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소위는 보라매집회가 열린 8월 31일 12개항의 `대정부요구안'을 발표, 정부가 폭력진압에 대한 정중한 사과를 전제로 성실하게 협상에 임해줄 것을 촉구했다. 결국 최선정 복지부장관과 서울경찰청장의 해명 및 사과를 받아 낸 다음 9월 26일 비로소 정부와 공식적인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의료개혁 원년을 실현하기 위한 의·정 대화는 첫 물꼬를 텃다.
의료계는 한달동안 모두 스물여덟차례의 협상을 통해 대통령 직속 의료제도개혁특별위 설치, 보험재정 50% 지원, 전달체계 개선, 의사인력 수급 조정 등 의료개혁을 위한 정부의 확고한 약속을 받아냈다.
이후 올바른 의약분업과 약사법개정을 위한 의·약·정 회의가 10월 3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여섯차례 진행됐다.
의·정 및 의·약·정 대화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정부와 약사회측의 시간끌기식 진행과 무성의한 태도로 협상 자체가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여러번 직면했으며,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쟁투가 협상의 전권을 위임한 비공소위가 네차례나 재신임을 받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이렇게 해서 마무리 된 의·약·정 협상은 대체조제를 엄격히 제한하는 등 27개항의 회의결과를 내놓았다. 이를 토대로 정부가 마련한 약사법개정법률안에는 의·약·정 협상결과가 100% 그대로 반영됐으며, 추가로 조제기록부 보관 의무 불이행시 처벌조항을 마련하는 등 쾌거를 이룩했다. 한달 반동안 진행된 협상은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취재하면서 “협상은 피를 말리는 전투와 같다”는 어느 한 비공소위 위원의 말을 충분히 실감케 했다.
그러나 협상이 끝나고 일부 회원들은 자신의 주장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이들을 격렬히 비난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직은 국회통과 절차가 남아있지만, 밤잠을 못자면서 의료계의 주장을 100% 관철시킨 비공소위 위원들에게 다시 한번 큰 박수를 보내 의료계의 단결력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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