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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라면? "제네릭 아닌 '포시가' 택할 것"

전문가라면? "제네릭 아닌 '포시가' 택할 것"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3.07.0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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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비슷한 효과 생각하겠지만 원칙적으론 아니다"
만성심부전, 일부 암보다 사망률 높아…'급여 필요성' 강조

윤종찬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윤종찬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최근 모든 박출률 만성 심부전까지 적응증을 확대한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와 관련, 만성 심부전이나 신부전 환자에 제네릭이 아닌 오리지널 제품인 '포시가'를 택하는 것이 전문가적인 태도라는 취지의 순환기내과 교수의 발언이 나왔다.

윤종찬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는 3일 아스트라제네카가 주최한 포시가 박출률 보존 및 경도 감소 만성심부전 적응증 추가 기자간담회에서 "확실한 근거가 있는 약제를 쓰는 것이 원칙인 만큼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확실한 근거가 있는 약제를 쓰는 것이 좋다. 연구 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전문가적인 태도"라고 밝혔다.

포시가는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로, 지난 4월 7일 특허가 만료됐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벌써 150여개의 제네릭이 쏟아졌다. 허가받은 제약사만 89곳에 달한다.

포시가는 이후 새로운 적응증을 추가하며 '오리지널' 약제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갔다. 이번에는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HFmrEF)과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을 적응증에 추가하면서, 모든 박출률 범위의 만성 심부전까지 적응증을 확대했다.

반면 포시가 제네릭 제품의 경우,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만 허가를 받은 상태다. 이에 연구를 통해 허가받은 적응증이 아닌 심부전 등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설명이 나온 것이다.

윤종찬 교수는 "제네릭 제형이나 성분이 비슷하다고 해도 심부전 환자에게 연구한 것은 없다. 심정적으로 비슷한 효과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며 "제네릭 제품은 심부전 환자 예후 개선을 위해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정리했다.

포시가의 이번 적응증 확대는 DELIVER 임상을 통해 이뤄졌다. 

만성 심부전은 주로 좌심실 박출률(LVEF)에 따라 △박출률 감소 심부전 HFrEF(LVEF 40% 이하)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 HFmrEF(LVEF 41-49%) △박출률 보존 심부전 HFpEF(LVEF 50% 이상)으로 분류한다.

윤종찬 교수는 "이 중 HFmrEF과 HFpEF 환자가 전체 심부전 환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하지만 HFrEF와 비교했을 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부족했다"며 "이번 포시가의 적응증 확대는 치료 옵션 확대 측면에서 매우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DELIVER 연구에 따르면 포시가는 심혈관 사망, 심부전 악화로 평가한 복합평가변수를 위약군 대비 18% 낮췄다(p<0.001, 추적 관찰기간 중앙값 2.3년 시점에서 다파글리플로진 투여군 16.4%, 위약군 19.5%). 

대한심부전학회는 2022년 심부전 진료지침에서 HFpEF 환자에서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계 사망을 감소시키기 위해 SGTL-2억제제를 Class 1 (Level of Evidence B)으로 권고했다.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윤종찬 교수는 "심부전을 진단받은 환자 중 절반이 5년 이내에 사망한다. 4분의 1정도의 환자는 1년 내에 사망한다"며 "일부 암보다 낮은 생존율"이라고 진단했다.

포시가의 전체 박출률 만성심부전 적응증 확대 허가를 넘어, 급여에 대한 필요성도 짚었다.

사실 포시가의 가격은 월 2만원 정도로, 환자부담이 큰 편에 속하진 않는다. 다만 '본인부담'이라는 것 자체가 환자들에게는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는 설명도 나왔다.

오재원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포시가는 14%의 사망률을 줄였다. 생존율을 늘렸다는 의미"라면서 "암의 경우, 암이 더이상 진행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허가와 급여를 해주는 경우가 있다. 만성환자에서 정말 삶을 더 살게 해주는 약제에 대해 급여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종찬 교수는 "심부전이 당뇨와 함께 있는 경우, 급여 사용이 되지만 당뇨가 없는 경우 본인 부담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다. 매번 본인 부담에 대한 설명을 하기에는 여러 제한점들이 있다"며 "약제비가 높건 낮건 환자들이 갖는 거부감을 생각했을 때, 빠른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급여 확대 시 포시가가 '남발'될 가능성을 고려, 제약사와 정부가 적정선을 잘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강석민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학술적으로 좋은 약이라는 것은 알지만, 급여 시 실제 '남발'이 예상되는 것도 사실이다. 주저하고 있을거라 본다"며 "포시가가 모든 타입의 심부전에서 좋은 예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급여화를 위해선 회사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접점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만성질환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와 대책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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