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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증원' 말문 연 젊은의사들 "'사람' 빠진 대책, 필패"

'의대정원 증원' 말문 연 젊은의사들 "'사람' 빠진 대책, 필패"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3.06.1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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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주 젊은의사협의체 공동대표 "필수의료 종사자에 헌신·소명 강요, 폭력적"
공급체계 조직화·공공부문 지출 확대·안정적 수련시스템 확보 '정책 조합' 필요

ⓒ의협신문
한국보건의료포럼은 6월 17일 연세의료원 종합관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의사인력정책 무엇이 정답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의대정원 증원 논란과 관련해, 젊은 의사들이 입장을 밝혔다.

의대정원 증원을 통한 낙수효과로 필수의료 분야 종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에서 벗어나, 현장을 떠나고 있는 전문인력들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필수의료 종사자에 무작정 헌신과 소명을 강요하고 기대하는 것은 폭력적인 행위"라는 쓴소리에 더해 "의사인력 문제는 사람 중심의 관점을 가져야 해결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남겼다.

ⓒ의협신문
서연주 젊은의사협의체 공동대표(사진=서연주 대표 블로그 갈무리)

서연주 젊은의사협의체 공동대표는 6월 17일 한국보건의료포럼이 '미래세대를 위한 의사인력정책 무엇이 정답인가'라는 주제로 연세의료원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서 공동대표는 "의대정원 증원만이 대한민국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할 정답이냐는데 젊은 의사들은 의문을 던지고 있다"며 "우리는 필수·지역·공공의료 분야 의사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단순한 수급 불균형의 문제만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의사인력 문제 해결은 사람 중심의 관점을 가져야 해결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필수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의료인에 지금처럼 무작정 헌신과 소명을 강요하고 기대하는 것은 폭력적인 행위"라고 지적한 서 공동대표는 "젊은 의사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과 의미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필수의료 분야를 선택하는 의사 인력이 의미있게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젊은 의사들이 판단의 근거로 삼고 있는 현장의 상황은 이렇다.

서 공동대표는 "대학병원 인턴 수료과정을 마친 새내기 의사 10명 중 3명이 전문의 수련 대신 GP(일반의)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제가 속해있는 병원에서도 1년차 내과 의국원 6명 중 절반이 이미 중도포기를 선택했다"며 "그 (사람) 귀한 혈액종양내과 전임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일하던 제 동기들도 최근에 그만두고 미용병원에서 레이저를 들었다"고 전했다.

"상대적 박탈감과 과도한 업무량에 지쳐 대학병원 의료현장을 떠나는 주니어 스텝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후배들은 선배들의 삶을 보면서 저렇게 평생 살 자신이 없다고 한다"고 전한 서 공동대표는 "악순환의 고리는 이미 시작되었다. 의대정원 증원을 통한 낙수효과로 필수의료 분야 종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시야에서 벗어나, 현장을 떠나고 있는 전문인력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람에 중심을 둔, 당사자인 젊은 의료인들에 유인을 제공할 수 있는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만이 무너져버린 필수·지역·공공의료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서 공동대표는 "젊은의사협의체는 현장 의료인에 대한 처우 개선,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 제공만이 필수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젊은 의사들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병상 등 자원정책, 지역별 의료전달체계 등 공급체계 조직화, OECD 평균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공공부문 지출 확대, 안정적 수련시스템 확보를 위한 국가 지원책 마련 등의 정책조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은 대한민국에 정말 필요한 의사를 늘리는 일은, 정원 숫자에만 매몰된 쉬운 방법으로는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짚은 서 공동대표는 "당사자의 유인을 유발할 수 있는 정책 조합과 더불어 건강보험료와 조세 등 국민부담 상승을 돌파할 수 있는 조정자적 정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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