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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료과오 현황과 보험위기-18

미국 의료과오 현황과 보험위기-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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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0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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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훈(재미의사/의학칼럼니스트)


언론 축복 받는 의료과오-2


JCAHO 추천

최근 의료시설 인정 합동 심사회(Joint Commission on Accreditation Health Care Organization, JCAHO)에서 발표한 감시대상 의료사고(Sentinel Event)에 대한 경고문(Alert)에 의하면, 자발적인 보고를 권고한 1996년부터 2001년 사이에 자진보고가 된 이러한 사고의 약 10%를 차지하는 150건이 `잘못된 부위수술'(WSS. Wrong-site surgery)이라고 했다.

PIAA(미국의사보험조합)에서 과거 10년간(1985∼1995년) 산하 의사 11만 명을 대상으로 한 보험회사의 의료사고배상을 조사해 봤더니, WSS에 속하는 사고배상이 331건이나 되었다. 해마다 발생하고 세인의 화제에 오르는 이러한 창피한 사고를 방지하고자 JCAHO에서는 다음 5가지 위험방지를 위한 추천을 시달한 바 있다.

1. 환자와 함께 수술할 부위를 마크(표식)할 것.
2. 확인을 위한 체크리스를 작성하여 이용할 것.
3. 수술 팀 요원은 환자와 수술부위와 시술에 관해 서로 구두로 확인할 것.
4. 이러한 확인진행과정을 모니터 할 것.
5. 바른 환자, 바른 부위, 바른 시술을 확인하기 위해서 충분한 시간여유를 가질 것.

위에서 1번은 가장 쉽고도 간단한 방법이지만, 좌우혼동을 막는데는 가장 확실한 과정이다. 어린이나 정신이 좀 얼떨떨한 노인환자의 경우는 반드시 환자보호자 입회아래 부위마크를 한다. 그러나 조사에 의하면 현재 약 60%의 외과의사만이 수술할 부위를 미리 마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JCAHO국장 닥터 Palmisano는 최근 그의 아내가 무릎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직전 그와 아내가 함께 약물 펜으로 수술 받을 무릎에 This knee, 그리고 반대쪽에 Wrong side라 적었다고 고백하며, 수술 받는 모든 사람에게 이러한 방법을 권하고 있다. 필자의 손자(9세)는 작년에 우측 undescended testicle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전에 의사가 어느 쪽 수술인지 지적 하라고 해서, 주는 펜으로 마크했다고 경험담을 자랑하고 있다.


좌우가 바뀐 다리수술


잘못된 부위수술 가운데 좌우위치가 뒤바뀐 사고율이 76%로 단연코 높고 그중 다리수술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를 앞서 소개한 바 있다. 비슷한 예를 더 추가하자면 다음과 같다.

〈예 A〉:아리조나주의 고교축구선수 A는 과거 부상한 왼편 무릎수술이 예정되었으나, 실수로 오른쪽 수술을 받았다. 법정에서는 40만 달러의 보상판결을 내렸다.

〈예 B〉: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고교육상선수 B는 왼편무릎의 찢긴 인대(torn ligament) 교정수술이었으나, 외과수련의가 수술전 처치를 오른쪽 무릎에 잘못한 탓으로 오른쪽 피부를 절개했다가, 외과의가 뒤늦게 발견하고 피부 절개를 봉합하고 난 다음 왼쪽 무릎수술을 완료했다. 오른쪽 무릎에도 수술흉터를 가진 B선수는 다리를 절고 다닌 보람이 있어, 배상금 21만 달러를 받았다.

〈예 C〉:플로리다주 N시의 정형외과의사 C는 1999년의 수술과오로 1만 달러의 벌금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 여기에 대한 주정부 조사가 끝날 무렵(2001년) 다시 사고를 저질렀다. 왼쪽 발 아킬레스힘줄(achilles tendon) 파열수술을 할 예정이었는데 환자가 엎드린 자세인 경우 다리위치는 정반대인데도 불구하고 좌우를 착각하여 오른편 발을 절개해 보니 아무런 이상이 없어 MRI 결과가 잘못되지 않았나 하고 의심했다. 그런데 간호원이 환자기록을 체크해 보니, 파열은 오른편이었다. 서둘러 왼편의 피부절개를 닫고 다른 쪽 수술을 끝마쳤으며, 나중에 환자와 가족에게 사과통지를 했다. 환자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유는 잘못 절개한 쪽 발이 불편해서 정신적 고통이 있다는 내용이다.

좌우혼동은 수술만이 아니라 일반 검사에도 흔히 있는 일이다. 예를 들어 의사과오로 병변이 없는 반대쪽 X선을 요구해도, 일반 환자는 의사를 너무나 신용하기 때문에 `반대편 검사'를 하는 이유가 있으리라 믿는데 문제가 있다고 비평한다. 고령사회에서 정신이 흐린 노인환자는 확인과정에서 묻는 말에 무조건 Yes라고 하는데도 문제가 있다.

