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원격의료, 시급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이 시급하다!"
의협 "원격의료, 시급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이 시급하다!"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0.07.2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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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하 홍보이사 "의료전문가단체와 지속적 협의 통해 내용 정해야"
"상담·교육 등 전문성 보상하는 수가체계 없이는 일차의료 어려워"
29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보건복지위원장)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지역사회 일차의료 역량강화 방안과 디지털 헬스케어' 토론회. ⓒ의협신문
29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보건복지위원장)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지역사회 일차의료 역량강화 방안과 디지털 헬스케어' 토론회. ⓒ의협신문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부각되고 있는 원격의료(비대면 진료) 추진이 시급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시급하다."

감염병 위기 상황에 한시적·제한적으로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원격 모니터링, 비대면 진료(전화상담·화상진료)를 허용하는 정책 결정 배경과 목표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가단체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한번 제기됐다.

특히 현재 상담·교육·관리 등 의사의 노력과 전문성에 대해 보상하도록 수가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국민이 원하는 비대면 진료 확대는 불가능하다는 지적 또한 함께 제기됐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29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보건복지위원장)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지역사회 일차의료 역량강화 방안과 디지털 헬스케어' 토론회에서 이런 의견을 피력했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의협신문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의협신문

김 이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계기로 원격의료 추진이 시급한 것처럼 여기는 사회적 인식이 퍼지고 있는데, 사실 원격의료는 그리 시급한 정책이 아니다. 정부가 밝힌 한시적, 제한적 비대면 진료 허용 배경과 목표에 대해 동의한다. 그러나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료전문가단체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정책 내용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만성질환은 약만 타서 먹으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다. 그러나 고혈압·당뇨 등은 의사의 교육과 상담 등을 통한 지속적인 간섭이 있어야 치료 또는 관리가 가능하다"면서 "현행 수가체계는 의사가 이런 활동을 해도 보상하지 않기 때문에 만성질환 관리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만성질환자 관리를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원격의료 허용을 인정할 수 있지만, 기본 의료시스템이 상담과 교육 등 무형의 가치를 인정하는 식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준 가장 중요한 교훈은 양적 진료에서 질적 진료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의사의 진료는 물론 교육·상담·관리 행위에 대해 보상할 수 있도록 수가체계를 개선하지 않고는 일차의료 강화 방안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원격의료와 함께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주치의제 도입에 관해서는 전문의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의협의 입장을 제시했다.

김 이사는 "의료전달체계와 주치의제도는 국민 선택권을 제한해야만 가능하다. 사회 공익 차원에서 의료비용 통제를 위해 환자에게 정해진 의사에게만 가라고 제한해야 가능한 정책"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치의제도 도입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난 2년여간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추진단'을 이끌어온 박형근 단장은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비대면 모니터링 확대에 대한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특수 상황에서 간단한 전화상담만으로 처방전을 발행하는 정도를 넘어 진정한 비대면 진료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는 물론 환자와 의사가 사전에 준비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는 것.

박 단장은 "비대면 진료 활성화를 위해서는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생체정보를 측정해 의사에게 보내고 의사는 그 정보를 꼼꼼히 살핀 후 진단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환자가 정확히 자신의 생체정보를 측정할 수 있을지, 의사는 환자가 보낸 정보를 충분히 검토하고 진단해 반영할 수 있을지 등 의문이 많다. (원격의료 확대 전에) 이런 문제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의사가 원격 모니터링 자료를 검토하는 시간에 대한 보상안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 비대면 관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논의의 범위를 동네의원 기반 만성질환 관리로 국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 파트너스 대표는 현 상황에서 원격의료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다. "만성질환자를 위한 원격 모니터링이라면 일차의료기관과 연계가 합리적이라고 본다"며 "다만 일차의료기관이 할 준비가 돼 있는지, 하기 위해서는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우려와 제언에도 정책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노홍인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환자 중심 보건의료서비스 구현을 위해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환자에 ICT 기술을 활용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원격의료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원격의료 확대 원칙을 재차 확인하며 "디지털 헬스케어를 1~3차기관 모두에 허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역 일차의료가 강화돼야 지역주민 건강이 좋아진다는 관점에서 일차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가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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