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진단 확정' 임상의사 아닌 진단·병리 소견 우선"
법원 "'진단 확정' 임상의사 아닌 진단·병리 소견 우선"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0.10.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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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리검사결과와 다른 임상의사 암 진단...보험금 지급 사유 아냐"
대법원 "임상의사, 병리·진단결과 토대로 진단해야 보험금 지급 사유"
ⓒ의협신문
ⓒ의협신문

암 진단 확정은 담당의사인 임상의사의 소견보다 병리학 검사 소견이 더 중요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되는 암 진단의 확정은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 전문의 자격을 가진 자의 소견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A씨는 망인을 피보험자로 해 B보험회사의 실버암보험에 가입했다. 보험약관에는 피보험자가 암보장 개시일 이후에 고액암으로 진단을 확정 받았을 때 최초 1회에 한해 고액암진단 보험금을 지급키로 되어 있다.

A씨가 가입한 보험의 보험약관 제3조는 "'암'의 의미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의 기본분류에서 악성신생물(암)로 분류되는 것으로서, 기타피부암·갑상선암·전암상태(암으로 변하기 이전의 상태)를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고액암'은 악성신생물(암)로 분류되는 질병 중 백혈병·뇌암·골수암에서 정한 질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에서는 "암(기타피부암 및 갑상선암 제외)의 '진단 확정'은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해 내려야 하고, 진단은 조직검사, 미세바늘흡인검사, 혈액검사에 대한 현미경 소견을 기초로 해야 하며, 진단이 가능하지 않을 때는 피보험자가 암으로 진단 또는 치료를 받고 있음을 증명할만한 문서화된 기록 또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망인은 2017년 3월경 C대학병원에서 실시한 병리검사 결과 편평상피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진단을, 2017년 8월경 같은 병원에서 다시 실시한 병리검사에서 편평상피세포암 진단을 받았다.

망인은 2018년 5월경 같은 병원의 담당의사인 이비인후과 전문의로부터 이 사건 보험약관이 정한 고액암에 해당하는 '두개안면골의 악성신생물(C41)' 등으로 병명이 기재된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재판에서는 병리학적 소견과 임상의사의 소견이 다른 경우 어느 것을 인정하느냐가 쟁점이 됐다.

1심 법원(부산지방법원)은 병리과 전문의에게 진료기록 감정을 의뢰했다. 감정인은 '비록 임상의사와 병리의사의 관점이 달라 진단명이 상충할 수 있으나, 병리의사의 관점에서는 망인의 병은 편평세포암이고, 뼈로 침윤 및 전이되는 악성 종양이라고 해서 질병분류를 C41(골의 악성신생물)로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1심에서는 보험회사의 고액암진단 보험금 지급 의무를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의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의사에 의한 진단 확정이어야 한다는 이 사건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은 고액암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고 ▲망인이 임상의사로부터 '두개안면골의 악성신생물' 진단 확정을 받은 것이 '망인이 고액암으로 진단 확정을 받았을 때'에 해당하고 고액암진단보험금의 지급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

판결에 불복한 B보험회사는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 전문의에 의해 고액암이 진단 확정돼야 하고 ▲다른 임상의사가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 전문의 병리검사결과 없이 암의 진단 확정을 한 것은 고액암진단 보험금 지급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보험약관의 내용, 체계 및 기타피부암과 갑상선암을 제외한 나머지 암에 대해서는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한 진단확정을 요구하면서 그보다 더 고액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고액암의 경우에는 그러한 진단 확정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은 고액암의 경우에도 적용되고, 나아가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은 병리 등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한 진단 확정 뿐만 아니라, 환자를 직접 대면해 진단 및 치료를 하는 임상의사가 병리 등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의 병리검사결과 등을 토대로 진단을 하는 것도 포함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임상의사가 병리 등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의 병리검사결과 없이, 또는 병리검사결과와 다르게 진단을 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고액암 진단보험금 지급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암, 고액암의 진단 확정은 모두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에 의해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한 진단 확정일 것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환자를 직접 대면해 진단 및 치료를 하는 임상의사가 병리 등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의 병리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진단을 하는 것만 포함시키고, 병리검사결과 없이 다른 임상의사가 진단한 것은 불인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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