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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중국 진출 가능성을 해부한다<상>

[기획]중국 진출 가능성을 해부한다<상>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5.05.1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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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김희선처럼 수술해주세요"

북경 SK아이캉병원은 개원 1주년을 맞아 지난 4월 14일~17일 오픈닥터스 컨설팅과 공동으로 중국 진출에 관심 있는 한국 의사들을 대상으로 북경의료를 참관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와 함께 진행된 심포지엄에선 중국 의료시장에 대한 실전 정보가 교류됐다.

동행 취재에 나섰던 기자의 느낌은 중국 의료시장은 넘칠만큼 차려진 밥상과 같다는 것과 현지를 강타 중인 한류열풍으로 적어도 성형외과나 피부과 전문의들은 충분히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는 것이다. 결정은 각자의 몫이지만. 중국 진출의 매력 포인트와 챙겨야 할 유의점을 두차례에 걸쳐 정리해봤다.

 <글게재 순서>

(상) 중국, 한류열풍에 몸을 실어라           (하) 밥상은 넓지만 앉기는 어렵다

 

인제의대 졸업 후 1997년 성형외과 전문의가 된 황인수 씨(42). 대학병원에서 잠깐 펠로우 생활을 하다 1999년 개원했다. "개원한 지 5년쯤 되니까 매너리즘에 빠지더군요. 개인 로컬이라는 게 직원 서너명과 그럭저럭 꾸려나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혼자 경영하자면 신경 쓸 것도 많구요."

현재 황 씨는 북경 SK아이캉병원 성형외과 주임으로 있다. "지난해 병원을 정리하고 중국으로 들어왔습니다. 완전히 정착할 생각에 한국의 집도 지난해 12월 팔았죠."

새로운 생활을 해보고 싶었던 그는 자녀교육도 외국이 낫다는 점을 고려했다. 가장 먼저 미국이 떠올랐지만 미국은 인종차별이 심하고 무엇보다 일자리가 없다는 점 때문에 결국 중국을 택했다.

중국 의료시장의 매력은 병원을 영리법인으로 허가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수가는 의료수요에 비춰 자율적으로 정하면 된다. 경쟁력만 있다면 부르는 게 값이다. 의료광고도 이미 허용되고 있다.

산부인과와 소아과 중심의 미국계 허무자병원의 경우 자연분만을 위한 3~4일 입원비가 우리 돈으로 1000만원을 넘는다. 외국인 환자가 대부분인 이 병원의 고가정책은 환자의 직장에서 보험 처리를 해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한국 의료기관도 중국 내 상위계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토탈 뷰티 케어에 관심이 많은 연예인이나 방송계 종사자, 그리고 현지 거주 한국인 5만명여명도 주 대상이다.

SK아이캉병원 김계현 진료부장(치과)는 "중국은 고급의료에 대한 수요에 비해 고급의료를 공급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인들은 한류 열풍으로 한국 의사의 성형수술에 관심이 매우 높다. 젊은 여성들은 한국의 어느 탤런트가 수술 받아서 예뻐졌다는 것을 의사보다 더 잘 안다. 한국 탤런트 사진을 인터넷에서 모아서 "이렇게 바꿔주세요"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SK아이캉병원의 경우 초진료는 400위엔(5만2000원)이다. 성형외과를 기준으로 수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다. 성형수술비는 8천위엔(104만원) 정도로 중국 국영병원 2천위엔의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가격이 비싼 만큼 한국 성형외과 의사에 대한 환자의 신뢰와 기대치도 높다. 의사 입장에선 환자의 욕구를 만족시켜줘야 하기 때문에 압박감이 큰 편이다.

베이징의 대표적인 병원인 협화의원이나 중일우호의원(중국은 병원급 의료기관도 의원이라고 부른다) 등 대형 국영병원에는 진료예약을 하기 위해 아침부터 수천명씩 줄 서 있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3~4일 전에 예약해도 진료시간은 고작 4~5분이기 때문에 돈 있는 사람들은 외국계 병원을 주로 찾는다.

북경 위생국 관계자는 "외국계 영리병원들이 국영병원 서비스를 개선시키는 데 기폭제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 외국계 병원이 더 생겨서 영향력이 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환자의 지불능력은 천차만별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전국민이 가입하는 건강보험은 없으며 지난해 12월 의료보험시장이 개방돼 국민들은 어느 보험에나 가입할 수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한국 의사에게 현지에서 통할 수 있는 진료과목은 단연 성형외과다. SK아이캉병원의 지난 1년간 진료실적에서도 성형외과의 선전이 가장 눈에 띈다. 피부과도 유망하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산전산후 관리를 해주는 부인과, 중국의 1자녀 정책으로 귀해진 아이를 위한 소아과, 코골이수술 등 이비인후과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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