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총회 긴급발의 허용하자
임시총회 긴급발의 허용하자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7.05.08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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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적대의원 1/4이면 임총 소집 가능…정기총회와 차별 이유 없어

"임시총회에서는 미리 상정된 안건 이외에는 논의할 수 없습니다."(의장)

"임총이라고 해서 긴급동의를 왜 못합니까."(일부 대의원)

5일 의협 임시총회 예결산안 심의 과정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사전에 제출된 양재수 대의원이 낸 안이 유일하므로 이게 통과 안 되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설명이 이어지자 소요는 더욱 거세졌다.

현 의협 정관상 임총에서 긴급발의는 불가능하다. '임시총회에서는 부의안건 이외의 사항을 처리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제17조 제5항). 정기총회의 경우 출석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으면 긴급토의사항을 제안할 수 있다(정관 제21조 제3항). 긴급발의 요건을 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의결정족수와 동일하게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정관은 이에 대해 매우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임총에서 긴급발의를 하지 못하도록 한 이 정관은 대의원총회 스스로의 권한을 불합리하게 제약하고 있다. 회장 보궐선거를 위해 당장 중앙선관위원장을 선출해야 하는데도 안건에 없어 논의조차 못했다. 다행히 회원들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는 원로가 위원장직을 대행하게 돼 위기는 모면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전 회장 사퇴 건'은 지난달 안건이 결정된 바로 다음날 자진사퇴가 발표돼 어찌보면 불필요했다. 모두 임총에서 긴급발의가 금지돼 벌어진 일이다.

국회의 경우 정기회와 임시회에 이러한 차별이 없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안 발의는 국회의원 10인 이상의 찬성으로 가능하고(제79조), 수정동의는 30인 이상(예산안은 50인 이상)이 미리 의장에게 제출하면 된다(제95조).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의협의 임총은 재적대의원 4분의 1 이상, (상임)이사회, 대의원회 운영위의 결의로 소집된다(정관 제17조 제2항). 이론적으로 보면 대의원 61명(대의원 정원 242명×1/4)에게 임총 소집권을 부여한 것이고, 총회를 또 다시 여는 시간적 손실과 비용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긴급발의를 허용하는 것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헌법에 대한 학계의 해석을 준용해 집행부가 요청한 임총에만 긴급발의를 금지할 수도 있겠다.

"Pacta sunt servanda(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라는 로마법의 격언이 아니더라도 정관은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의협 역사상 최대의 위기 가운데 열린 이번 임총 취재를 마치며 내년 정기총회 법정관분과위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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