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개설 이유 환수처분 집행 못한다
이중개설 이유 환수처분 집행 못한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11.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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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처분 당시 기준 환수처분 명백한 하자 없어 무효 아니다" 판단
대법원 판결로 법리 명백 후 건보공단 환수처분 집행 법치행정 원칙 위배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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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처분 당시 의사가 의료기관을 이중개설했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한 것이 하자가 없더라도 집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2012년 의료법이 개정된 후 이중개설 금지 조항을 위반한 의료기관에 대해 건보공단의 환수처분은 적법했다.

그리고 법원 하급심에서도 건보공단의 환수처분을 인정하는 판결이 선고되는 등 환수처분은 명백한 하자가 없다고 봤다.

그러나 2019년 5월 30일 대법원에서 이중개설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의료법에 의해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온 이후부터는 건보공단이 환수처분을 집행하는 것은 법치 행정에 위배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중개설 금지 조항 위반을 이유로 건보공단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부당이득의 징수)에 근거해 요양급여비용을 환수 처분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2019년 5월 30일 대법원판결을 기준으로 하면 건보공단의 환수처분은 위법하게 된다.

최근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이중개설을 위반해 건보공단으로부터 환수처분을 받은 A의사가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무효확인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반면, 대법원판결 이후 건보공단의 환수처분을 위한 집행은 법치 행정의 원칙에 위배돼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은 2019년 5월 30일 대법원판결을 기준으로 하면 환수처분은 법령의 적용에 관해 중대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할 수 있지만, 환수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하면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A의사는 B의사가 서울 동작구·강남구 등에서 의료기관을 단독명의로 개설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B의사가 운영하는 의원에서 얻는 수익금의 50%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서울 중구에서 단독명의로 의원을 개설·운영했다.

그러나 서울지방경찰청은 A의사에 대한 수사 결과 서울 중구에서 운영하는 의원을 비롯해 다른 의원도 B의사와 동업으로 운영했다고 판단하고, 이런 사실을 2017년 7월 1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통보했다.

건보공단은 2017년 9월 10일 A의사에게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을 위반해 의료기관을 중복 개설했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에 근거해 요양급여비용(2013년 9월 3일∼2015년 6월 30일까지) 총 3억 439만 9660원을 환수처분했다.

A의사는 "서울 중구에 있는 의원을 개설·운영했고, 서울 동작구·강남구 등의 의원을 개설하거나 운영한 적이 없으며, B의사가 다른 병원에서 봉직의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을 뿐 B의사로부터 여러 의원의 수익금을 분배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A의사는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의 위반을 한 사실 자체가 없음으로 이 사건 처분은 중대한 하자가 있어 환수처분은 당연무효로 봐야 하고 ▲설령 이 사건 의료법 조항 위반 행위가 인정되더라도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음으로(2019년 5월 30일 대법원판결에 근거해) 환수처분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A의사의 이런 주장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건보공단의 환수처분은 중대한 하자가 없어 무효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원고에 대한 수사 결과를 통보받은 건보공단이 이중개설 위반 혐의로 기소돼 형사재판을 받는 사실에 근거했고, A의사와 B의사가 공모해 의료법 조항(이중개설 금지)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기에 충분했다고 본 것.

특히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않아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때에는 행정관청이 이를 잘못 해석해 행정처분을 했더라도 이는 그 처분 요건 사실을 오인한 것에 불과해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고 봤다.

이번 사건에서 건보공단은 2012년 의료법 개정(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 이후, 이 조항을 위반한 의료기관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를 적용해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환수처분했다.

서울고등법원은 "대법원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이 사건 의료법 조항 위반의 의료기관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를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않고,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의사는 건보공단의 요양급여비용 환수 예정 안내문을 받고, 환수처분에 따른 환수금액 중 300만원을 납부한 것도 되돌려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A의사가 환수금액 일부를 납부한 2017년 9월 27일경에는 환수처분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그로부터 90일이 지난 후 납부한 환수금액을 돌려달라는 주장은 부적법하다고 봤다.

환수처분은 위법하나 제소 기간의 '도과'로 항소소송으로써 취소할 수 없고,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보아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볼 수 없어 당연무효라 할 수도 없음으로 이미 집행이 완료된 부분(원고가 기납부한 환수금액 등)에 관해서는 그 환급을 요청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반면, 대법원판결이 선고돼 이 사건 의료법 조항을 위반한 의료기관이더라도,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진 이상, 건보공단이 이 사건 처분이 여전히 적법하고 유효함을 전제로 이 사건 처분을 집행하기 위한 조처를 하는 것은 법치 행정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은 "A의사가 건보공단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별도의 요양급여비용의 지급 보류 내지 미환수금액과의 상계 또는 이 사건 처분의 미환수금액에 대한 국민건강보험법상의 독촉 또는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른 징수처분 등 이 사건 처분의 집행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관련 법률>
* 의료법 제4조(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장의 의무)
②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신설 2012년 2월 1일)
* 의료법 제33조(개설 등)
⑧ 제2항제1호의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ㆍ운영할 수 없다. 다만, 2 이상의 의료인 면허를 소지한 자가 의원급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는 경우에는 하나의 장소에 한하여 면허 종별에 따른 의료기관을 함께 개설할 수 있다.(신설 2009년 1월 30일/개정 2012년 2월 1일)
*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부당이득의 징수)
① 공단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나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그 보험급여나 보험급여 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
* 행정소송법 제20조(제소기간)
①취소소송은 처분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다만, 제18조제1항 단서에 규정한 경우와 그 밖에 행정심판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 또는 행정청이 행정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고 잘못 알린 경우에 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때의 기간은 재결서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기산한다.
* 대법원 판결(2019년 5월 30일)
이중개설 위반에 대한 건보공단의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중개설을 해 의료법을 위반한 경우라도 그 사정만을 갖고 요양급여를 실시한 수 있는 의료기관이 아니라고 볼 수 없고,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하는 행위가 속임수 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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