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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MC 이대로 가면 새 병원 짓기 전에 망합니다"

"NMC 이대로 가면 새 병원 짓기 전에 망합니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2.2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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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MC 전문의협의회, 현대화 사업 계획 전면 재검토 촉구 성명 
최근 5년간 전문의 절반 퇴사…전문의 확보·유지 특단 대책 마련해야

NMC 전문의협의회와 NMC 총동문회는 1월 31일 오전 국회 앞에서 예산 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와 함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는 지난 1월 17일부터 국립중앙의료원을 제대로 지어야 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배포하며 피켓 시위와 범 국민 서명운동을 벌였다. 지난 1월 31일에는 NMC 총동문회와 함께 국회 앞에서 예산 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대로 가면 국립중앙의료원은 망합니다."

국립중앙의료원(NMC) 전문의협의회는 2월 23일 성명을 내어 지난해 5월 한덕수 국무총리가 중대본 회의에서 약속한 800병상 신축 계획 이행과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대화 사업 예산을 삭감한 채 방치하면 새 병원을 짓기 전에 NMC는 망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실제로 국가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맡아야 하는 필수중증의료 환자를 받을 수 없는 현실이 이어지다보니 의사들의 이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7명, 올해 4명 등 지난 5년간 진료 전문의 절반이 퇴사했다. 젊은의사들이 희망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현재 NMC에서는 급성 위장관 출혈 등 응급 색전술이 필요한 환자를 1명의 혈관 조영 시술 의사 365일 24시간 맡고 있다. 해당 의사가 아프거나 휴가 중이면 NMC에서는 응급 색전술이 필요한 환자를 받을 수 없다. 

신생아 전문 의사 및 신생아 중환자자실도 없다. 32주 조산모와 미숙아의 입원이 불가능하다. 소아외과의사가 없고, 열성 경련 치료를 위한 소아신경과, 가와사키병 등 심장질환 치료를 위한 소아심장의사, 신생아 뇌초음파 시행을 위한 소아영상의사도 없다.  

급성뇌경색 시술 의료팀 역시 없다. 급성뇌경색 특성 상 동맥 내 혈전 제거를 위해서는 혈관중재술이 가능한 신경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의사와 시술을 위한 전문인력 팀(의사, 방사선사, 간호인력)이 상주해야 한다.
 
폐렴 치료를 위한 폐이식도 못한다. 에크모로도 폐손상이 회복되지 않으면 폐이식이 필요한데, NMC는 폐이식을 포함한 장기 이식을 전혀 할 수 없다.

응급수술도 이뤄지기 어렵다. 산부인과는 수술보조 인력 부족으로 야간·휴일 코로나19 응급제왕절개 수술을 할 수 없고, 외과는 전문의 및 수술보조 인력 부족으로 복부 수술이 필요한 야간 응급 상황 발생 시 수술 불가 사례 늘고 있다. 정형외과도 척추관련 전문 의사 부재로 관련 수술을 못하고 있다. 

NMC 전문의협의회는 "NMC의 주인은 저희가 아니고 국민이다. 눈부신 국가 발전을 이룬 국민이 필수의료 공백의 희생자가 되지 않게 책임져야 할 의무는 정부에 있다. 민간의료기관이 감당하기 힘든 감염병 사태와 수익이 나지 않는 필수중증의료를 제대로 해낼 수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의 발전방안과 청사진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매일 사직을 고민하는 의사들이 희망을 가지고 일하고 싶어 하는 국가병원을 만들지 못한다면 NMC는 새 병원을 짓기도 전에 망하고 말 것이다. 축소된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 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지금 당장 전문의 확보 및 유지를 위한 정부의 책임감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성명서]

국립중앙의료원은 망하고 말 것입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들은 메르스, 코로나19 등 각종 재난 대응 시에 국민의 건강을 위한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족한 인력과 노후화된 시설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소임을 다하며 20여 년 전부터 정부가 계획한 현대화 사업 추진 만을 기다려왔습니다. 

그러나 2022년 5월 한덕수 총리가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 밝힌 800병상 신축 약속을 정부가 어기고 기획재정부의 축소 계획대로 본원이 지어진다면 코로나19 유행 동안 역량 부족으로 입원시키지 못했던 환자들을 신축·이전 이후에도 여전히 치료할 수 없어서 1조 1726억짜리 실패작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신축·이전하는 국립중앙의료원은 인적, 물적 인프라 부족으로 치료 못하는 필수중증의료 환자가 더 이상 없도록 본원 800병상 이상의 상급종합병원이 되도록 규모가 결정돼야 합니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은  급성 위장관 출혈 등 응급 색전술이 필요한 환자를 1명의 혈관 조영 시술 의사 365일 24시간 응급 진료 하고 있습니다. 이 의사가 아프거나 휴가 중이면 국립중앙의료원은 응급 색전술 필요 환자를 받을 수 없습니다. 

신생아 전문 의사 및 신생아 중환자자실이 없어 32주 조산모와 미숙아의 입원이 불가능합니다. 소아 전문 외과의사의 부재로 맹장 수술 등 소아 외과 수술이 필요한 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열성 경련 치료를 위한 소아신경과, 가와사키병 등 심장질환 치료를 위한 소아심장의사, 신생아 뇌초음파 시행을 위한 소아영상의사 등 소아 전문 의사가 없습니다. 

급성뇌경색 시술관련 의료팀이 없습니다. 급성뇌경색 특성 상 동맥 내 혈전 제거를 위한 혈관중재술이 가능한 신경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의사와 시술을 위한 전문 인력 팀(의사, 방사선사, 간호인력)이 상주해야 합니다.
 
중증 코로나19 폐렴치료를 위한 폐이식이 불가합니다. 에크모 사용으로도 폐손상이 회복되지 않으면 폐이식이 필요한데 국립중앙의료원은 폐이식을 포함한 장기 이식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응급수술이 어렵습니다. 산부인과는 수술보조 인력 부족으로 야간, 휴일의 코로나19 응급제왕절개 수술 시행이 불가합니다. 외과는 전문의 및 수술보조 인력 부족으로 복부 수술이 필요한 야간 응급 상황 발생 시 수술 불가 사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형외과는 척추관련 전문 의사 부재로 관련 수술을 못하고 있습니다. 

자해·타해 위험 있는 정신질환자 입원이 불가합니다. 코로나19 감염환자 중 정신질환으로 폭력 성향이 관찰되는 환자를 보호병동의 부재 및 입원 결정 위한 전문의 당직의 부재로 입원시키지 못하였습니다.

이렇게 국가병원에서 꼭 치료해야 하는 필수중증의료 환자를 받을 수 없는 국립중앙의료원 의사들은 지금도 계속 그만두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진료 전문의의 거의 절반이 퇴사하였습니다. 퇴사 의사는 증가 추세이고 2023년도 벌써 4명의 젊은 의사들이 국립중앙의료원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퇴사하였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주인은 근무하고 있는 저희가 아니고 국민입니다. 눈부신 국가 발전을 이룬 우리 국민들이 필수의료 공백의 희생자가 되지 않게 책임져야 할 의무가 정부에 있습니다. 민간의료기관이 감당하기 힘든 감염병 사태와 수익이 나지 않는 필수중증의료를 제대로 해낼 수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의 발전방안과 청사진이 필요합니다.

지금도 매일 사직을 고민하는 의사들이 희망을 가지고 일하고 싶어 하는 국가 병원을 만들지 못한다면 국립중앙의료원은 새로운 병원을 짓기도 전에 망하고 말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축소된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 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지금 당장 전문의 확보 및 유지를 위한 정부의 책임감 있는 대책을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2023년 2월 23일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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