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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전 장기간 금식지침 타당한가

수술 전 장기간 금식지침 타당한가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4.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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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A씨와 B씨는 내일 수술을 앞두고 있다. 오전 10시에 수술받을 예정인 A씨에게 의사가 와서 "다음날 수술받을 환자는 자정부터 물을 포함해 아무것도 먹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A씨는 내일 아침을 먹을 수 없다.

반면 B씨의 수술은 더 늦은 오후 2시다. B씨는 '자정부터 아침과 점심 두끼를 걸러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벌써부터 허기가 진다. 그런데 간호사가 와서 "수술 후 8시간은 금식"이라고 말한다. B씨는 결국 하루 종일 굶어야 한다.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마취 전후 음식물의 폐 흡인을 방지하기 위해 환자에게 수술 당일 자정 이후 금식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있다. 그 결과 수술시간에 따라 금식 기간도 다르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액상음식물의 위 배출시간은 약 2시간 정도이고, 수술 3시간 전까지 내용물 없는 수분의 섭취는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민경대 교수(정형외과)는 "환자의 상태나 수술시작 시간 등을 고려하지 않은 금식지침은 비합리적"이라며 "개별 환자에 대한 배려 없이 일률적으로 내리는 금식지침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금식과 관련된 환자의 만족도와 맑은 유동식을 적용한 후의 만족도를 비교해 새로운 금식지침을 마련할 목적으로 2003년 2월~10월까지 수술 환자 1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대용식으로는 쌀미음·그린비아·오렌지쥬스·물김치국 등의 유동식을 사용했고, 첫 수술 환자를 제외하고 수술 약 3시간 전에 먹을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대용식을 적용한 경우 전반적인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술 전후 금식일정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이뤄진 경우 환자의 심리적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의학적으로 액상음식물의 위 배출시간은 약 2시간 정도이고, 수술 3시간 전까지 내용물 없는 수분의 섭취는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대용식의 문제점으로는 '맛이 없다' '양이 적다' '맛이나 양에 비해 비용이 비싸다' 등이 많이 지적돼 앞으로 맛있고 환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용식의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 교수는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지난 19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서 열린 '통증없는 병원' 선포식 및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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