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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노벨상의학상 해설

2003 노벨상의학상 해설

  • 조명덕 기자 mdcho@kma.org
  • 승인 2003.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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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노벨의학상은 자기공명영상 개발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폴 로터버와 피터 맨스필더가 공동으로 수상했다. 현대 의학에서 인체 내부 장기를 관찰하는 영상 기법의 발전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 효과 판정에 있어서 획기적인 기여를 하였다. 인체를 절개해서 관찰하는 침습적인 진단 방법은 환자에게 고통스러울 뿐만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고 부작용도 배제할 수가 없다. 그동안 전산화단층촬영이 인체의 내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방법이었으나 방사선을 사용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자기공명영상은 자기장을 이용하므로 방사선에 노출되는 문제점이 극복되었고, 연부 조직 대조도가 뛰어나 인체 내부를 보다 자세하게 보여 줄 수 있다. 오늘날 자기공명영상의 해상도는 실제의 인체를 담은 해부학 도감 수준으로 선명하고 자세하다.

인체의 2/3는 물로 구성되어 있다. 물은 산소와 수소 원자로 이루어진다. 자기공명영상은 인체의 모든 부위에 존재하는 물의 구성원 중의 하나인 수소 원자를 이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병적인 상태에서는 인체 조직과 내부 장기의 물 함량의 변화가 발생하고 이러한 물 함량의 변화를 수소 원자를 통하여 감지하여 영상으로 만들게 된다. 인체가 강한 자장에 노출되면 인체를 구성하는 수소 원자의 핵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하게 된다. 정렬 상태에서 특정한 주파수의 전파를 받으면 각각의 수소 원자핵의 에너지 준위가 달라지고 수소 원자핵들간의 에너지 준위 차이에 따른 전파를 발산하게 된다. 이러한 원리로 인체 조직과 장기의 화학 성분, 물 함량 등의 자료를 위치 정보와 함께 컴퓨터가 수학적으로 계산하여 영상으로 표현한 것이 자기공명영상이다.

자기공명영상이 임상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으로 자기공명영상의 임상 역사는 약 20년이다. 지난 20년을 돌이켜 보면 자기공명영상은 현대 의학의 대표적인 진단 기술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제는 자기공명영상 없이는 진단을 내리기가 어려운 영역이 많다. 자기공명영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은 매우 다양한데, 뇌졸중, 뇌의 기능적 평가, 혈종과 출혈, 각종 종양의 진단과 병기 결정, 심장의 기능적 평가, 각종 혈관 질환, 간담도 질환, 비뇨생식기 질환, 연골 질환, 근육 질환, 관절척추 질환 등 거의 모든 부위의 진단에 없어서는 안 될 영상 방법이다. 최근에는 단순한 형태학적 영상 진단의 수준을 넘어 각종 장기의 기능을 평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6천만 건수의 자기공명영상 검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에도 자기공명영상기법은 빠른 속도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자기공명영상에서 사용하는 자기장의 세기를 점차 높임으로서 조직 대조도를 높이고 공간 분해능을 높이는 추세이며 다양한 종류의 영상 신호를 사용하는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자기공명영상이 의학의 진단 영역에 기여한 바는 실로 크다. 자기공명영상이 없었다면 다른 영상 기술로는 진단하지 못했을 질환이 너무나 많다. 이 모든 질환의 진단을 위해 침습적인 방법을 쓸 수는 없는 것이다. 자기공명영상의 의학적 역할과 공헌은 많은 의과학 연구와 실제 임상 진료에서 확고하게 입증되었고 이러한 배경으로 폴 로터버와 피터 맨스필더가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현대는 디지털의 시대이다. 이와 같은 시대에 자기공명영상이란 첨단 디지털 영상 방법이 노벨상을 통하여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인정받게 된 것은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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