다음은 장기별 잘못된 좌우부위수술 케이스를 더 들어본다.


좌우 신장 잘못 수술


1982년 우측신장 암 환자 J(61세)는 캘리포니아 롱비치병원에서 신장제거수술을 받았는데, 깨어보니 수술과오로 정상인 좌측신장이 제거되어 버렸다. 환자는 즉시 UCLA대학병원에 이송되어, 그곳에서 암이 진행 중인 우측신장의 80% 절제수술을 받았다. J씨는 20%만의 한쪽신장을 갖고서 여생 동안 신부전증환자가 되었으며, 13년간 장애인으로 고생한 끝에 74세에 생을 마감했다. 그가 사망한 날(1995년 3월 15일) 지방신문 부고란에 그의 병력소개와 함께 유족 아들과 미망인의 말을 적었다.

아들 말: “아버지는 수술사고 때문에 13년간 병원을 왕래하며 불편한 여생을 보내다가 떠났습니다. 사망하시기 전 아버지께서는 당신에게 불행을 가져다준 사람들(의사)을 모두 용서하시고, 미련 없이 세상을 하직했습니다”.

미망인(처)의 말: “1944년 그이가 곧 집에 돌아올 것이라고 남태평양전쟁터에서 보낸 편지를 나는 받았습니다. 그날(1944년 3월 15일) 그는 살아서 내게 돌아왔으며, 같은 날(1995년)에 내 곁을 떠나갔습니다”.

J의 노년인생은 신장기능 10%에 더하여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우측의 신장 때문에 암의 재발방지를 위해 투병하는 기간이었고, 여기 소요된 의료비도 엄청났다고 전한다. 하지만 수술 후 제기한 소송결과 그는 의료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5만6천 달러만 보상받았다. 1985년 법정판결에서 배심원들은 500여만 달러의 배상판결을 내린 바 있으나, 최종액수가 격감된 이유는 캘리포니아주의 CAP(상한액제한) 때문이다.

전번 필자의 칼럼(2003년 8월 18일)에 설명한 것처럼 캘리포니아주는 의료과오 배상액수에서 비경제분야손실에 대한 배상상한액을 25만 달러 미만으로 고정시켰다. 따라서 아픔이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비경제분야손실)이라는 배심원의 동정표는 아무 소용이 없게 된 것이다.

J는 화학요법(스테로이드 등) 부작용으로 골격장애도 생겨 거동도 불편했으며, 생존시 그는 부당한 법을 만들어 마땅히 받아야 할 보상을 못 받도록 법이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었다고 전한다.

JCAHO에서 아무리 경고해도 위와 같은 잘못된 부위 수술사고는 재발하고 있다.

최근(2003년 7월 21일) 뉴스로, 74세난 텍사스주 여자환자 M은 좌측신장암 수술을 받게 되었으나 의사의 실수로 정상적인 우측신장이 절제되고 말았다. 의사와 병원에 대한 소송이 진행중이다.


뒤바뀐 유방수술

축복받은 케이스 가운데 넘버원으로 유명한 플로리다주의 Tampa시에서 병원과 외과의는 다르지만 1998년 11월에 발생한 사고를 소개한다.

미국에 잘 알려진 그곳 Moffitt 암센터의 유방외과부장 닥터 Cox는 그날 2건의 유방암환자수술스케줄이 있었다. 첫째(A환자)는 좌측유방 근치절제수술(Radical Mastectomy)이고 다음(B환자)은 유방의 작은 덩어리 제거수술이었다.

첫번째 절제수술을 막 끝내고 나오니, 다음 환자가 Mastectomy 받고자 대기중이라는 통지를 받았다. 알고 보니 A환자가 기다리고 있었으며, Cox는 잘못 보내온 B환자에게 먼저 Mastectomy해버렸던 것이다.

수술 전에 의례 환자차트를 체크하는데, 이날만은 차트가 없어 “갖고 오라”고 해 놓고 차트도착 전에 수술을 시작한 것도 화근이었다. 66세 환자B는 왼편 유방의 작은 암 덩어리 제거수술을 받게 돼 있었으나, 외과의 실수로 인해 유방절제를 당한 결과가 되었다. 수술 후 B환자는 언론인의 접촉을 피하며, 이름을 밝히려 하지 않았고 소송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였으며, 보험회사는 일정한 타협보상금을 제공한다는 소식이다.

이름난 Moffitt에서 특히 닥터 Cox는 그곳 유명한 유방암프로그램의 창설자이자 유방암수술의 새로운 분야를 개발한 저명한 의과의사며, 지난 18년간 근 3천여 건의 유방수술을 한 실적의 소유자로 의학계에는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일단 노출된 의료과실에 대해서는 환자의 소송유무와 의사의 지위에 관계없이, 감독기관인 주정부 의료국의 처벌대상이 된다. Cox는 주 정부로부터 5천 달러의 벌금과 근신처벌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번 실수엔 여러 사람이 관여됐지만, 궁극적인 책임은 집도의인 자기에게 있음을 그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닥터 Cox 사건이후 그곳 수술실은 새 규제를 만들어, 모든 수술은 집도 전에 담당간호원이 환자 이름과 수술종류를 `큰소리'로 읽도록 했다. 서두에 적은 JCAHO 5가지 추천의 3번에 속한다.

