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청구에 의한 업무정지처분…재량권 남용 아니다
부당청구에 의한 업무정지처분…재량권 남용 아니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10.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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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처분 위법 판결, 2심서는 적법 판단
법원, "속임수에 의한 명백한 부당청구라면 감경배제 사유에 해당"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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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판결에서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처분이 위법이라는 판결을 받은 요양병원이 2심 판결에서는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속임수'로 의료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한 기관에 대해 최고 한도에 해당하는 업무정지처분을 내린 정부의 행정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 않았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기관과 의료급여법상 의료급여기관인 요양병원을 개설·운영한 A의료법인(원고)에 대해 '요양급여비용 및 의료급여비용 적정 청구' 여부에 대한 현지조사(2013년 4월∼2014년 3월까지, 2014년 8월∼2014년 10월까지 청구 분)를 실시했다.

현지조사 결과, A의료법인은 ▲다른 요양기관에 근무하는 의무기록사가 A의료법인 접수·수납 업무를 병행해 필요인력으로 산정할 수 없음에도 필요인력 확보에 따른 별도 보상제 산정기준을 위반해 요양급여비용 4947만 300원, 의료급여비용 2174만 4360원을 청구 ▲공기순환펌프는 입원료에 포함되고 퇴원 시 대여할 경우 실비로 환자가 부담해야 하지만, 입원 중인 일부 수진자에게 공기순환펌프를 제공하고 입원료에 포함된 공기순환펌프 사용료를 월 1만원씩 별도로 징수해 요양급여비용 99만원, 의료급여비용 37만원을 과다 징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A의료법인이 운영하는 요양기관에 대해서는 업무정지 30일, 의료급여기관(요양병원)에 대해 업무정지 30일 처분을 각각 내렸다.

이와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5032만 2750원의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담당 지자체장은 2211만 4270원의 의료급여비용 부당이득금징수결정통보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의료법인은 업무정지처분 및 환수처분을 모두 취소해달라고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A의료법인은 현지조사 대상이 아닌 다른 요양기관의 전산 자료를 다운로드한 후 행정처분을 한 것은 절차적으로 위법성이 있고,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타 요양기관 시절·장비 및 인력의 공동이용을 인정하지 않는다)은 법규명령이 아니어서 대외적 구속력이 없음으로 이에 근거한 각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의무기록사는 다른 요양기관(B요양기관)의 접수·수납 업무를 일회적으로 도와준 것에 불과하고, A의료법인이 의무기록사를 B요양기관과 공동으로 이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

특히 이번 각 행정처분은 감경 배제 사유를 고려하지 않아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원고(A의료법인)의 주장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의료급여기관에 대한 업무정지처분만 위법하고, 나머지 행정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A의료법인과 B요양기관은 동일한 재단인 원고 소속의 병원으로 이 사건 현지조사 당시 한 건물에서 원무과를 공동으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고, 의무기록사가 B요양기관의 접수 및 수납 업무를 병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지조사 대상기관인 A의료법인뿐만 아니라 B요양기관의 전산자료를 확인할 필요성이 충분했다고 봤다.

또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은 법규명령이 아니지만, 요양기관과 인력을 공동으로 이용할 경우 별도 보상제에 따라 요양급여비용 등을 청구할 수 없다는 규범은 법령에 근거한 것이므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밖에 의무기록사는 A의료법인과 B요양기관의 접수·수납 업무를 병행(원무행정실에는 A의료법인과 B요양기관의 접수·수납 업무를 별도로 처리하기 위한 컴퓨터가 각각 존재)한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요양기관 및 의료급여기관에 대한 업무정지처분과 관련한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는 다르게 판단했다.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은 원고가 입는 불이익보다 행정처분으로 인한 공익적 목적이 커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 않았다고 봤다.

그러나 의료급여기관에 대한 업무정지처분은 적절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처분기준 및 감경기준을 '최고 한도가 아니라 기준대로 처분해야 하고 감경기준에 해당할 경우 기준의 2분의 1을 감경해 처분한다'라는 취지로 구 의료급여법 시행령을 해석하면, 보건복지부가 이 사건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처분 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최고 한도로만 처분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처분은 위법하고, 나머지 각 행정처분은 모두 적합하다"고 판결했다.

이런 1심 판결에 대해 원고(A의료법인)와 피고(보건복지부) 모두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다.

2심 재판에서 원고는 피고의 각 처분 모두를 취소해달라고 주장했고, 피고는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처분 취소 판결을 기각해달라고 주장했다.

서울고등법원은 행정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특별히 살폈다.

그 결과, 피고가 아무런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최고 한도로 처분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피고가 '속임수'에 이를 정도의 부당청구인지 등 감경 사유의 존재 여부 및 감경의 필요성을 검토해 재량권을 행사했다면, 그 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했다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업무정지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크다고 할 것이므로, 업무정지처분에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의무기록사 인력을 공동으로 이용했음에도 공동이용을 하지 않은 것처럼 필요인력 확보에 따른 별도 보상제에 따라 보상금액을 의료급여비용으로 청구한 점, 입원료에 포함된 공기순환펌프 사용료를 환자에게 별도로 징수한 점은 '속임수'를 사용해 부당청구한 경우"라며 "감경 배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원고가 2분기에 걸쳐 2211만 4270원이라는 상당히 큰 액수의 의료급여비용을 속임수를 통해 부당하게 지급받은 것도 최고 한도의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처분을 한 피고의 재량권 범위 내라고 봤다.

서울고등법원은 "피고의 각 처분은 모두 적법하므로 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은 결론을 일부 달리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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