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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의과학 발전 이렇게...

[집중취재] 의과학 발전 이렇게...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6.10.0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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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회 창립 40주년 기념 패널토의
"한국의학 발전가능성 무한대"

 지난 9월 28일 목요일 오후 2시 대한의학회 창립 40주년 기념학술대회가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여간해선 참석하기 어려운 시간대였지만 의학회 40주년을 기념하고, 동시에 한국 의학연구의 나아갈 방향을 찾기 위한 전현직 임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장동익 대한의사협회장·김종근 대한개원의협의회장·유희탁 의협 대의원총회 의장 등 의료계 지도층 인사 150여명도 행사장을 찾았다.

'향후 의과학 연구의 발전을 위한 패널 토의'에서 차례로 마이크를 잡은 박찬일 기초의학협의회장·임정기 의학한림원 의학연구수준평가위원장·현병환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이경호 보건산업진흥원장·유희열 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등 토론자들은 주제발표를 통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세계 수준으로 도약하고 있는 한국 의학연구의 여러가지 성과지표를 확인했다. 이들은 좀 더 의학연구 분야에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는데 대부분 공감했다.

패널토의 좌장을 맡은 김성덕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특유의 입담으로 토론자들이 보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김 부회장은 특히 각 패널들이 의과학 연구의 중요성에 한 발 더 접근할 수 있도록 격려의 박수를 유도하는가 하면 발표내용을 명쾌히 정리하며 패널토의를 이끌었다.

시간 제약상 주제발표자와 패널들 간의 토론은 성사되지 못했으나 공감대 형성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얻은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참석자들은 BT를 제외한 다른 T들(NT·IT 등)의 견제가 더 심화될 것이라며 꿋꿋하게 한국의학의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

 

기초의학 발전 걸림돌 제거해야

▲박찬일 기초의학협의회장=인간의 건강과 질병에 대한 이해 및 해석에 관해 연구하는 기초의학은 의료분야의 발전은 물론 생명과학의 핵심 분야임에도 단기간에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지 않고 단기적 목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홀히 해 왔다. 기초의과학연구의 성과가 나타나는 시기가 늦는다고 해서 우선순위에서 밀어내서는 안된다. 기초의학 발달은 결국 임상의학을 통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의료산업과 국가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생명과학연구 중 기초연구가 45%를 차지해 응용연구(32%)나 개발연구(22%) 보다 훨씬 높다는 보고는 과학기술분류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41개 의대의 기초의학 교수는 1225명으로 대학당 30.9명에 불과하다. 전문인력 확충이 시급하지만 실제 상황은 비관적이다. 교육인적자원부의 각종 기초연구지원제도는 기존 연구인력의 연구력 향상에는 기여했으나 새로운 연구인력을 창출하지 못했다. BK21사업 역시 의대 졸업생을 기초의학 연구인력으로 유인하는 방안이 되기는 어렵다. 더욱이 의학전문대학원제도는 또 다른 부정적 요소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기초의학발전을 저해하는 의학석사·병역특례 등을 개선해야 하며, 의대인정평가제도를 강화해 기초의학 전공교수를 충원토록 유도해야 한다.  

 

의학연구 중요성 인식할 때

▲임정기 의학한림원 의학연구수준평가위원장=SCI 등재학술지 논문 게재의 척도로 한국의 의학논문 발표 현황을 살펴본 결과 1960∼80년대의 여명기를 지나, 1990년대 초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1990년대 후반부터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근래 15년 사이에 세계 의학논문에서 한국 의학논문의 점유율은 18배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동안 비교국가 중 가장 높은 것이다. 피인용 횟수로 가늠할 수 있는 연구의 질적인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타 학문 분야와 비교했을 때 의학 분야의 상대적 논문 점유율은 1980년대 이후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03년 이후엔 공학·물리학 분야를 앞질러 선진국 형 논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한국의 의학분야 SCI 논문의 양적 증가와 질적인 향상을 미뤄볼 때 향후에도 지속적이고 급격한 성장을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의학연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공유돼야 하며, 의학연구야 말로 가장 고부가 가치를 갖는 의료산업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의학연구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물적 및 인적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BT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필요