본 사건과 유사한 의료사고는 미국의 유명병원에서도 매년 겪는 일이다.

플로리다주 의료국에서 청문한 ‘잘못된 부위수술사고’는 1999년 8건이었는데, 2000년도에는 20건으로 증가했다. 그중 하나 예를 들어보자면, 닥터 Y는 우측 샅굴 헤르니아-성형술(hernioplasty)하려다가 급히 서둘러 재차 확인 않은 까닭에 그만 환자의 반대편(좌측)을 수술해 버렸다.

실패가 교훈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일들을 공개함으로서 의사들에게 큰 도움을 기대하고 있지만, 환자생명을 위협하는 실패는 가장 달갑지 않은 교훈이라 하겠다.

유방수술과오 추가

L여인 사례: 유방암이 많은 미국에서는 40세 이상 여자는 매년 유방촬영(Mammogram)을 권고하고 있다.
미네소타에 사는 46세의 건강한 여인 M은 유방촬영에 의심나는 점이 있어 바늘생검 결과 악성도 높은 유방암으로 진단되어, 유방 근치절제수술을 받았다(2002년 6월). 그러나 회복실에서 절제된 유방병리검사소견이 정상임을 알게 되었다. 생검 슬라이드가 진짜 암환자 것과 뒤바뀐 불상사였다. 이 경우는 병리의사의 실수이나, 수술한 외과의의 책임도 면할 수 없는 일이다. M여인은 변호사에 의뢰하여 소송은 물론 언론매체에 귀빈으로 초대되어 TV의 인기프로그램 Today show, Good morning America 등 여러 곳에서 설치고 있다. 자기가 당한 불행을 여성동료들에게 알린다는 취지지만, 돈벌기 좋은 찬스도 잡은 것이다.

F여인 사례: 방년 31세의 결혼한 여인 F는 우측유방에 몽우리가 만져져서 담당의사가 병원에 의뢰했다. 생검 결과 뜻밖에도 악성도 높은 유방암으로 판명되어 절제수술 받았다. 절제 후에야 병리슬라이드가 잘못 뒤바뀐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형용할 수 없는 고민의 나날이 이어졌다. 한쪽유방을 상실한 그녀는 젊은 여자로서의 외모가 불구자가 됐다고 고민한다. 그후 성욕이 상실되고 식사할 의욕도 잃었다고 소송내용에 적혀 있다.


좌우 혼동 뇌수술

좌우혼동이나 병리슬라이드 또는 X-선 필름이 바뀌거나 또는 급히 서두는 바람에 환자가 뒤바뀌어 불행한 결과를 가져온 케이스를 열거해 보았는데, 실수의 원인과 결과의 스토리는 모두가 위에 적은 것처럼 대동소이하다.

특히 좌우수족이나 장기는 동일한 구조 즉 좌우대칭(Symmetry)이기 때문에 올 수 있는 과실이므로 비슷할 수밖에 없다.

1995년 뉴욕의 Sloan-Kettering 암센터에서 발생한 사건을 들어본다.

그곳 신경외과과장 닥터 Arbit는 X-선이 다른 환자와 뒤바뀜으로써, 좌측대뇌수술대신 우측 뇌수술을 해버렸으며 수술 얼마 후 환자는 사망했다. 사람의 두뇌는 좌우대칭이 아닌데도, 그리고 신경증상이 반대편인데도, 이러한 실수가 일어났던 것이다.

이 사건은 여러모로 뉴스의 각광을 받은 축복케이스가 되었다. 환자는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의 모친이고, 이러한 사고가 세계에서 으뜸가는 암센터의 과장에 의해서 생긴 과오이기 때문이다. Arbit는 암센터에서 추방되고, 센터는 가족에게 몇 백만 달러의 타협배상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주정부는 Arbit에게 1년간 면허제한(감독하의 의료행위 허용)과 1만 달러의 벌금처벌을 부과했다. 그후 Arbit는 뉴욕 Staten Island 대학병원 신경외과과장으로 취임했으나, 4년 후 다시 비슷한 수술사고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번에는 오른쪽 소뇌수술 대신 왼쪽수술을 한 것이다. 2001년도 그에 대한 뉴욕주의 의료사고청문위원회(위원 과반수가 의사임)에서 Arbit의 어처구니없는 잇단 실수를 문책하고, 3년간 면허증을 임시 정지하는 처분을 권고했다. 그러나 주 정부 의료국은 여기에 불복하고, 면허취소라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수를 되풀이하는 의료인은 사회를 해치는 악인이며, 악인은 매장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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