이다.

나쁜 콜레스테롤(LDL-C,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떨어뜨리면서 HDL-C 개선효과가 우수한 톨세트라핍이 기대를 모은 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은 개발 마지막 단계에서 혈압증가 등 부작용이 관찰돼 퇴출됐다. HDL-C 전문 약물의 출현을 기대해 온 의료진과 업계에 '충격'이었다.

LDL-C 저하제인 스타틴에 대한 기대감도 최근들어 신통치 못하다.

특히 로수바스타틴과 바이토린의 HDL-C 개선효과가 부각됐으나 두 약물 모두 본래의 효능, 즉 LDL-C 감소에 따른 임상적 이익 조차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로수바스타틴은 '코로나'로 바이토린은 '인핸스' 연구로 각각 효능에 의구심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런 일련의 사건 후 HDL-C에 대한 해법은 원점으로 돌아온 듯 하다.

"생활요법으로 어느정도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HDL이란 한가지 목적으로 약을 추가하기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신현호 관동의대 교수(제일병원 내과)는 말했다. 이철환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도 '운동과 식이요법'이라고 단정했다. 생활요법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진 않지만 그렇다고 '신통한 약도 없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앞으로 조금 변할 여지가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톨세트라핍, 바이토린 이슈가 HDL·LDL 이론 자체를 흔드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런 관측을 떠받쳐 준다. 즉 '어떤 방식으로 올리거나 내리느냐'에 관한 문제일 뿐이란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HDL-C을 관리해야 한다면, 그리고 약물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면 결국 니코틴산 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 걸림돌로 작용해 온 안면홍조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어 향후 입지는 강화될 여지가 많다.

대표적인 니코틴산 약물인 니아스파노ER의 판매사측은 "국내에서 안면홍조 이슈가 지나치게 부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88%의 환자에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이상반응이지만 특히 ER(지속정)이 개발된 후 큰 개선이 있었단 점을 들었다. 여기에 미국에서 1년에 7500억 달러 어치가 팔릴 정도로 흔히 처방되는 약이란 점, 아스피린과 병용시 이상반응이 많이 줄어든다는 점, 안면홍조로 인한 임상연구 탈락자 비율이 6%에 불과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실제보다 부풀려진 이상반응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HDL-C 개선으로 얻어지는 이익을 의료진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게 회사측의 종합적 의견이다.

니코틴산에 다른 약물을 결합해 부작용을 최소화한 복합제도 관심을 끈다.

'코댑티브'란 이름의 이 약은 현재 3상 연구중으로 올 해 내 미국에서 허가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출시에 성공한다면 고지혈증 약물요법에 확고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황이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다. 일단 여론이 안 좋다.

현재 미국에선 LDL-C 혹은 HDL-C 등 예측인자(surrogate marker)를 바탕으로 허가를 내주면 안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임상결과(outcome) 없이 허가신청에 돌입할 예정인 '코댑티브'를 FDA가 과연 받아들일 것인지 불투명하다.

동시에 로수바스타틴이나 바이토린 혹은 그 외 'surrogate marker'로 허가받아 판매에 돌입한 후 비로소 'outcome' 입증에 나서고 있는 약들이 부정적인 결과를 내놓았을 경우, HDL-C 이론은 현실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또한번 이론에 머물게 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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