▲현병환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생명공학육성법 제정에 따라 1993년에 생명공학육성을 위한 제1차 기본계획인 바이오텍 2000(1994∼2007)을 통해 우리나라는 2005년 정부예산 8000억원, 과학기술 논문 세계 13위권, 연구개발인력 연간 9600명, 산업화 시장 2조 4000억원 등의 성과를 거뒀다. 정부는 1차에 이어 2007∼2016년까지 13년 동안 제2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을 수립했다. 2차 기본계획에서는 생명공학 분야 세계 7위권 도약을 목표로 정부예산을 2016년 3조 2500억원으로 늘리고, 핵심연구인력을 1만 7000명까지 양성할 계획이다. 생명공학 분야의 산업화를 통해 시장은 6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2차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생명과학을 기반으로 보건의료, 농축산식품, 산업공정/환경·해양, 바이오융합 등으로 나눠 각 부처별로 R&D·산업육성·인프라 확충·법 제도 정비 등 정책지침을 제시했다. 앞으로 △국가생명공학 육성 추진체계 혁신 △연구개발 일류화 기반 확충 △바이오 산업의 발전 가속화 및 글로벌화 △법제도 정비 및 국민 수용성 제고 등 4대 전략과 이에 따른 13개 실천과제를 지방 및 사이버 공청회와 부처 협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특히 보건의료분야는 기초의과학·의료제품화 기술·임상연구·맞춤의약 및 바이오신약·천연물 및 한방신약·의료기기 및 바이오 소재 등을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생명공학분야에 대한 더 많은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개별요소 연구에서 시스템과 융합·연계연구로 전환해야 한다. 산업적 성공사례를 이끌어 내야 하며, 국민이 BT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BT에 대한 다른 산업 분야의 견제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

 

보건산업 의료가 중심 역할

▲이경호 보건산업진흥원장=보건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의약품·의료기기·의료정보·생명공학·의료서비스 등은 의료서비스를 중심으로 가치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의료가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2004년 이후 의과학분야 R&D 지원을 임상연구센터·질병중심 중개연구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2006년 현재 임상연구는 7개 센터에 49억원, 질병중심 중개연구는 180과제에 101억원, 혁신형 연구중심병원은 2개 사업단에 8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의과학 연구의 문제점은 기초연구의 임상적용과 실용화를 위한 연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임상연구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인식의 부족과 임상연구의 주체인 병원의 연구환경도 미흡하다.

정부는 의과학 연구의 발전을 위해 R&D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일류의 BT 및 의료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병원중심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연구투자→질병중심 연구개발→기술이전→산업활성화 기반 조성→연구투자의 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질병중심의 연구개발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다학제 통합 연구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과 근거중심의학의 확립을 위한 임상연구의 활성화가 뒷받침 돼야 한다. 병원중심의 의료클러스터 구축을 위해서는 병원의 우수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R&D에 적극 활용해야 하며, 병원의 R&D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과 연구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의과학 연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연구역량의 강화를 위해 의학교육 커리귤럼을 다각화하고, 임상연구 역량을 향상시켜야 한다.

 

'선택과 집중' 통해 주요분야 육성

▲유희열 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의료산업은 차세대 국가 경제성장의 핵심산업으로 구부가가치 산업의 41.3%, BT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 7∼8%의 고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의과학연구는 논문과 특허건수의 증가는 물론 기술수준의 향상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의료산업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기초의과학 연구의 실용화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중개연구를 강화하고, M.D.와 Ph.D.의 공동연구체계를 육성해야 한다.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확대해야 하며, 투자효율을 극대화 하기 위한 범부처적 투자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R&D분야 예산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 약 10% 가량 증액 편성했는데 국회 심의에서 한 푼도 줄어들지 않았다. 문제는 R&D투자가 증가했음에도 연구생산성과 실업률이 떨어지는 '스웨덴 패러독스'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R&D 투자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효과성·효율성·수익모델 극대화 등을 고려해야 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요 연구분야를 육성해야 한다. 10대 주요 질병군 등 중점 투자분야를 선정하고 차등 지원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대형연구 위주의 지원에서 소규모 연구와 신진연구자들에게 지원을 확대할 것이다.

의과학 연구의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연구인력이다. 신약개발의 덧이 바로 기초의과학 연구인력이 없고, 예산도 적다는 것이다. 앞으로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를 확대하고, 임상과 기초의과학과의 연계를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한의학과의 연계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BT분야의 등장에 따라 신약개발에 들어갔던 기간과 비용이 1/10 정도로 줄어들었다. 우리에겐 우수한 인력·제도를 갖추고 있다. 의료강국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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