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의사…"면허취소 사유 해당"
집행유예 의사…"면허취소 사유 해당"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0.02.2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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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형사재판 집행유예 확정…보건복지부 면허취소 처분 정당"
대법원 판례 '형 집행 종료되거나 면제되지 않으면 결격사유' 인용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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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재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의사에게 보건복지부가 '의사 면허 자격 취소 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서울고등법원 법원 판결이 지난 2019년 10월 4일 나왔다.

의사의 집행유예 선고가 먼허 취소에 해당하는 결격사유가 있다고 본 것.

인천에서 정신병원장으로 근무하던 A의사는 병원 수익을 위해 입원환자를 유치할 방안을 모색하던 중 서울역·영등포역 등에 있는 노숙인들에게 숙식 및 담배를 제공하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해 그 노숙인들을 차량에 태우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다른 병원에서 알코올중독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가 보호사로 채용돼 서울역·영등포역 등에 있는 노숙인을 상대로 환자 유치를 하고 있던 B씨를 행정실장으로, 그리고 다른 비슷한 처지에 있던 C씨를 대외협력과장으로 근무하도록 했다.

이 밖에 알코올중독으로 노숙 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보호사로 채용한 후 차량으로 유인해 올 것을 지시했다.

B, C씨 등은 '병원에 가면 담배를 일주일에 3갑씩 주고 숙식을 해결해주겠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만들어주겠다'라고 말해 관할 관청의 승인 없이 임의로 앰뷸런스 경광등을 설치하고 병원 마크를 표시한 차량에 태워 병원에 입원시켰다.

A의사와 B, C씨 등은 공모해 수십차례에 걸쳐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했다.

이런 범죄사실로 A의사는 영리 유인, 감금, 의료법 위반, 정신보건법 위반, 사기, 국민건강보험법 위반으로 기소돼 인천지방법원(형사재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A의사는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으나, 일부 의료법 위반죄, 정신보건법 위반죄, 감금죄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또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상고 기각결정으로 유죄판결(형사판결)이 확정됐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A의사에 대해 2018년 7월 의사 면허 자격 취소 처분을 했다.

A의사는 보건복지부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의사 면허자격 취소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A의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A의사의 항소에 대해서도 서울고등법원은 A의사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A의사는 재판 과정에서 ▲의료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자'는 면허취소를 받을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의사면허와 관련한 법률위반과 의사면허와 무관한 법률위반이 병합돼 하나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까지 기계적으로 의료법 결격사유(의료법 제8조 제4호) 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의사가 경영자의 지위에서 병원 운영을 하다가 의료법을 위반한 경우 의료기관이 아닌 의사 개인에게 처분을 내리는 것은 면허취소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직원의 의료법 위반행위(의료법 제27조 제3항)를 방조하거나 그 위반행위를 예방하지 못한 병원장에게 면허취소 등 처분을 하는 것은 관련 법리를 오해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까지 실제 형을 선고받은 것과 동일하게 결격사유로 삼은 것은 평등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다 ▲의료법에서 결격사유에 관한 조항은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누18042 판결)를 인용하면서 A의사는 의료법 제8조 제4호(결격사유 등)에서 정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형의 집행이 면제될 때까지 사이의 자)에 해당하므로 "의료인이 될 수 없다(면허취소에 해당하는 결격사유가 있는 자)"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의료 관련 범죄와 그 밖의 범죄가 형법에 의해 경합범으로 처벌되는 경우라도 의료 관련 범죄에 대한 처단형이 금고 이상의 형임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이상, 의료인의 면허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의미는 분명해 행정처분이 재량행위를 일탈·남용하지 않았다"고 봤다.

또 "A의사는 형사재판에서 병원장 재직 시절 직원에게 환자 유인 행위를 지시함으로써 직접 그들과 함께 의료법 위반 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인정되기 때문에 A의사의 의료법 위반 행위는 의료기관 운영자로서의 의무위반 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의료인 자체로서의 의무위반 행위에도 해당해 의료인이 될 수 없는 결격사유에 당연히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의료법을 어겨 금고형을 받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A의사에게 행정청이 의사면허를 취소해야 하는 것은 명백해 법률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의사에 대해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의료질서를 유지하고, 위법행위에 따른 불필요하고 부당한 사회적 비용을 제거하는 한편, 같은 의료인에 대해 동일·유사한 위법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 효과가 있으므로 의료법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면허취소는 적법하다"고 봤다.

서울행정법원은 A의사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청구를 기각했다. A의사는 이에 불목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으나 서울고등법원도 A의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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