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회 강추-한국은행 지폐 도안 전면 교체키로
한국은행이 14일 위조 방지를 위해 지폐 도안의 전면 교체 방침을 발표하면서 새 지폐에 들어갈 인물로 누구를 선정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의료계와 이공계는 조선시대 과학자로 이름을 남긴 장영실(1390~1450)을 밀고 있다. 관가의 노비 출신인 장영실은 세종대왕 집권당시 뛰어난 과학적 재능을 인정받아 종삼품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 천문시계인 혼천의, 해시계의 일종인 앙부일구, 물시계인 자격루 등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지난해 2월 11일 대한영상의학회 이사회에서 결성된 '새 지폐에 우리 과학자 얼굴 모시기 운동 추진위원회'(위원장 정태섭ㆍ연세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방사선과)는 "장영실을 새 지폐의 도안으로 모시자"며 활발히 캠페인을 전개했다. 추진위는 의료계ㆍ이공계ㆍ과학계 등 각계 인사 2257명의 서명과 건의서를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총재에게 전달했다.
화폐 수집가로도 유명한 정태섭 위원장은 "외국의 경우 유로화 직전 107종의 화폐 가운데 과학자 초상화가 26종으로 24%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화폐는 전무하다"며 "이공계의 기(氣)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지폐 모델로 과학자를 채택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지폐 속 모델(세종대왕ㆍ이이ㆍ이황ㆍ이순신)은 모두 조선시대 남성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으며, 새로운 인물로 백범 김구ㆍ다산 정약용ㆍ신사임당ㆍ장영실 등이 거론돼 왔다.
한은은 1998년 365장의 위조지폐가 발견됐으나 2001년 1547장, 2002년 3016장, 2003년 3896장, 2004년 4353장 등 크게 늘고 있다며 위폐 방지를 위해 새로운 디자인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고, 재정경제부도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