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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7 06:00 (토)
대형병원의 딜레마

대형병원의 딜레마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5.07.2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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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년 사이 병원가에선 정보화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거나 기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런데 비용은 비용대로 들이면서도 제 날짜에 시스템 구축을 끝내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병원이 적지 않다.

지난 5월 개원한 세브란스 새병원은 'U-Hospital'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내세웠지만, 개원과 동시에 가동할 예정이었던 EMR을 기한 내에 구축하지 못했다.정보화 시스템 구축을 맡은 L사와 병원은 진통끝에 올 10월 1일까지 OCS 구축을 완료하기로 입을 맞췄다.병원은 결국 거짓된 홍보전략을 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중앙대의료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앙대병원은 S사와 함께 올 4월 말까지 신규 OCS를 도입하려했지만, 8월말까지로 일정을 연기했다.

병원 관계자는 "해당업체에게 의료 정보화 부문에서 기술력을 검증할 만한 충분한 경험이나 전례가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지만, 병원의 규모나 시스템 확장성을 고려할 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나름의 고충을 털어놨다.

업체도 이유는 있다.S사 담당자는 "일부 시스템 개발이 지연됐기도 하지만, 병원 의료 정보의 표준화 수준이 미약하고 시스템이 복잡해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병원과 SI 업체간 잡음이 끊이질 않으면서 급기야 업계엔 S사와 L사가 이제 병원 EMR 사업에서 손을 뗀다는 등 흉흉한 소문까지 돌고 있다.업체 담당자들은 소문을 일축했지만, 일정이 지연된 사업들을 끌어안고 있는 업체들이 더이상 사업을 확장하거나 신규 사업을 수주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상황이야 어찌됐건 계약 조건을 지키지 못한 SI 업체들에게는 분명한 책임이 있다.게다가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리며 달려들 정도로 수십억 규모의 엄청난 비용이 투자되는 사업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업체들이 나름대로 SI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라면 더더욱 그렇다.

자체 보유 기술 없이 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그동안 사업을 끌어 온 대기업 계열 SI 업체들에게 경종을 울릴 때라면 너무 지나친 표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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