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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0.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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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6 보충대가 있던 시절이었다 화요일에 비가 온다는 갑작스런 예보였다 당황한 주민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장대 같은 비가 쏟아지면 우리 동네는 마비가 된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빨간 옷을 입은 사내가 비광처럼 입소할 거란 소문이 돌았다 노인정 화투판이 발칵 뒤집혔다 연예가중계를 본가게들도 모두 셔터를 올렸다 강타가 올 때도 세븐이 다녀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비는 내리지 않았고 김태희도 오지 않았다 이제 306도 문을 닫았고 보충대 앞 주공아파트도 철거 예정이다 월드 가수 비가 들렸다는 식당도 문을 닫았다 운 좋게 살아남은 빌라는 오늘도 비가 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메인 화면은 보지 않고 자막뉴스만 본다 텅 빈 주행선을 두고 비스듬한 갓길로만 달린다 발레보다 B보이를 좋아하는 편이다 B급 정서를 터부시하면서도 강남스타일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차있다 막장 드라마를 통해 유행어를 배우지만 조신 모드로 글을 다듬는다 입질이 없으면 막고 품으라는 식의 저렴한 미끼로 문장의 아가미를 낚는다 시상식이나 만찬장에서 주류는 마이크 볼륨을 높이고 비주류는 귀속 볼륨을 높인다 비타민처럼 아낌없이 뒷담화를 퍼붓는다 터무니없는 비난에도 개의치 않는다 자체 발광인 주류가 덕담을 한다 운좋게 살아남은 B주류가 건배를 자청한다

Beautiful Night
&&&
Begin Again

김연종
김연종

 

 

 

 

 

 

 

 

 

▶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2004년 <문학과 경계> 등단/시집 <극락강역> <히스테리증 히포크라테스> 산문집 <닥터 K를 위한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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