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연구소탐방3 한미약품연구센터, '약은 오케스트라와 같은 것...'
제약연구소탐방3 한미약품연구센터, '약은 오케스트라와 같은 것...'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4.06.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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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약계 신문 제약면은 노바스크의 '개량신약' 관련 뉴스들로 도배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와중에 한미약품 연구소를 다루다니….불필요한 오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지난 연구소 탐방 1,2편을 관심있게 읽으셨다면 3편도 오해없이 무난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모디핀 이야기도, 노바스크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엔 힘 좀 더 줬다.

솔직한 얘기들 많이 나온다. 연구소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 '소장님'과의 술잔이 오갔던 두번의 만남속에서 우리는 한국 제약산업에 대한 조금은 희망적인 접점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다음은 그런 이야기들의 일부이다.
 

얼마전 모인터넷신문에서 약사들을 대상으로 제약회사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내용이 공개됐다. 특이한 점은 바로 '한미'는 어느 항목에나 등장한다는 것. 대부분 좋은 항목에서 상위권이지만 부정적인 곳에서도 절대 빠지지 않았다.왜 이런 일이 생길까?

한미를 보면 마치 조직에서 튀는 사람, 그래서 욕도 먹고 상도 타는, 그렇게 좌충우돌하는 젊은 직원이 떠오른다. 한미에 대한 업계의 대표적 이미지는 '제네릭 회사'가 아닐까 싶다. 물론 영업 스타일 등 다른 것을 떠올릴 수도 있겠으나 여기는 '연구소탐방'이란 점을 잊지말자. 이에 대해 이관순 연구센터장은 이렇게 얘기한다.

"제네릭이라….80년대는 외국에서 원료사다가 찍어 파는 것이 제네릭이었다. 우리는 원가가 더 들더라도 원료를 직접 만들려고 노력해왔다. 오리지널을 수입하지 않고, 개량신약에 투자했다.20년이 지났다. 현재 스코어를 보라.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기술과 원료를 수출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제네릭에서 조금 더 나아간 정도에 불과하다.

우선 파이를 키워야한다. 이익을 창출해 연구로 돌려야한다. 모두들 신약 만들겠다고 하지만 과연 무엇이 선행되어야할 단계인지 깨달아야한다. 10년후 1조대를 넘기는 회사와 1,000억대 한계에 부딪힌 두가지 종류의 회사로 양극화될 것이다. 우리는 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단계를 밟아 그날을 준비하는 것이다."
 

한미약품 홈페이지에 연구개발현황이란 메뉴를 쳐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신약개발 및 생명공학 분야의 강화와 개량신약 및 First Generic 확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거 다하자는 겁니까?'
"굳이 말하자면 개량신약에 50, 제네릭에 20, 신약 연구에 30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현실성없이 '우리는 신약만 한다'고 하지 않을 뿐이다. 회사는 이익창출을 해야 한다. 문제는 어디서 이익창출을 해서 어디다가 쓰느냐이다. 그동안 우리 회사가 창출한 이익으로 얼마전 국내 제약업계 최대의 연구센터를 완공했다. 이제 팔걷어 부치고 연구에 투자하는 것이다"

현실적인 대답이다. 명분보다는 실속이다. 이제 그 업계최대의 연구소가 완공되었으니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면면을 훑어보자('전하는 말씀' 되겠다).

한미약품 연구센터는 국내 제약업계 최대의 연구소다. 연면적 3,000평규모로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이다. 한미약품은 기흥 연구센터를 완공하고 차별화된 신약개발 역량의 강화 및 개량신약의 글로벌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그래서 올해 R&D비용에 180억원(전년대비 28%상승·매출의 6,2%)을 투자할 계획이며, 2005년까지 회사 최초의 세계적 신약 창출, 2005년 이후에는 2년에 1종씩 신약을 지속적으로 창출한다는 목표로 한미약품이 세계적인 제약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끔 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관순 소장은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석사를 취득하고 바로 한미약품에 입사했다. 그리고 21년간 한 회사에 근무중이다. 그가 갖고 있는 약에 대한 생각이 바로 한미약품의 그것과 같다고 봐도 될 듯하다. 현재 원료의약품 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그가 바라보는 약이란 무엇일까?

