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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적 담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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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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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훈(재미의사/의학칼럼니스트)


한 모금에 10년을 버리시겠습니까?


2004년 6월 26일자 BMJ에 영국 옥스퍼드대학 Richard Dole명예교수팀이 발표한 '흡연과 사망률에 관한 전향적 코호트 역학조사'라는 논문에서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10년 이상 일찍 사망한다"고 결론지었다. 이 논문은 1951년 이래 50년에 걸쳐 영국남자의사 3만4,439명을 대상으로 계속 추적 관찰한 연구결과다. 그리고 이번 호 BMJ가 출간(출간일자보다 1주일 앞선 6월 19일)되자마자 영국의 언론과 BBS는 이 톱뉴스를 연일 세계에 보도했고, 한국에서도 특종기사로 나온 줄 안다.

흡연이 수명을 10년 이상 단축시킨다는 학설은 결코 새로운 사실이 아니며, 미국폐장학회(ALA)에서도 흡연이 여자의 경우 14.5년, 남자는 13.2년간 수명을 줄인다고 발표한바 있다.

그러나 이번 영국연구는 반세기라는 장구한 시일에 걸쳐 의학적인 면에서 제일 신빙할 수 있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가장 가치 있는 과학적인 연구조사결과라 하겠다. 그래서 "담배가 생명을 10년 이상 단축시킨다"라는 확증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필자는 오래전 담배해독과 관련해서 장황한 담배시리즈를 쓴 바 있다. 이번에 필자는 전번 글과의 중복을 피하면서 이번의 BMJ의 일부를 요약해 소개하고, 미국의 흡연현황과 아울러 국민금연을 위한 의사로서의 역할을 논하려 한다.


흡연자 수명 10년 단축

흡연자와 비흡연자 할 것 없이 근 3만5천명의 영국남자의사들을 연구대상으로 한 흡연습성조사팀은 지난 50년간 주기적으로 꾸준히 의사들을 접촉하고 흡연습성의 변화유무를 체크하고 기록했으며, 만일 사망자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완전한 의학정보를 수집했다. 이 연구에서 처음으로 흡연과 폐암의 상관관계를 정립했음을 참고로 알린다.

논문의 요점은 다음 도표 설명과 같다.

<도표 1A>는 1900∼1930년 사이에 출생한 영국 남자의사의 계속흡연자(흡연자라 약칭함)와 평생비흡연자(비흡연자라 약칭함)에서, 35세 이후 매 10년 간 잔여생존율(%)이다.

도표에서 보듯, 흡연자생존율은 60세에서 81%이나, 비흡연자는 10년 많은 70세에서 같은 율(81%)이다. 또한 흡연자는 70세에서 58%이나, 비흡연자는 10년 많은 80세에 비슷한 59%이다. 즉 이 그래프는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10년간 수명이 단축됨을 알려주고 있다.

<도표 1B>는 3개 출생세대별(1900∼1909, 1910∼1919, 1920∼1929년도 출생)로 본 흡연자와 비흡연자에서 35세 이후 매10년 간 잔여생존율(%)이다.

가장 위의 도표의 1910년 이전 출생자에서, 70세 사망률은 흡연자가 42%(점선 70세의 생존율이 58%이므로 사망률은 100-58〓42%임)이고, 비흡연자의 사망률은 24%(100-76)로 흡연자사망률이 약 2배(42대 24)나 더 높다.

그리고 가장아래 도표의 1920년 이후 출생자의 70세 사망률은 흡연자 43%(100-57)와 비흡연자 15%(100-85)로, 흡연자가 약 3배(43대 15)나 더 높다. 이렇듯 후세대 흡연자의 예후(사망률)가 훨씬 나쁜 현상을, Dole 교수는 2차대전 이후 영국을 휩쓴 흡연풍조의 악영향으로 당시 젊은이의 조기흡연과 과다흡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금연은 젊었을 때 하라


<도표 1C>는 60세까지 생존한 흡연자와 비흡연자별로 19세기 말 출생자(1851∼1899년)와 20세기 초반 출생자(1900∼1930년)에서, 매 10년 간 잔여생존율(%)이다.

두세대의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예후를 비교하면 20세기초반 출생한자(오른쪽 도표)에서 양자의 격차가 나타남을 볼 수 있다. 즉 90세 잔여생존율은 비흡연자가 5배(26대 5)나 높고, 80세에서도 2배(65대 32)나 된다. 그러나 19세기 말 출생자(왼쪽 도표)에서는 차이가 훨씬 좁다(13대 5와 45대 31). 현대의학의 건강혜택을 현대의 비흡연자는 크게 누리고 있어, 생존율에서 흡연자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와함께 30대(25∼35세)·40대·50대·60대(55~64세)의 연령별 금연시기에 따라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계속 흡연자는 수명 10년 단축함).

30대에 금연하면 평생비흡연자와 수명(생존율)이 동일하고, 40대에 금연할 경우에는 비흡연자보다 수명이 1년 줄며, 50대에 금연할 경우에는 수명이 4년 단축, 그리고 60대에 금연하면 수명이 7년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젊어서 금연하면 수명대로 살 수 있다.

연구팀은 1951년 이래 지구상에서 이미 1억명의 인구가 담배로 인해 사망했음을 환기시키고, 흡연사망에 관한 연구는 이것으로 종결될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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