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7 13:15 (토)
의협회장 도전장 낸 마이너리티 "한국의료, 이대로는 공멸"

의협회장 도전장 낸 마이너리티 "한국의료, 이대로는 공멸"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4.01.11 13:03
  • 댓글 8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운용 인의협 부산경남 대표, 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출마 선언
"모든 의료기관 무한경쟁, 현 체계 비정상...의사 품위·환자 안전은 뒷전"
"의협, 권익단체 벗어나 민주적인 전문가단체로 탈바꿈, 의료개혁 나서야"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정운용 외과 전문의(전 큐병원 공동원장)가 11일 서울 중구 정동  프라치스코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의사협회의 퇴행에 누군가 균열을 내지 않으면 의사로서,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너무 슬픈 일이라고 생각된다. 정운용 후보자의 이번 도전이 민주적인 의협, 국민과 함께하는 의협에 한걸음 아니 반걸음이라도 내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교수 지지발언)

정운용 전문의가 11일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정 전문의는 1964년생 인제의대를 졸업한 외과의사로 경상남도공보의협의회 부회장, 부산백병원 전공의협의회장, OK오병원 공동원장, 큐병원 공동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 대표, 부산 노숙인진료소 소장, 의료민영화 저지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부산운동본부 공동대표,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반대 부산운동본부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전문의는 어찌보면 의료계의 소수자다. 처음 의사가 됐을때부터 지금까지 인의협 회원으로 활동하며 해고노동자들의 고공농성과 단식투쟁 현장지원에 나설 정도로 노동사회 문제에 깊게 몸 담았고, 의료계 안팎에서 여전히 논쟁적 주제인 공공의료 강화, 주치의 제도 도입, 의대정원 증원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그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그런 그가 의협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이유는 뭘까? "지금의 의사협회로는 의사와 국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고 했다. 의료개혁의 동력으로서다.

"우리나라는 행위별수가제에 기초해 모든 의료기관이 무한경쟁하고 있다. 극히 비정상"이라고 짚은 정 전문의는 "의료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은 부족하고 그 틈을 보험자본과 병원자본이 잠식해 이들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의료의 왜곡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전문의는 "이대로 가면 개원의까지도 자본에 종속될 것이 뻔하다. 그 다음은 돈벌이만 남게 되고 의사집단의 품위, 환자의 건강, 국민의 안녕은 부차적인 것이 될 것"이라며 "지금의 의료체계는 지속가능성이 낮고 일대 개혁이 불가피하다. 의협을 민주적인 전문가 단체로 탈바꿈,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얻고 그 힘으로 의사와 국민 모두가 행복할 의료개혁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각의 현안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등록제에 기반한 주치의제로 시작해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고, 수가체계도 검사료와 재료비가 아닌 의사의 노동에 대한 가치를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실손보험에 대한 환자정보 제공을 금지하고, 비대면진료를 저지해야 한다. 수도권 대형병원 분원설립도 되돌려야 한다"고 밝힌 정 전문의는 "의사의 노동시간과 강도를 줄여 의사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의사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제 42대 대한의사협회장 출마를 선언한 정운영 전문의를 비롯한 의사들이 기자회견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제 42대 대한의사협회장 출마를 선언한 정운영 전문의를 비롯한 의사들이 기자회견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이어 "이제까지 의사협회는 전문가단체보다 권익단체 성격이 너무 강했다. 이래서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짚고 "의협의 모든 주장과 실천의 중심에 전문가단체라는 성격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부적으로 더 많은 의사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논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외부적으로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국민과 의사의 간격을 좁혀나가는 노력을 통해 민주적인 전문가단체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협회 의사결정 구조 개선방안으로는 "회비납부와 상관없이 모든 회원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대의원회의 구성과 논의구조를 개편하며, 광역시도의사회장 선거는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꾸야 한다"며 "의사사회 내 성차별적 관행을 극복하고 더 강도높은 선제적인 자정작용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출마기자회견에는 고경심 살림의원 산부인과 원장, 조홍준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정일용 경기도의료원장,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임정균 부산의료원 전공의, 하정은 부천시민의원 의사 등이 참석해 정 전문의의 의협회장 출마를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