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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조숙증, 조기 발견·조기 치료 핵심"

인터뷰 "성조숙증, 조기 발견·조기 치료 핵심"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8.2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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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서 키탑소아청소년과의원장 "치료 시기 놓치면 '키 손실' 초래"
성조숙증 막으려면 정크푸드 섭취 줄이고 운동량 늘려 체지방 억제해야
식습관·생활습관 개선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도록 동기부여 필요

■ 윤종서 키탑소아청소년과의원장
■ 윤종서 원장(서울 송파구·키탑소아청소년과의원)

"살은 키로 가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과체중 및 비만 아동이 늘면서 이른 사춘기와 연관된 성조숙증에 대한 관심도 높다. 성조숙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키손실이 일어나고, 소아청소년기 과체중·비만은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비알코올성지방간 등의 동반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아이들의 성장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들도 세심히 살펴야 한다.

최근 대학병원을 근무를 마무리한 윤종서 원장(서울 송파구·키탑소아청소년과의원)의 개원 의미는 남다르다.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 폐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디딘 발걸음이라 더 그렇다. 

"아이들의 성장에 대한 흐름을 제대로 설명해주는 진료는 쉽지 않다. 잘못된 정보도 매우 많다. 부모들은 혼란스럽고 아이들은 힘들다. 대학병원보다 문턱이 낮은 동네의원에서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돕고 싶다."

성조숙증은 여아는 만 8세 이전,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사춘기가 시작되는 것을 이른다. 여아는 가슴에 멍울이 생기면서 발달하고, 남아는 고환 크기가 4㎜ 이상이며, 남녀 모두 피지분비가 늘면 사춘기 시작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남아의 경우 고환크기 식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성조숙증을 놓치기 쉽다. 

■ 윤종서 키탑소아청소년과의원장
■ 윤종서 키탑소아청소년과의원장

"사춘기가 일찍 시작하게 되면 충분한 기간동안 성장을 하지 못하고 일찍 어른이 되기 때문에 사춘기가 빨리 시작한만큼 최종 성인키는 작아지게 된다. 부모 평균키에 비해 10∼15cm 이상 작아지기도 한다. 여아의 가슴발달은 비교적 발견되기 쉽기 때문에 조기에 성조숙증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 키 손실을 막을 수 있는데, 남아는 고환 발달을 알아차리기 힘들기 때문에 진단 및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의미가 없다. 성조숙증은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핵심이다."

초등학교 때 또래보다 잘 크다가 중학교 2∼3학년 때 성장이 더딘 것 같아 진료실을 내원하면 성장판이 닫힌 경우가 많다. 아이도 부모도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아이들을 접할때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올해 4월까지 강동성심병원에서 소아 내분비 진료를 맡았다. 성장평가, 저신장, 성조숙증, 비만 관련 동반질환(당뇨병·이상지질혈증·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 갑상선 질환 등에 대한 연구와 교육, 진료를 이어왔다. 대학병원에서 아이들을 진료하며 느낀 것은 아이의 성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충분한 설명으로 이해시키고, 추적관찰을 통해 그 흐름을 파악해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가이드해 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성장 흐름을 얘기하고,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통해 스스로 먹거리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건강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성조숙증과 키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정크푸드를 줄이고, 운동량을 늘려 체지방 증가를 억제해야 한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근본적인 방법이다.

"라면, 과자, 치킨, 피자, 햄버거, 음료수, 초콜릿, 사탕, 빵 아이스크림, 젤리 등 정크푸드를 자주 섭취하면 체지방이 표준 이상으로 증가해 성장판이 빨리 닫히면서 성조숙증까지 동반돼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식습관 관리가 성조숙증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의료기관 내원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비만 관련 동반질환에 대한 경각심도 가져야 한다. 아이들의 혈액검사에서 이상지질혈증 경계선, 간염 수치 증가 소견도 접하게 된다.  

"과체중 및 비만 아이들이 늘면서 비만 관련된 동반질환도 유의해야 한다. 혈당도 당뇨병 전단계로 높아져 언제 당뇨병으로 이환될지 모르는 아이들도 점차 늘 있다. 아직도 '살이 키로 갈 것이다', '살이 쪄서 복스러워 보인다', '아이가 체격이 커서 좋겠다' 등 어른들의 잘못된 인식과 주변에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정크푸드들로 인해 대부분 아이들의 체지방은 표준 이상이 됐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위험한 증상들은 나타나지 않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성인이 되면 당뇨병, 심혈관질환, 간경화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필요 이상으로 증가한 체지방은 골연령을 빠르게 만들고 성조숙증까지 유발해 키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 

키 성장에 대한 조급함보다는 아이들의 건강 전반을 촘촘하게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직도 자신이 어떤 치료를 선택했는지, 왜 치료를 선택하게 됐는지 모르는 아이와 부모들이 있다. 때로는 남들이 치료하니깐 우리 아이도 치료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이, 부모와 함께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성장과 관련된 치료 여부를 결정하고, 아이들의 건강 전반을 살피는 조력의사로서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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