"약은 오케스트라와 같은 것이다. 모든 연구 분야가 각자의 역할을 맡아 이루어진다. 사회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지만, 의약연구분야는 더더욱 그렇다. 아모디핀을 연구할 때도 그랬다. 정말 작은 부분이지만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연구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다 준다. 외국의 모회사는 몇십억불을 쏟아부었던 기대주 신약이 FDA승인 직전 작은 오류가 발견돼 막대한 손해를 보기도 했다. 약이란게 그런 것이다."

"약이 탄생하기 까지는 15년이 걸린다.15년동안 시장·병의 패턴은 엄청나게 달라진다.그래서 많은 물질이 중간에 드롭된다.15년후, 그것도 전혀 알 수 없는 질병과 환자의 패턴을 읽으며 가는 일.그것이 약의 개발이다.이렇게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선진국에서 제약산업은 아직 유효하다.
미국·유럽이 자국의 주력산업으로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개도국에 넘기는가를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왜 유럽이 통상협상에서 의약지적재산권을 전면에 내세우는가를 생각해야 한다.그래서 우리는 약을 연구한다.약은 건강일 뿐아니라 우리의 미래다."
 

1993년 쥬라기공원을 보고 충격을 받은 사람이 있었다. 그 이름 심형래. 그는 이렇게 외쳤다. "언젠가 우리도 쥬라기공원 같은 위대한 영화를 만들고 말리라" 그는 용가리를 만들었고,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한미가 특허만료만 대기하고 있다가 재빠르게 제네릭 판매만 열을 올린다고, 제네릭 경쟁은 진흙탕 싸움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 5월 24일자 '청년의사' 1면을 보라. '신약은 있다. 매출은 없다'. 정말 요점만 간단하게 정곡을 찌르지 않는가? 하지만 제목만 보고 내용은 읽지 말라. 우리나라 신약매출이 없는 이유는 모두 정부와 의사 때문이라고 투덜거리는 내용이니까.

'공룡은 있었으나 역시 관객은 없었던' 용가리가 신기술에 정부지원이 열악했고, 국민들의 애국심이 없어서 실패했다고 투덜거렸다면 지나가는 강아지가 웃었을 것이다. 시장은 냉혹한 거다.

아모디핀이 좋다면 쓸 것이다. 마치 '친구'를 문성근이 국산영화 살리자고 호소해서 본 게 아닌 것처럼 말이다. 물론 최소한의 방어막은 유효했다. 하지만 핵심을 보자. 한국영화는 연출, 촬영기법 심지어 배급방식까지 헐리우드 매뉴얼에 근간을 두고, 거기에 우리의 정서, 소재를 덮어 우리식으로 '개량'한 것이다.

그리고 국내에서 원조 '헐리우드'를 이겨내고, 세계시장 진출의 여건을 다져나가고 있다. 처음부터 쥬라기공원 만들겠다고 큰소리치던 심모감독만 위대한 게 아니다.

여기에 미우나 고우나 한미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이유가 있다. 이제는 우리의 제네릭들도 혹은 개량신약들도 노바스크를, 또 아마릴을 국내에서만이라도 이기는 시대에 돌입해야 한다. 그리고 그때서야 우리는 진실로 세계적인 신약을 논할 자격과 여건을 갖게 될 것이다. 이들을 어찌 공룡시체을 뜯어 먹는 하이에나라고 부를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아모디핀이 꼭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아모디핀이 이관순 소장의 말처럼 정말 좋은 약이길 바란다. 그래야 언젠가는 진짜 우리 손으로 쥬라기공원 아니, 노바스크를 만들어 내는 날이 오지 않겠는가?
영화와 약이 어떻게 같냐고? 노바스크를 블록버스터라 부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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