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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눈물

소년의 눈물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4.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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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서승, 서준식, 서경식 형제를 아시는지요? 저는 얼마전 비스듬히 누워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TV 책을 말하다'라는 프로그램에 눈이 딱 멈추었습니다. 얼마전 '서준식 옥중서한'을 읽고 아주 깊은 감동을

제일교포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7년을 복역하고도 사상전향서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다시 10년을 독방에서 지내야 했던 서승, 서준식 형제. 서승은 고문에 못이겨 자살을 기도하여 얼굴과 손에 흉측한 상처를 가지게 됩니다. 이 책은 1995년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식민통치 때문에 강제로 식민지에서 태어나 자신의 언어를 빼앗기고 일본어를 모어로 사용해야했던 사람이 쓴 책이 '빼어난 일본어 표현'으로 상을 받게 되었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서경식은 수상 인사말에서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반대하고 일본의 우익 사상을 반대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일본어로 사고하고 일본어로 표현해야하는 자신을 '언어의 감옥'에 갇힌 수인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춰서지 않고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연대하여 '보편적 인간'에 다가서려는 지난한 노력을 합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책에 대한 기억을 담담히 써내려갔는데 그의 문체는 부드럽고 약한 것을 사랑하는 사람의 글이라는 느낌이 옵니다. 어린 시절의 꿈이 부자집에서 태어나는 게 아니고 평범한 일본인의 자식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대목을 읽으니 가슴이 찡해왔습니다. 그가 소개한 책중에 읽어보고 싶은 책은 '하늘을 나는 교실'(에리히 케스트너),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프란츠 파농)이었습니다. 하늘을 나는 교실은 초등학교 고학년인 큰 아이하고 함께 읽고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문맹이었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 중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습니다. "응석받이였던 나는 초등학교 3,4학년 때까지 어머니 곁에서 잠들곤 했는데, 어머니가 나에게 책을 읽어주신 기억은 없다. 유년 시절 조선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어머니는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학교에 다닐 수 없었고, 그로 말미암아 오랜 동안 글을 읽지 못하셨다. 그런 어머니를 대신하여 내가 책을 읽어드렸다.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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