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못할 복지부 처사
이해 못할 복지부 처사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6.02.14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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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지난 9일 전국 병·의원의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을 공개해 파장이 크다. 진료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항생제 처방률을 공개한 복지부의 처사를 의료계가 맹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지난 9일 참여연대의 정보공개 청구 요구를 받아들여 2002년~2004년 항생제를 많이 쓰는 기관 4%와 적게 쓰는 기관 4%의 명단을 공개했다. 또 2005년 3분기 모든 의료기관의 항생제 처방률을 공개하면서 의료기관의 주소는 물론 전화번호까지 상세하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의료기관의 개인정보 유출은 사생활 침해에 가깝다"며 정보공개를 반대하던 복지부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복지부가 시민단체와의 대립각을 세워서 좋을 것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항소를 포기하고 모든 의료기관의 항생제 처방률을 공개했다고 한다.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일 때를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진료정보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의료기관의 전화번호까지 공개한 것은 사생활 침해를 넘어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환자와의 신뢰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든 의료기관의 항생제 처방률을 공개한 것은 언론 플레이를 통해 의료기관의 항생제 처방률을 줄이고 건강보험재정을 아끼겠다는 얄팍한 속셈이 숨어 있는 듯 하다.

물론 항생제를 아주 많이 처방하는 의료기관은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일부의 문제를 전체로 확대해서 소신껏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자극을 줄 필요는 없다.

더군다나 항생제를 처방할 수밖에 없는 의료기관의 특수한 상황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처방률을 공개하고 보자는 안일한 태도는 질책을 받아 마땅하다.

감기가 아닌 부상병에 항생제를 처방해도 주상병이 감기면, 감기환자에게 모두 항생제를 처방한 것으로 분석된 처방률 통계가 문제라는 것을 감안하면 보다 신중한 태도을 보였어야 했다 .

복지부는 앞으로 주사제·제왕절개분만율에 대한 적정성평가결과 공개 범위도 확대할 것이라고 한다. 똑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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