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연구소탐방5 CJ제약연구소, CJ, '방법'에 들어가다
제약연구소탐방5 CJ제약연구소, CJ, '방법'에 들어가다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4.07.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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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개월간 CJ제약사업본부 직원들은 3명의 본부장을 맞이해야 했다.2001년부터 이곳의 수장을 맡아온 이동일 본부장이 CJ의 신규사업 담당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홍창 본부장이 그 자리를 대신했고, 불과 4개월후 김 본부장은 이장윤 부사장에게 제약사업본부장의 자리를 넘겼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6개월간 벌어진 이런 '변화'의 마무리가 CJ제약연구소의 총괄책임자인 이장윤 부사장이 본부장을 겸임하는 것으로 끝났다는 점이다.


물론 영업이나 마케팅 즉 전문경영인 출신이 아닌 '연구소'출신 임원이 경영을 책임지는 스타일이 처음있는 일은 아니다.하지만 그리 흔한 일도 아니다.문제는 그 의미가 무엇이겠느냐일 것이다.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CJ주식회사 최고경영진들이 내리는 판단이니 그 의중이야 기자가 알 바는 아니지만, 이를 두고 '좋은 징조'니 '그렇지 않느니'하는 추측이 난무한 것만은 사실이다.

좋게 해석하면 'R&D에 목숨건다'는 뜻이요, 우려섞인 의미로 해석하면 '회사가 제약사업에 뜻이 있긴 한거야?' 정도 되겠다. 이에 대한 예측은 조금 뒤로 미루기로 하고 우선 CJ제약사업본부와 관련된 최근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지난 28일 CJ주식회사는 한일약품을 인수하고 대표이사에 이동일 전CJ제약사업본부장을 임명했다.그동안 국내 제약사간의 M&A에 대한 불가피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지적해왔으나 여러가지 이해관계와 사정으로 인해 실천에 옮겨지기는 힘든 문제점이 제기돼왔다.

이에 국내 매출 5위권의 CJ가 M&A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는 점은 의미깊다고 할 수 있다.한국제약협회 연구개발위원회 위원장인 정유섭 화일약품 상무의 말을 들어보자."세계 굴지의 제약사들은 효과적인 M&A를 통해 막대한 개발비를 절감하고 재무구조를 건실히 하고 있다.

GSK·아스트라제네카·노바티스 등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서로 보완관계에 있는 연구 프로젝트를 가진 회사들간의 M&A는 확실한 장래를 약속한다." 이 정도는 너무나도 당연한 말씀일 수도 있겠다.그는 또 이렇게 부연한다."어떠한 형태의 합병이 되던 시행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알고 있으나 시행하지 않는 것은 몰라서 시행하지 않는 것보다 더 문제가 있다."


2010년 CJ는 GLOBAL ONLY-ONE 신약개발로 국내 1위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또한 향후 5년 안에 생명과학 분야에서 세계상위권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방법은 바로 '세계화'를 통해서다.CJ제약연구소는 발효 기술 등 장기간 쌓인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약과 바이오 분야에서 R&D에 기반을 둔 세계 상위권 연구소로 진입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올해 매출액의 10%인 250억원 규모의 연구비 지출과 120여명의 전문인력으로 백신·순환기·조혈제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장윤 본부장은 "외국 굴지의 다국적제약사들도 블록버스터의 장단점을 분석, 새로운 형태의 약을 출시하여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방향에 집중하고 있다.안정성이 입증돼 있다는 점에서 비용절감이 가능하며 우리 현실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해외 제약동향을 면밀히 살펴 틈새를 찾아내는 일을 게을리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또한 '세계화'라는 화두에 관해 그는 "국내 연구방향의 핵심은 기술을 해외에서 인정받는 것이다.국내 연구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교·타기업·바이오벤처사·해외기업 등과 손을 잡아 리스크를 줄이고 연구비의 규모를 늘려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글로벌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고 제시한다.

이장윤 본부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영업사원을 거쳐 미국 유수의 제약사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연구원의 사회적 사명감'을 강조하며 '실험실간의 벽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는 '세계화'를 행동에 옮기는 것은 그것을 제시하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 '결정을 내리는 능력',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끊을 것인가를 알고 결정하는 능력'이라는 측면에 성패가 달려있으며, 또한 CJ가 가진 최고의 국제적 네트워킹과 정보력을 이용한다는 측면에서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다고 말한다.

또한 CJ제약사업본부의 사업방향에 대해 "한일약품의 인수는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그 쪽의 해외 라이센스 네트워크와 생산설비 및 인프라의 강점과 CJ의 우수한 R&D 능력, 안정적인 재무구조, 그리고 우수한 해외 판매망을 결합하여 강한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것이다.또한 지속적으로 M&A를 통한 볼륨확대의 기회를 찾을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이쯤되면 최초에 제기된 질문은 어느 정도 해결된 셈이다.CJ는 '글로벌 대형제약사'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몸집 키우기를 바탕으로 투자여력을 키우고 특유의 연구력을 바탕으로 다각적인 제휴, 아웃소싱을 통한 세계적 블록버스터의 개발.그렇다 CJ는 제약을 키우려는 것이다.


CJ가 본격적인 '방법'에 들어갔다는 점은 국내 제약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희망적인 일이다.또한 타기업들에게 제시하는 의미도 크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CJ의 M&A를 통한 규모키우기 전략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측면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물론 M&A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작은 회사를 '인수'하는 형태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회사이름에 두 개의 사명이 동시에 올라가는 우호적 합병, 작은 의미로는 기업간 프로젝트의 공유(컨소시엄 구성) 등도 같은 맥락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지적이다.
하지만 '내 것에 집착'하고 기업의 가족간 소유개념이 확실한 국내 산업환경에서 이런 일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타 제약사들이 이런 대세속에서 '알고는 있지만 실행하지는 못하는' 동안 대표적인 대기업 제약사인 CJ와 LG를 포함한 몇몇의 제약사들이 향후 5년, 10년 안에 국내 제약계를 평정하고 다국적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 하다.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근처 건물 꼭대기 전광판에는 CJ의 기업광고가 24시간 방송되고 있다.퇴근하고 그룹사운드에서 기타를 치는 어느 CJ직원, 그리고 주말마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팔꿈치 상처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어느 여직원.누군들 그렇게 살고 싶지 않겠나? 그렇게 놀 땐 놀고 일할 땐 일하는 멋진 청춘은 CJ라는 좋은 회사에 취직하면 당신도 이룰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하지만 그렇지 못한 다른 청춘들은 그냥 고개 높이 올려 부러운 듯 쳐다볼 수 밖에.

국내 제약사 직원들을 만날때마다 가장 많이 듣는 말 '국내 제약사 사정 알잖아요', '매출규모가 얼마나 차이나는데…', '그 쪽 R&D 규모는 우리 매출보다 커요' 란 푸념섞인 코멘트만 던지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CJ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그냥 우리가 노는 거 쳐다보면서 '즐기세요~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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