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료기관 '정부 개선안' 시행 땐 '병상 절반' 사라진다
정신의료기관 '정부 개선안' 시행 땐 '병상 절반' 사라진다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1.01.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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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정신의학과의사회 시뮬레이션...기준 상향 시 병상 최대 절반 감소
"정신질환자 거리로 내몰릴 것"...의협·학회·의사회, 정부에 "재논의" 요구
정부의 정신의료기관 시설 기준 강화안을 적용하면 최소 36%에서 최대 49%의 정신의료기관 병상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지역사회는 정신의료기관에서 퇴원한 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의 정신의료기관 시설 기준 강화안을 적용하면 최소 36%에서 최대 49%의 정신의료기관 병상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지역사회는 정신의료기관에서 퇴원한 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정신의료기관 시설 기준 강화안을 놓고 의료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인력 및 수가 등 개선비용에 대한 지원대책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령 개정을 강제하는 것은 불가하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합리적인 개선안 도출을 위한 논의구조 마련을 제안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말부터 정신의료기관의 병상기준 변경을 골자로 하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신의료기관 입원실 당 병상 수를 최대 10병상에서 6병상 이하로 줄이고, 입원실 면적 기준을 현행 1인실 6.3㎡에서 10㎡로, 다인실은 환자 1인당 4.3㎡에서 6.3㎡로 강화하며, 병상간 이격거리를 1.5m 이상 두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아울러 입원실에 화장실과 손 씻기 및 환기 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300병상 이상 정신병원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격리병실을 별도로 두도록 규정했다. 

정부는 5일 해당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마무리한 상황인데, 온라인으로 접수된 반대의견만 무려 1975건에 달한다. 동 개정안에 대한 의료계 안팎의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정부는 "정신의료기관에서의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에 따라, 감염 예방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제도개선 배경을 밝혔으나, 의료계는 그로 인한 실익보다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의협은 보건복지부에 낸 의견서를 통해, 일방적인 제도 개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없이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는 지적이다. 

실제 의협과 대한정신의학과의사회가 정신과 입원실을 운영하는 일부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개정 규정을 따를 경우 최소 36%에서 최대 49%의 병상 감소율을 보이는 것으로 추산됐다.

병상이 줄어들면 환자들이 사실상 강제퇴원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환자 보호 대책은 부실한 실정이다. 지역사회는 정신의료기관에서 퇴원한 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건물에 입주한 형태에서는 병·의원 운영이 불가할 정도의 변화라 입원실 폐쇄나 폐업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다수다. 이런 경향을 병상수 규모가 작아질 수록 더욱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은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의 정신과 입원병상 수가 적은 의료 현실에서 도심 속 건물에 입주한 형태로 운영되는 중소 규모 정신의료기관은급성기 환자에 좀 더 빠르고 안전하게 대처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환자와 보호자들의 거주지에 지리적으로 가까워 환자의 지역사회 복귀를 원활하게 하는데도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은 이런 중소 규모의 정신의료기관의 급격한 병상 수 감소를 일으킴으로써 여러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도시내 정신과 입원실 공동화 현상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현재도 어려운 급성기 환자의 사회적 대처에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이런 우려와 문제점을 고려해 개정안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련 기준의 개선과 추가설비 설치, 인력배치시 발생될 문제점과 정확한 비용추계 등을 의료계와 긴밀히 협의해 진행해야 한다"고 밝힌 의협은, 정부에 "의협과 관련 학회·의사회와 함께 논의구조를 마련해 동 사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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