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눈길
새벽녘 지레 건너
길 나서는
고단한 눈꺼풀에
이슬 몇 방울 축인다
동트는 거리
비로소 반짝이는
망울이 돋으면
가장 먼저 무엇을 볼까
궁창에 매달린
팽팽한 하루에 눈 가려
풀 마르고 꽃 야위어
그림자 목말라할 때
식을수록 짙어가는 노을
반복의 고단처럼 넘쳐흘러
까치발 세운 눈동자까지 잠겨벼릴 때
무엇이 보일까
짙은 노을 가득 고인 눈가에
기억하기 만만한
익숙한 지탱으로
저물어가는 눈초리 치켜
돌아오는 눈길을 누가 거둘까
▶한림의대 교수(강남성심병원내분비내과)/<문학청춘> 등단(2013)/한국의사시인회 초대회장/시집 <가라앉지 못한 말들> <두근거리는 지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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