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양수 때 직원 '고용승계' 꼼꼼히 따져야
병원 양수 때 직원 '고용승계' 꼼꼼히 따져야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02.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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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위 "양도·양수시 부당해고 근로자 고용승계 제외 부당" 결정
대법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 원칙적 승계해야" 판결

병원을 양수할 때 전 병원장이 직원들을 부당해고 했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 병원장이 병원을 양도하기 전에 직원을 부당해고 했다면, 병원을 양수하는 병원장이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최근 부당해고로 분쟁 중인 D병원을 양수한 A병원장이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부당해고된 근로자의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D병원은 애초 C병원장이 B병원장에게 1차로 양도(2015년 9월)하고, B병원장이 A병원장(원고)에게 2차로 양도(2015년 12월)했다.

B병원장은 병원을 1차로 양수할 때 근로자 2명(노동조합 노조원)을 고용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했고, 1차 양수 이후 또 1명의 근로자(노동조합 노조원)를 해고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B병원장에게 D병원을 양수받은 A병원장은 근로자 3명과 고용승계를 두고 법적 다툼을 벌였다.

B병원장은 C병원장으로부터 병원 양도계약을 체결할 때 직원의 고용승계를 약정했지만, 노동조합 간부인 직원 2명을 고용승계 대상에서 제외했다.

병원을 양수받은 뒤에는 나머지 노동조합 간부 1명을 병원을 양도하기 전에 '의료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행위를 유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통보했다.

3명의 근로자는 "고용승계를 하지 않았고, 부당하게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제소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A병원장이 병원을 양수하면서 3명의 근로자를 고용승계 하지 않은 것은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구제 재심판 청구 과정에 병원을 양수한 A병원장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근로자 3명에 대한 구제 재심 판정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대전지방법원)과 2심(대전고등법원) 재판부는 "A병원장이 B병원장으로부터 병원 영업을 양수할 때는 근로자들의 고용도 승계된 것"이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부당노동행위도 쟁점이 됐다.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1심과 달리 2심 재판부는 "A병원장이 B병원장으로부터 근로자를 고용승계 하지 않는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기 어려웠다"며 A병원장의 부당노동행위는 인정하지 않았다.

A병원장과 중앙노동위원회는 각각 대법원에 상고했다. A병원장은 "근로자 3명에 대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다"고 주장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심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은 부당노동행위도 인정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런 주장에 대해 대법원은 원고(A병원장)와 피고(중앙노동위원회)의 상고를 모두 기각 원심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은 영업을 포괄적으로 양도하면 반대의 특약이 없는 한 양도인과 근로자 간의 근로관계도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한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대법원은 "영업 양도 당사자 사이에 근로관계의 일부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키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으나, 그런 특약은 실질적으로 해고나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고, 영업 양도 그 자체만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에 해당하지 않고, 근로자로서는 원직 복직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영업 양도 계약에 따라 영업의 전부를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전받는 양수인으로서는 양도인으로부터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원칙적으로 승계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영업 양도인이 영업 양도 직전에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 영업 양도 방식을 통한 자유로운 해고가 가능해 근로기준법(제23조 제1항)의 해고 사유를 제한하는 입법 취지를 잠탈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돼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A병원장의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서는 "A병원장은 병원 영업을 양수하는 과정에서 근로자 3명을 고용승계하지 않는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거나, 부당해고에 해당해 무효라는 점을 당연히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A병원장이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라고 판단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근로관계의 일부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키로 하는 특약은 실질적으로 해고나 다름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며, 영업 양도 그 자체만을 사유로 삼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 역시 정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병원을 양수한 A원장이 근로자 3명의 부당해고가 무효인지 알지 못하고, 부당해고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고용 승계의 의무를 져야 한다는 것을 확인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 법령>
*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 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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