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7 13:15 (토)
화이자 주1회 '성장주사' 엔젤라, LG화학과는 다르다?!

화이자 주1회 '성장주사' 엔젤라, LG화학과는 다르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3.09.14 20:1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증서 비교적 좋은 평가…'생산 중단' 유트로핀 플러스와 비교
임상 통증 적게 나온 주사 굵기 32G 선택 '통증에 공 들였네'
어린 환자·긴 치료 기간 "순응도 높이기에 큰 역할" 기대

한국화이자제약의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GHD) 치료제 엔젤라(소마트로곤) 제품 사진. ⓒ의협신문
한국화이자제약의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GHD) 치료제 엔젤라(소마트로곤) 제품 사진. ⓒ의협신문

한국화이자제약의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GHD) 치료제 엔젤라(소마트로곤)가 주1회 치료제 '통증 이슈'에서 비교적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어, 최근 생산을 중단키로 한 LG 화학의 유트로핀 플러스와는 정반대의 행보가 예상된다.

엔젤라는 이달부터 급여권에 진입, 성장호르몬제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성실하게 맞을수록 효과가 좋은 성장호르몬제 특성상 매일 맞아야 하는 데일리 주사제보다는 주1회 주사제가 큰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엔젤라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주1회의 투여간격.

국내에서 주로 처방되는 성장호르몬 제제는 LG화학의 유트로핀(성분명 소마트로핀)과 동아제약의 그로트로핀(성분명 소마트로핀) 등이다. 이들은 모두 1일 1회 투여해야 한다. 

채현욱 연세의대 교수(소아청소년과) ⓒ의협신문
채현욱 연세의대 교수(소아청소년과) ⓒ의협신문

채현욱 연세의대 교수(소아청소년과)는 14일 엔젤라 보험급여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환자의 치료 순응도는 소아환자의 키 성장 속도와 선형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순응도가 높아야 키가 큰다는 얘기"라며 "대상 환자가 대부분 어린아이들이기 때문에 주사에 대한 공포감이나 내적갈등이 더 클 수 있다"며 주사 간격을 늘린 엔젤라에 대한 기대효과를 짚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대부분 어린 소아에서 진단·치료하게 된다. 또 성장판이 닫히기 전까지는 계속 치료받을 수 있다. 투여를 중단할 경우 다시 결핍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치료기간이 수년에서 10여년이 걸리기도 한다. 긴 기간만큼 매일 주사를 투여해야하는 부담 역시 더 클 수밖에 없다.

실제 일주일에 하루 이하로 투여를 놓친 환자가 일주일에 3일 이상 투여를 놓친 환자군 대비 더 좋은 키 성장 속도 표준편차 점수를 보였따는 연구결과도 있다. 꾸준한 투여만이 '큰 키'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는 의미다.

투약 기간을 높인 주1회 주사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통증'이다.

채현욱 교수는 "제품 이름을 말할 순 없지만 국내제약사에서 나온 주1회 주사제가 있었다. 하지만 통증문제로 인해 대중화가 되지 못했다. 시판이 중단되는 정도까지 이르렀다"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증은 주요한 이슈"라고 짚었다.

해당 제품은 LG화학의 유트로핀 플러스. 당사에서는 펜제제로의 수요 변화와 생산 공장의 시설 노후화 등을 중단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통증'으로 인해 선택받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맘카페 등에 해당 제품을 검색해보면 통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엔젤라 역시 3상 임상에서 통증을 호소하는 정도가 매일 투여해야 하는 주사제와 비교했을 때 높았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채 교수는 "연구 디자인 자체가 오픈라벨 연구이기 때문에 통증 호소 빈도·강도가 더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3세∼12세 정도의 아이들 반응을 주관적 반응으로 기록하게 돼 있는데 견딜만한 정도로 표현했다"며 "주1회 제형이기에 더 아픈 것은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이정도로 좋나?'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관심있게 본 부분"이라고 전했다.

3상 임상 결과에서도 엔젤라 투여군의 이상반응 발생률은 소마트로핀 투여군과 유사했다. 투사부위 통증을 포함해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증 또는 중등도였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를 중단한 환자의 비율은 1%미만이었다. 주사 부위 반응은 주로 치료 첫 6개월 동안 발생했고,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증도가 감소했다.

엔젤라의 주사 굵기는 31G와 32G 두 가지.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32G만을 출시했다. 임상 결과에서 통증이 가장 적다고 나온 것을 선택·출시한 것이다. 그만큼 '통증'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얘기다.

투약기간을 늘린 만큼 통증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부분. 화이자는 엔젤라의 통증이 임상에서 높게 나왔다는 점은 인정했다. 양측이 일주일 7회 vs 1회 투여로 측정 방식이 달랐음도 설명했다.

정성범 화이자제약 의학부 이사 ⓒ의협신문
정성범 화이자제약 의학부 이사 ⓒ의협신문

정성범 화이자제약 의학부 이사는 "데이터 모집 시, 엔젤라는 1주일에 1번만 카운팅을 했는데 소마트로핀 투여 군은 일주일 중 가장 통증이 높았던 한 번만을 카운팅했다. 이에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 수 있다"며 "통증 임상이 엔젤라가 조금 더 높다"고 고백(?)했다.

다만 "이미 쓰고 있는 나라들에서 통증이 문제가 됐던 적은 없다. 생각처럼 통증 문제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서 나왔던 주1회 주사제의 통증 이슈가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효과면에서는 어떨까.

엔젤라는 3상 임상연구를 통해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소마트로핀)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12개월 투여시점에서 엔젤라 투여군은 1년에 10.10cm,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 투여군은 1년에 9.78cm로 두 제제 연간 키성장 속도 차이는 0.33cm(95% CI: -0.24, 0.89)였다.  

채현욱 교수는 "엔제랄 3상 임상의 경우 우월성이 아닌 비열등성을 보여주는 연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엔젤라군의 데이터가 더 우수했지만 '더 우수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다만 비열등성은 확실하게 입증했다"고 정리했다.

성장결핍증 환자의 경우, 1년에 4cm 미만으로 떨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속도는 더 떨어진다. 3상임상에서 소마트로핀과 엔젤라 모두 2배 이상 더 속도를 높인 셈이다.

엔젤라 3상 임상연구는 2017년 4월에서 2019년 8월까지 한국을 포함해 21개 국가에서 이뤄졌다. 사춘기 이전의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 환자 228명이 대상이었고, 다기관·무작위배정·공개라벨 형식으로 진행했다. 참여 환자는 224명으로, 주 1회 엔젤라 투여군(0.66 mg/kg/week)과 소마트로핀 투여군(0.034 mg/kg/day)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엔젤라 급여 적용 기준은 △3퍼센타일 이하의 신장이면서 △2가지 이상 성장호르몬 유발검사로 확진되고 △해당 역연령보다 골연령이 감소된 만 3세 이상 성장호르몬 분비장애 소아환자다. 

매일투여 성장호르몬제에서 엔젤라로 전환하는 환자의 경우, 매일투여 성장호르몬제의 마지막 주사 후 다음날 주 1회 투여요법을 시작할 수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